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전화온거 아님ㅎ)
http://gall.dcinside.com/war/418224
날이 밝아오자 기쁜 마음으로 자고있던 룽링을 끌어안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
잠이 덜 깬 룽링은 그게 자기 아군,그니까 중국군이라도 만나 그런줄 알고 덩달아 춤춰대고.하지만 그정도까진 아니라도 진짜,정말,엄청 기쁜 일인건 확실했다.
바로 건너 능선 전에 깔끔하게 잘 닦인 고속도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이 동네는 참 예쁘네요.공기도 맑고 숲도 많고."
"여기가 예쁘다니 네들 동네는 어떻게 되먹은거냐?내 고향가면 천국이라 하겠네."
"언젠가 거기도 들르죠.후후후."
룽링은 그렇게 말하며 내 목 뒤에 얼굴을 푹 담구고 웃었다.오똑한 콧대가 뒷통수를 누르는 것과 거기서 센 바람들이 나오는게 느껴졌다.
밤중에 그 공포의 들판에서 튀어나온 뒤로 거의 서너시간을 룽링을 데리고 등산로를 타며 뛰었다.
공포는 무었보다 강한 연료였다.룽링은 왜 갑자기 산 위로 올라가는지 계속 물어댔지만 뭐라고 설명하랴.그건 절대 누구에게 설명해줄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걸 생각하자 다시 소름이 돋으며 귓가에 종이가 푸들대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아 다시 걸음을 옮기려다 룽링이 내 목을 졸라 잠시 멈췄다.이게 날 죽이고 기어갈려는건가?
"하사,좀 쉬세요.어제 한번도 안쉬고 걸었잖아요."
"이보시게,콩군양반.이런건 시동 붙었을 때 실컷 가둬야 된다구.
한번 쉬면 힘빠져 죽는거야."
"덩셔핑 파뚸러 칭칭따거...그러지 말고 쉬세요."
그렇게 말하며 링룽이 내 어깨를 잡고 등 뒤에서 몸을 일으키자 등에 베기던 가슴이 떨어지며 서늘한 새벽공기가 등에 베있던 땀에 닿아 차가워졌다.
"저기 도로 밑쪽 길에 보이는 정자에서 쉬죠?옆에 뭔가 자판기도 있는데요."
"저건 버스 정류장이야..."
버스 정류장은 고속도로보다 훨씬 가까운 아스팔트 길가에 서 있었다.거의 직선거리로 이백미터정도밖에 안되는 가까운 거리였지만 거기까지 전부 다른 식물을 덮은 칡덩쿨 천지라 빨리 갈수있을지 걱정되었다.
사실 다리도 지금 공포에 눌려 강제로 움직이는 셈이라 다시 어디에 앉으면 다시 걸을수 있을지 걱정됬다.그리고 링룽의 다리도 걱정되었고.
사실 처음엔 별 관심없이 부목을 대줬지만 지금 생각하니 부러진것이 아니라 단순히 금간것이 아닌가 싶었다.
대충 댄 부목을 대고서도 지난밤과 새벽에 고작 끙끙대는 반응밖에 보여주지 않았고 뭣보다 부목을 댈때 최소한 뭔가 어긋난 느낌은 느끼지 못한것도 있고.지금 당장은 부러진것보단 훨씬 낫지만 안심할수는 없었다.
금간것만 해도 생각보다 큰 부상인데다 지금도 되게 아플게 분명했다.
투덜대며 앞으로 걸어가자 털이 부숭부숭한 칡덩굴들이 다리에 걸려댔다.
"너희나라에도 칡 있냐?"
"칡이 뭔데요?"
"어...마빡에 뿔난 대형 고양잇과 생물"
"그런것도 살아요?여기?"
물어본게 잘못이지.아마 얘한테 칡때문에 좃같다고 암만 해봐야 칡이 뭔지도 모를거다.애초에 요즘 애들은 칡이 어떻게 생긴지는 아나?
몇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슬슬 연료가 다 떨어지는지 무릅도 아파 죽겠고 신발속은 이미 땀이 고여있었다.
