a17e0cad223b76ac7eb8f68b12d21a1db5abcdaa410d




인민군 초창기의 분위기


김창오와 김윤만 두 전사가 밤 8시 무렵 중대 용무로 외출하였고, 10시 까지는 귀대해야 했다.

모처럼만에 쇠사슬에 풀려난 두 사람은 벌써 몇 개월째 술을 마시지 못하고 있었다.

한잔하자는 데 뜻이 맞아 나남교를 건너 대포집으로 들어갔다.


아주머니가 쐬주에다 김치를 가지고 왔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맛은 각별하였다. 소대장, 분대장 욕을 정신없이 하는 중 어느 틈에 11시가 지났다.

김윤만은 술에 쩔어 몸집이 큰 김창오에게 겨우 매달려 귀로에 올랐다.

몇 차례나 길가에서 용변도 보았다.

두 그림자는 서로 엉키며 병영에 가까이 왔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고요한 밤하늘을 가르는 째지는 소리가 들렸다.

보초의 수하였다.


"뉘기얏!"


전사 김윤만은 가슴을 펴 보이며 응답했다.


"내래 인민군이닷! 뉘기얏 하는 놈이래 뉘기얏!"

"뉘기냐고 했는데, 뉘기냐구 하는 너는 뉘기야앗!"


위병조장이 달려 나와 술에 곤드레만드레가 된 두 사람을 보았다.


"너, 총을 어떻게 했나?"


김윤만은 제정신이 들어 서둘다가 김창오 전사의 어깨에서 총을 벗기려고 했다.


"비켯! 이것은 내 총이닷!"


위병조장은 열화와 같이 화를 냈다.


"총을 어떻게 했나, 앙? 총 말이야! .. 어이구, 너같은 놈 열 번 죽였다 아홉 번 살려도 화가 안 풀리갔다!"


비상소집이 걸려 중대 전원이 출동하였다.

술집까지 코스를 몇 개조로 나누어 수색하였다.

소련제인 밤색 총은 석교 다리벽에 세워져 있었다.


총기 분실사고를 계기로 대대는 군기단속의 엄중한 시련을 맞았다.

김윤만 전사는 입창되고 소속 소대장은 경고 처분을 받았으며,

중대마다 정치적인 각성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내가 겪은 조선전쟁 1부, 주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