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좋았다.
시사기획으로 남중국해에서 중국 난동을 취재하려, 필리핀 해경함에 승선한 나는 역사 속 산증인이 되었다.
소설로도 망상으로도 믿을 수 없는 일을 보았다.
승선하기 전, 함장은 나에게 동전 던지기를 제안했다.
얼굴이 위이면, 그 날 무언가 행운이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던져, 얼굴이 위가 되자, 함장은 나에게 오늘 우리한테 행운이 있을 것이라고....
개뿔.
오늘이 최소한 이번 생 마지막 날이었다.
중국 남해함대와 남해분국에 속한 055급 및 그 계열함 각 64척.
128척이 필리핀 해경 및 해군을 들이박으러 나온 것이다.
그래서 미끼가 된 내가 탄 해경함만 남자, 내부는 싸 했다.
그 행운이 128척을 부른 것이 아니냐는 소리없는 악담들이 스스로를 장식하던 그 때.
꼬리를 무는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중국 남해분국 소속 해경함이 이리저리 고속으로 몰아붙이자, 전부 마지막이란 표정으로 각자의 임무를 하던 그 순간, 막아서던 다른 남해함대 및 남해분국 함선들을 최소 128번 급속선회하여 피해나간 뒤, 서로 서로 충각을 하는 진기명기 혹은 기네스북 기록감들이 실시간 촬영 중인 액션캠들로 박제되어갔다.
정신을 차린 모두가 그 뒤를 바라봤을 순간.
엄청난 굉음과 섬광탄을 맨눈으로 본듯한 시각적 피해에 다들 눈을 깜박이거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어, 급히 시각을 피해 입은 동료의 업무를 대신 보는 등의 소소한 소동도 일어났다.
허나, 나를 포함한 모두는 말없이 동의했다.
두고두고 중국은 영구히 쪽팔려 할 일이 생겼고, 필리핀은 국가가 계속 유지되는 한 세계해전사에서 영구불멸한 업적을 가진 나라로서 기억되고, 100년전 영국제독이 회고하듯이 성웅께서도 경의를 표할 이들과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나도 포함된 것을 말이었다.
물론, 중국은 055급이 300척이 넘었으며, 이를 능가할 크기의 함선. 그것도 전투함으로 대전기 전함을 부활할 수준으로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이 피해는 언제든지 복구될 것이다.
다만 이 일이 반격의 시작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려 뒤를 보았다.
엄청 싱글벙글한 함장이 나에게 질문했다.
훗날 이 일을 책으로 펴내면, 그 제목 뭘로 할 것인지 생각해 봤냐고 말이다.
나는 대뜸 이 남중국해에서 일어난 동양함대 전멸을 따온 중국 남해함대, 남해분국 전멸을 말하려다가 더 좋은 제목이 떠올라 그리 말하자, 친척이 한국에 살고 있어서 한국 인타넷 밈도 알고 있던 함장은 크게 웃어댔고, 함장의 설명을 들은 모두 대경실색하며, 꼭 출판하고, 추천사 쓰겠다고 약속까지 받았다.
그 책 제목이 [생전 고인의 ×쩌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 dc official App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