그래도 이미 수풀속에 들어온 이상 쉴수도 없었다.멀쩡해도 걷기 힘든데 만약 넘어진다면 룽링이 크게 다칠게 뻔했다.그건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산초나무의 가지를 밟아 알싸한 향이 퍼지는 가운데 그 생각을 하자 코웃음이 나왔다.
생각해보면 언제는 또 원하던 일이 일어나던가?
등 뒤에 기대있는 중국여자도 마찬가지였다.살면서 여자랑 잘 되본적도 없고 평생 등에 군장이나 지며 살려했다만 원하지도 않던 중국 미녀가 등에 업혀있게 됬네만. 역시나 원하는 타이밍이 아니었다.기왕이면 몇년 전 중국 여행때나 달라붙어주지.
아마 중국군 주둔지까지만 가면 이 여자도 이 머저리 하사관을 잊고 그냥 흘러가는 추억속에 파묻어 버릴거다.지금 이렇게 사이좋게 지내는것도 속으로 생각하니 기분이 착잡했다.
지금 등 뒤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느끼니 중대원들이 생각났다.남쪽으로 보낸 애들은 어떻게 됬을까...
"하사!조심해요!"
"어?어어어...어엇!"
그래,또 원하지도 않던 일이 일어났다.
군화로 걷어낸 칡덩굴 아래에서 나타난 살모사가 그 표독한 눈초리로 날 쏘아보더니 그 창날처럼 뾰죽이 생긴 대가리를 던져 발목을 물어버렸다.
그것을 피하려 어줍짢은 자세를 취하자 바로 넘어지게 생겼다.이건 진짜 싫은데.
마지막으로 넘어지며 본것은 눈앞으로 빨려들어오듯 다가오는 돌덩이였다.
일어나기가 싫었다.
정말 일어나기 싫다.
눈을 감고 모로 누운 상태로 서늘한 바닥에 뺨을 붙이고 있으니 만사가 다 편했다.
앞통수에서부터 퍼지는 어지러움과 양 다리에서 느껴지는 근육통에 지금이라도 다시 잠들고 싶었다.
이제까지 힘들게 살았고 지금도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텐데 왜 일어나고 싶을까.
그대로,지금 이대로 누워 쓰러져있고 싶은데 그럴수 없었다.링룽이 걱정되었다.
그놈에 짱개.날 괴롭히는 짱개.암만 그래도 나랑 같이 다니는 짱개.그럼 내 짱개지.원수짱개.
눈을 감고 다시 잠들고 싶었지만 다리부러진 링룽을 찾아줘야됬다.
일단 찾고나서 어떻게 할지 물어봐야지.
하고 비장하게 눈을 뜨니 보인것은 큼직한 흰 찐빵 두개였다.
흰 찐빵 두개 사이의 계곡 틈새가 살짝 올라가더니 천천히 내려가고 다시 올라갔다.혹시나 싶어 찐빵을 다시 보니 데코레이션같은 이쁜 앵두도 두개...
눈길을 돌려 바로 위를 보니 유리벽에 머리를 대고 자고있는 링룽의 얼굴이 보였다.
얘도 그다지 성한게 아닌지 왼눈 위 눈두덩이에 파란 멍이 생겨있었다.넘어질때 같이 쓰러지느라 어디 박은건가.
기절한지 얼마 되지않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것 같았다.고개돌려 본 하늘은 이미 해가 중천을 넘어 가고있었고 기절후 바로 느껴지는 콧대 안의 답답한 느낌도 서서히 사라져가는 중이었다.
어쨌든 다행이었다.
걱정하던 링룽은 내 곁에 있었고 어떤 고생을 한건지 모르겠지만 링룽은 날 이끌고 이미 버스정류장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문득 머리 위치와 감촉이 이상하다 생각하고 두리번거리자 벨트를 푼 링룽의 바지와 독대하게 되었다.무릅베게 해준건가?
무릅베게가 맞았다.
살면서 누가 해준적 없는 호강을 이런데서 받아볼줄이야.
그런 감상을 링룽의 허벅지에 남기며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몸을 일으키자 입고있던 바지가 발목까지 내려가고 군화는 벗겨져서 가지런히 놔둔 모습이 보였다.
"이거 고마운데 이거 참..."
피로발기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자 그런지 아니면...모양 잘잡히 예쁜 찐빵덕인지 내 총이 똑바로 서있었다.
