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의 엔진 출력을 설명 할 때 마력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걸로 생각하기 쉬움. 그런데 엔진이 여러개인 멀티 엔진 헬리콥터의 경우, 이 엔진들의 힘이 메인 기어박스에서 모여서 로터 블레이드를 돌리게 됨. 때문에 엔진 출력이 아무리 높더라도 결국 기어박스 용량 이상으로 뽑을수는 없음. 그런데 대부분의 헬기는 기어박스 용량이 엔진들의 최대 힘 총합보다 모자라게 장착됨.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만 하지. 처음부터 기어박스 용량을 겁나 키우면 좋은거 아님? 이라고...


이에 대한 답변은 결국 때문에 그렇게 못 한다는 거임. 엔진과 기어박스 용량 사이에 가성비가 나오는 구간에서 타협을 보는거임. 기어박스 용량이 커지면 가격도 급격히 뛰니까. 쉽게 비유를 들면 10억짜리 벤츠 덤프트럭용 트랜스미션이 3천만원짜리 승용차에 들어가는 트랜스미션 보다 훨씬 비싼거랑 같은 원리임. 실제로 장착한다고 하더라도 승용차의 퍼포먼스가 무한정 높아지지도 않고.


그래서 보통은 어떻게 하느냐면...


1. 듀얼 엔진인 경우, 2개의 지속출력을 더했을 때 출력을 감당 가능한 기어박스를 장착함.


2. 드물게 지속출력보다 더 높은 출력을 내야 할 때가 있을수 있기 때문에, 기어박스에 짧은 시간 동안은 원래보다 더 큰 출력을 문제없이 버틸 수 있게 마진을 넣어줌.


3. 아주 드물겠지만, 분초를 다투는 비상상황이 벌어져 조종사가 비상출력을 사용하고 있을 수 있음. 이 경우 일반적으로는 오바토크가 나서 엔진도 트랜스미션도 맛탱이가 가게되지만... 일부 비행기들은 그 상황에서도 수십초 정도는 버틸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음. 몇몇 기종들은 아주 극한상황이 벌어져 조종사가 엔진, 기어박스 다 나갈거 각오하고 최대출력을 뽑아내는 경우도 상정함. 이 마저도 당장은 비행 가능하게 설계되는 애들이 있음.


4. 돈이 문제가 아니라 성능이 나와야 한다면, 그때는 가성비를 포기하고 엔진출력을 한참 넘어가는 존나 비싸고 좋은 기어박스를 장착.



나도 수리온은 잘 모르지만 일단 내가 아는 한에서는 수리온은 1번만 해당이고, 블랙호크 같은 경우는 4가지가 다 해당됨. 추가로 블랙호크는 엔진과 기어박스의 모든 한계성능이 다 파악되어서 다 메뉴얼화 되어있음. 심지어 초 단위로 얼마나 오랫동안 몇 %의 파워를 낼 수 있는지, 한 번 비행중에 최대 몇 번 까지 비상출력을 뽑아 낼 수 있는지, 이 모든게 다 실험 되었고 메뉴얼에 다 정리 되어있음. 조종사들이 블랙호크에 신뢰를 가지는게 이런거 아닌가 싶음. 물론 수리온도 개발중에 블랙호크 수준을 요구받은게 아니었던걸로 암. 당연히 기어박스도 훨씬 저렴 한걸로 장착 되어있겠지. 


이 때문에 수리온 기어박스 개선 한다고 할 때 의문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을거임. 기존 기어박스 보다 훨씬 비싸질텐대? 그거 정착 했을때 수리온에 여전히 가성비 나오는거 맞는가? 라고...


결국 공식 발표된 개발비만 수리온 4~5대 가격 정도 하는 돈이고, 단가는 안 나와 있지만 MAH같은데 붙여서 나온다던가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음. 많이 생산해서 장착하다 보면 개당 단가는 낮아지겠지만 당분간은 장착되는 일이 없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