"똑바로 서지마라 핫산..."
사각팬티라 다행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바지를 올리려다 근육통에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끼요오오옷!"
"꿔바로우?!"
갑자기 깬 링룽은 어디서 꺼낸건지 내 권총과 정글칼을 든체 한 다리로 엉거주춤하게 벤치뒤로 튀었고고 벤치에 뒹굴며 비명지르던 날 걷어찼다.
"끄엑!"
"앗!"
머리를 다시 긁혔지만 그보다 다리랑 무릅이 찢어지듯이 아팠다.약발 떨어지니 이렇게 되는건가?머리를 걷어차며 튄 룽링은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총과 정글칼을 버린 양손으로 목깃을 잡고 같이 벤치뒤로 끌어당기려다 그제야 상황파악이 됬는지 잠시 가만있다 옷깃을 놓고 권총과 칼을 넘긴 후 벤치에 힘을 쏠리게 한 체 일어났다.
"이,일어났나요?하사?"
"우어어어..."
고개를 들어보려니 등짝이 다 뻣뻣하네!
링룽은 깬걸 보고 물을 꺼내 주려다 꿈틀대기만 하는것을 보고 등을 손으로 슥 훑었다.
"어억...죽...겄다...죽겄어..."
"죽으면 안되요오..."
링룽은 말끝을 늘리며 목 뒤를 양 손으로 잡고 꽉 눌렀다. 당연히 입에선 절규가 기어나왔다.
"윽,으어럵어럴럮러러러러..."
"가만있어요,하사."
"안되...움직여야 풀르어러럵럵억..."
"가만있으라니까요!"
링룽은 버둥대지도 못해 꿈틀대는 몸 위로 올라와 등과 허리 이곳저곳을 무자비하게 주물렀다.
처음엔 이년이 드디어 사람잡나 했는데 고작 십여분만에 고통이 사라지고 이십여분이 지나자 온몸이 녹아드는 감각이 올라왔다.
"으,으어,으허어?으흐어?너,너 이런건 어디서,으허허허?배,배웠냐?"
"아는 사람이 가르쳐 줬죠.자,여기...여기...그리고,마지막...한번만 더 참아봐요."
"어흐,어흐으...그래...악!"
"얍!"
링룽은 두 주먹을 모아 대 허리 척추위에 대고 한번에 콱 눌렀다.
머리 한쪽에서 발끝까지 관통하는 충격에 폐에서 바람이 한번에 쏵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고통스럽다기보단 큰 충격이 몸 안팎을 한꺼번에 쫙 늘렸다 피는 느낌,예전 병사시절 최고참 손에 끌려 들어간 타이 마사지샵도 이것보다 좋을수가 없었다.
심지어 이건 돈도 안들고 그때의 타이여자와 달리 미인이었다.
"이제 좀 괜찮아요?하사?"
"어흐흐 좋구만.
이런건 정말 어디서 배운거야.중국군대는 이런것도 가르쳐주나?"
링룽은 내 등에서 내려와 절뚝거리며 배낭을 가져왔다.표정이 부루퉁하길래 미안해서 눈을 돌려 아래를 보자 혼자 서있네?하고 보니 부러졌든 금이 갔든 애자가 된 왼쪽 정강이에 내 총으로 만든 부목이 대어 있었다.내부 공이는 어디 버렸는지 개머리와 아랫몸은 발목과 정강이를 받치고 있었고 총신과 윗몸은 무릅과 허벅지,정강이 앞에 묶여 있었다.
"그거 잘 만들었군.걷는건 어때?"
"이걸 쓰고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온거에요.아마 하사보다 쓸모있겠는데요?"
말이 의외로 날 서있었다.아마 마사지에 대한 얘기가 뭘 찔렀나보다.
이등병들이나 할 실수를 하다니 다됬구만이라 생각하며 입조심하겠다 생각하고 링룽이 가져온 배낭을 열었다.
한라산 생수병 하나가 반정도 빈것을 빼면 든것은 바뀌지 않았었다.
과일 칼로리바 상자 2개와 육포 1봉지,물 한병을 꺼내 링룽에게 건넸다.
"좀 마른거긴 하지만 먹어둬라.먹고 바로 걸을거야."
"좀 더 쉬라니까요."
"안되.지금 우리가..."
생각해보니 바로 걸을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링룽조차도 서두르지 않고 있었는데 나만 서두르고 있었다.이건 내 방식이 아니었다.뭣보다 이미 패잔병인 내가 뭘 서두른다고 이득될것이 뭐가 있지?
"우리가 여기 있어봐야 좋을거 없어.난 어디가 됬든 일단 사람들 있는곳에 기어들어가고 싶다고.
그리고 네 다리도 의사한테 보여야 되고."
"지금은 좀 괜찮아요.부은것도 없고 발열도 없어요.통증도 참을만 하고.최소한 노을지기 전까지는..."
"아냐.빨리 가야되!"
링룽은 큰 목소리에 뿌루퉁하던 얼굴이 놀란 얼굴이 되더니 조용히 칼로리 바를 뜯어 먹었다.
속으로 미안해 하면서도 빨리 내 몫의 육포와 건빵을 페트병에 반쯤 남은 물과 삼켜넘기고 바지를 올린 뒤 배낭을 매었다.
권총과 칼도 차려다 칼은 배낭 겉에 달아두고 총은 링룽의 옆에 두고 일어났다.
링룽의 다리는 확인하고 싶었지만 함부로 만지기에 겁이 났다.지금 그런걸 하면 방금 그렇게 큰소리친게 뭐가되나.
그녀가 조용히 먹고있는 사이 주변을 둘러보니 딱 맞는 크기의 알루미늄 기둥들이 보였다.아마 트럭의 발판인것을 밭의 고추기둥으로 쓴 모양이었다.길이는 거의 1.6미터에 두께도 한손에 쥐기 딱이었고 발로 고정하고 힘껏 휘어보자 꽤 잘 휘어졌다.
그것을 몇번 구부려 임시 목발을 만들어 가져갔다.
링룽은 물을 마신 뒤 물이 좀 많이 든 병을 들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링룽.이걸 쓰면 걷는게 편하겠어?"
"아..."
"업히면 너도 불편할거야.어제랑 다르게 산속도 아니고.
그리고 가다가 뭔가 탈거라도 찾으면 그걸 훔치자."
"...예."
"너무 실망하진 마.곧 어디든지 사람 사는곳이 나올테니까.
그렇게 되면 뭐.어차피 중국군 점령지든 우리땅이든 각각 다른 군인이같이 있으니 어느쪽 명의로든 차를 빌려서 남쪽으로 가자.
북쪽은 이미 불바다가 됬을테니까 차라리 남쪽으로 가자구."
머뭇거리던 링룽도 일어나서 함께 걷기 시작했다.
링룽의 발걸음은 부상으로 인해서인지 더뎠지만 그래도 많이 불편해 보이지는 않았다.점심이 좀 지나 그런지 도로변을 따라 걷자 그늘인데다 바람도 불어 생각보다 꽤 시원했다.
한 삼십분을 걸어 버스 정류장이 멀어지자 링룽이 말을 걸었다.
"하사."
"왜."
"손 줘요."
"뭐?뭐 주려고?"
뭔가 잊은게 있나보다 하고 손을 뻗자 그녀는 목발을 짚지않은 오른손으로 왼손을 꽉 쥐었다.
의외로 강하고 약간 굳은 살이 박힌 손이 땀이 차 미끈거리는 채로 시꺼멓고 못박힌 손을 꼭 절대 놓지않겠다는 듯 잡아뒀다.
"뭣 하는 거야?"
"하사...하사는 저보다 걸음도 빠르고...다리도 다치지 않았으니까 도망칠거 아니에요..."
"안도망쳐.도망칠거면 어젯밤에 도망쳤지."
"그래도...그래도 혹시 모르니까...당신은 제 포로니까 주둔지로 갈때까지 이렇게 잡고 있을거예요."
"더운데.허,그래 마음대로 하슈 장군님."
아니다,짱개니까 짱군님인가?
더운 여름이었지만 등 뒤에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고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들에선 매미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비록 패잔병에다 포로신세였지만 그다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목발을 짚은 링룽의 걸음에 보조를 맞추며 근 일주일 사이 가장 편안한 걸음을 걸었다
분량조절이 뭔지 모르는데 터진건 분명함.
원래는 상-하 두개 쓸려 했는데 니들이 섹스를 원하니 그 밑밥 까느라 한개 더 쓰게 됨
이제 하편->에필로그 두개 써야됨
http://gall.dcinside.com/war/418224
날이 밝아오자 기쁜 마음으로 자고있던 룽링을 끌어안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
잠이 덜 깬 룽링은 그게 자기 아군,그니까 중국군이라도 만나 그런줄 알고 덩달아 춤춰대고.하지만 그정도까진 아니라도 진짜,정말,엄청 기쁜 일인건 확실했다.
바로 건너 능선 전에 깔끔하게 잘 닦인 고속도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이 동네는 참 예쁘네요.공기도 맑고 숲도 많고."
"여기가 예쁘다니 네들 동네는 어떻게 되먹은거냐?내 고향가면 천국이라 하겠네."
"언젠가 거기도 들르죠.후후후."
룽링은 그렇게 말하며 내 목 뒤에 얼굴을 푹 담구고 웃었다.오똑한 콧대가 뒷통수를 누르는 것과 거기서 센 바람들이 나오는게 느껴졌다.
밤중에 그 공포의 들판에서 튀어나온 뒤로 거의 서너시간을 룽링을 데리고 등산로를 타며 뛰었다.
공포는 무었보다 강한 연료였다.룽링은 왜 갑자기 산 위로 올라가는지 계속 물어댔지만 뭐라고 설명하랴.그건 절대 누구에게 설명해줄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걸 생각하자 다시 소름이 돋으며 귓가에 종이가 푸들대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아 다시 걸음을 옮기려다 룽링이 내 목을 졸라 잠시 멈췄다.이게 날 죽이고 기어갈려는건가?
"하사,좀 쉬세요.어제 한번도 안쉬고 걸었잖아요."
"이보시게,콩군양반.이런건 시동 붙었을 때 실컷 가둬야 된다구.
한번 쉬면 힘빠져 죽는거야."
"덩셔핑 파뚸러 칭칭따거...그러지 말고 쉬세요."
그렇게 말하며 링룽이 내 어깨를 잡고 등 뒤에서 몸을 일으키자 등에 베기던 가슴이 떨어지며 서늘한 새벽공기가 등에 베있던 땀에 닿아 차가워졌다.
"저기 도로 밑쪽 길에 보이는 정자에서 쉬죠?옆에 뭔가 자판기도 있는데요."
"저건 버스 정류장이야..."
버스 정류장은 고속도로보다 훨씬 가까운 아스팔트 길가에 서 있었다.거의 직선거리로 이백미터정도밖에 안되는 가까운 거리였지만 거기까지 전부 다른 식물을 덮은 칡덩쿨 천지라 빨리 갈수있을지 걱정되었다.
사실 다리도 지금 공포에 눌려 강제로 움직이는 셈이라 다시 어디에 앉으면 다시 걸을수 있을지 걱정됬다.그리고 링룽의 다리도 걱정되었고.
사실 처음엔 별 관심없이 부목을 대줬지만 지금 생각하니 부러진것이 아니라 단순히 금간것이 아닌가 싶었다.
대충 댄 부목을 대고서도 지난밤과 새벽에 고작 끙끙대는 반응밖에 보여주지 않았고 뭣보다 부목을 댈때 최소한 뭔가 어긋난 느낌은 느끼지 못한것도 있고.지금 당장은 부러진것보단 훨씬 낫지만 안심할수는 없었다.
금간것만 해도 생각보다 큰 부상인데다 지금도 되게 아플게 분명했다.
투덜대며 앞으로 걸어가자 털이 부숭부숭한 칡덩굴들이 다리에 걸려댔다.
"너희나라에도 칡 있냐?"
"칡이 뭔데요?"
"어...마빡에 뿔난 대형 고양잇과 생물"
"그런것도 살아요?여기?"
물어본게 잘못이지.아마 얘한테 칡때문에 좃같다고 암만 해봐야 칡이 뭔지도 모를거다.애초에 요즘 애들은 칡이 어떻게 생긴지는 아나?
몇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슬슬 연료가 다 떨어지는지 무릅도 아파 죽겠고 신발속은 이미 땀이 고여있었다.
그래도 이미 수풀속에 들어온 이상 쉴수도 없었다.멀쩡해도 걷기 힘든데 만약 넘어진다면 룽링이 크게 다칠게 뻔했다.그건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산초나무의 가지를 밟아 알싸한 향이 퍼지는 가운데 그 생각을 하자 코웃음이 나왔다.
생각해보면 언제는 또 원하던 일이 일어나던가?
등 뒤에 기대있는 중국여자도 마찬가지였다.살면서 여자랑 잘 되본적도 없고 평생 등에 군장이나 지며 살려했다만 원하지도 않던 중국 미녀가 등에 업혀있게 됬네만. 역시나 원하는 타이밍이 아니었다.기왕이면 몇년 전 중국 여행때나 달라붙어주지.
아마 중국군 주둔지까지만 가면 이 여자도 이 머저리 하사관을 잊고 그냥 흘러가는 추억속에 파묻어 버릴거다.지금 이렇게 사이좋게 지내는것도 속으로 생각하니 기분이 착잡했다.
지금 등 뒤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느끼니 중대원들이 생각났다.남쪽으로 보낸 애들은 어떻게 됬을까...
"하사!조심해요!"
"어?어어어...어엇!"
그래,또 원하지도 않던 일이 일어났다.
군화로 걷어낸 칡덩굴 아래에서 나타난 살모사가 그 표독한 눈초리로 날 쏘아보더니 그 창날처럼 뾰죽이 생긴 대가리를 던져 발목을 물어버렸다.
그것을 피하려 어줍짢은 자세를 취하자 바로 넘어지게 생겼다.이건 진짜 싫은데.
마지막으로 넘어지며 본것은 눈앞으로 빨려들어오듯 다가오는 돌덩이였다.
일어나기가 싫었다.
정말 일어나기 싫다.
눈을 감고 모로 누운 상태로 서늘한 바닥에 뺨을 붙이고 있으니 만사가 다 편했다.
앞통수에서부터 퍼지는 어지러움과 양 다리에서 느껴지는 근육통에 지금이라도 다시 잠들고 싶었다.
이제까지 힘들게 살았고 지금도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텐데 왜 일어나고 싶을까.
그대로,지금 이대로 누워 쓰러져있고 싶은데 그럴수 없었다.링룽이 걱정되었다.
그놈에 짱개.날 괴롭히는 짱개.암만 그래도 나랑 같이 다니는 짱개.그럼 내 짱개지.원수짱개.
눈을 감고 다시 잠들고 싶었지만 다리부러진 링룽을 찾아줘야됬다.
일단 찾고나서 어떻게 할지 물어봐야지.
하고 비장하게 눈을 뜨니 보인것은 큼직한 흰 찐빵 두개였다.
흰 찐빵 두개 사이의 계곡 틈새가 살짝 올라가더니 천천히 내려가고 다시 올라갔다.혹시나 싶어 찐빵을 다시 보니 데코레이션같은 이쁜 앵두도 두개...
눈길을 돌려 바로 위를 보니 유리벽에 머리를 대고 자고있는 링룽의 얼굴이 보였다.
얘도 그다지 성한게 아닌지 왼눈 위 눈두덩이에 파란 멍이 생겨있었다.넘어질때 같이 쓰러지느라 어디 박은건가.
기절한지 얼마 되지않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것 같았다.고개돌려 본 하늘은 이미 해가 중천을 넘어 가고있었고 기절후 바로 느껴지는 콧대 안의 답답한 느낌도 서서히 사라져가는 중이었다.
어쨌든 다행이었다.
걱정하던 링룽은 내 곁에 있었고 어떤 고생을 한건지 모르겠지만 링룽은 날 이끌고 이미 버스정류장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문득 머리 위치와 감촉이 이상하다 생각하고 두리번거리자 벨트를 푼 링룽의 바지와 독대하게 되었다.무릅베게 해준건가?
무릅베게가 맞았다.
살면서 누가 해준적 없는 호강을 이런데서 받아볼줄이야.
그런 감상을 링룽의 허벅지에 남기며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몸을 일으키자 입고있던 바지가 발목까지 내려가고 군화는 벗겨져서 가지런히 놔둔 모습이 보였다.
"이거 고마운데 이거 참..."
피로발기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자 그런지 아니면...모양 잘잡히 예쁜 찐빵덕인지 내 총이 똑바로 서있었다.
"똑바로 서지마라 핫산..."
사각팬티라 다행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바지를 올리려다 근육통에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끼요오오옷!"
"꿔바로우?!"
갑자기 깬 링룽은 어디서 꺼낸건지 내 권총과 정글칼을 든체 한 다리로 엉거주춤하게 벤치뒤로 튀었고고 벤치에 뒹굴며 비명지르던 날 걷어찼다.
"끄엑!"
"앗!"
머리를 다시 긁혔지만 그보다 다리랑 무릅이 찢어지듯이 아팠다.약발 떨어지니 이렇게 되는건가?머리를 걷어차며 튄 룽링은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총과 정글칼을 버린 양손으로 목깃을 잡고 같이 벤치뒤로 끌어당기려다 그제야 상황파악이 됬는지 잠시 가만있다 옷깃을 놓고 권총과 칼을 넘긴 후 벤치에 힘을 쏠리게 한 체 일어났다.
"이,일어났나요?하사?"
"우어어어..."
고개를 들어보려니 등짝이 다 뻣뻣하네!
링룽은 깬걸 보고 물을 꺼내 주려다 꿈틀대기만 하는것을 보고 등을 손으로 슥 훑었다.
"어억...죽...겄다...죽겄어..."
"죽으면 안되요오..."
링룽은 말끝을 늘리며 목 뒤를 양 손으로 잡고 꽉 눌렀다. 당연히 입에선 절규가 기어나왔다.
"윽,으어럵어럴럮러러러러..."
"가만있어요,하사."
"안되...움직여야 풀르어러럵럵억..."
"가만있으라니까요!"
링룽은 버둥대지도 못해 꿈틀대는 몸 위로 올라와 등과 허리 이곳저곳을 무자비하게 주물렀다.
처음엔 이년이 드디어 사람잡나 했는데 고작 십여분만에 고통이 사라지고 이십여분이 지나자 온몸이 녹아드는 감각이 올라왔다.
"으,으어,으허어?으흐어?너,너 이런건 어디서,으허허허?배,배웠냐?"
"아는 사람이 가르쳐 줬죠.자,여기...여기...그리고,마지막...한번만 더 참아봐요."
"어흐,어흐으...그래...악!"
"얍!"
링룽은 두 주먹을 모아 대 허리 척추위에 대고 한번에 콱 눌렀다.
머리 한쪽에서 발끝까지 관통하는 충격에 폐에서 바람이 한번에 쏵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고통스럽다기보단 큰 충격이 몸 안팎을 한꺼번에 쫙 늘렸다 피는 느낌,예전 병사시절 최고참 손에 끌려 들어간 타이 마사지샵도 이것보다 좋을수가 없었다.
심지어 이건 돈도 안들고 그때의 타이여자와 달리 미인이었다.
"이제 좀 괜찮아요?하사?"
"어흐흐 좋구만.
이런건 정말 어디서 배운거야.중국군대는 이런것도 가르쳐주나?"
링룽은 내 등에서 내려와 절뚝거리며 배낭을 가져왔다.표정이 부루퉁하길래 미안해서 눈을 돌려 아래를 보자 혼자 서있네?하고 보니 부러졌든 금이 갔든 애자가 된 왼쪽 정강이에 내 총으로 만든 부목이 대어 있었다.내부 공이는 어디 버렸는지 개머리와 아랫몸은 발목과 정강이를 받치고 있었고 총신과 윗몸은 무릅과 허벅지,정강이 앞에 묶여 있었다.
"그거 잘 만들었군.걷는건 어때?"
"이걸 쓰고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온거에요.아마 하사보다 쓸모있겠는데요?"
말이 의외로 날 서있었다.아마 마사지에 대한 얘기가 뭘 찔렀나보다.
이등병들이나 할 실수를 하다니 다됬구만이라 생각하며 입조심하겠다 생각하고 링룽이 가져온 배낭을 열었다.
한라산 생수병 하나가 반정도 빈것을 빼면 든것은 바뀌지 않았었다.
과일 칼로리바 상자 2개와 육포 1봉지,물 한병을 꺼내 링룽에게 건넸다.
"좀 마른거긴 하지만 먹어둬라.먹고 바로 걸을거야."
"좀 더 쉬라니까요."
"안되.지금 우리가..."
생각해보니 바로 걸을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링룽조차도 서두르지 않고 있었는데 나만 서두르고 있었다.이건 내 방식이 아니었다.뭣보다 이미 패잔병인 내가 뭘 서두른다고 이득될것이 뭐가 있지?
"우리가 여기 있어봐야 좋을거 없어.난 어디가 됬든 일단 사람들 있는곳에 기어들어가고 싶다고.
그리고 네 다리도 의사한테 보여야 되고."
"지금은 좀 괜찮아요.부은것도 없고 발열도 없어요.통증도 참을만 하고.최소한 노을지기 전까지는..."
"아냐.빨리 가야되!"
링룽은 큰 목소리에 뿌루퉁하던 얼굴이 놀란 얼굴이 되더니 조용히 칼로리 바를 뜯어 먹었다.
속으로 미안해 하면서도 빨리 내 몫의 육포와 건빵을 페트병에 반쯤 남은 물과 삼켜넘기고 바지를 올린 뒤 배낭을 매었다.
권총과 칼도 차려다 칼은 배낭 겉에 달아두고 총은 링룽의 옆에 두고 일어났다.
링룽의 다리는 확인하고 싶었지만 함부로 만지기에 겁이 났다.지금 그런걸 하면 방금 그렇게 큰소리친게 뭐가되나.
그녀가 조용히 먹고있는 사이 주변을 둘러보니 딱 맞는 크기의 알루미늄 기둥들이 보였다.아마 트럭의 발판인것을 밭의 고추기둥으로 쓴 모양이었다.길이는 거의 1.6미터에 두께도 한손에 쥐기 딱이었고 발로 고정하고 힘껏 휘어보자 꽤 잘 휘어졌다.
그것을 몇번 구부려 임시 목발을 만들어 가져갔다.
링룽은 물을 마신 뒤 물이 좀 많이 든 병을 들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링룽.이걸 쓰면 걷는게 편하겠어?"
"아..."
"업히면 너도 불편할거야.어제랑 다르게 산속도 아니고.
그리고 가다가 뭔가 탈거라도 찾으면 그걸 훔치자."
"...예."
"너무 실망하진 마.곧 어디든지 사람 사는곳이 나올테니까.
그렇게 되면 뭐.어차피 중국군 점령지든 우리땅이든 각각 다른 군인이같이 있으니 어느쪽 명의로든 차를 빌려서 남쪽으로 가자.
북쪽은 이미 불바다가 됬을테니까 차라리 남쪽으로 가자구."
머뭇거리던 링룽도 일어나서 함께 걷기 시작했다.
링룽의 발걸음은 부상으로 인해서인지 더뎠지만 그래도 많이 불편해 보이지는 않았다.점심이 좀 지나 그런지 도로변을 따라 걷자 그늘인데다 바람도 불어 생각보다 꽤 시원했다.
한 삼십분을 걸어 버스 정류장이 멀어지자 링룽이 말을 걸었다.
"하사."
"왜."
"손 줘요."
"뭐?뭐 주려고?"
뭔가 잊은게 있나보다 하고 손을 뻗자 그녀는 목발을 짚지않은 오른손으로 왼손을 꽉 쥐었다.
의외로 강하고 약간 굳은 살이 박힌 손이 땀이 차 미끈거리는 채로 시꺼멓고 못박힌 손을 꼭 절대 놓지않겠다는 듯 잡아뒀다.
"뭣 하는 거야?"
"하사...하사는 저보다 걸음도 빠르고...다리도 다치지 않았으니까 도망칠거 아니에요..."
"안도망쳐.도망칠거면 어젯밤에 도망쳤지."
"그래도...그래도 혹시 모르니까...당신은 제 포로니까 주둔지로 갈때까지 이렇게 잡고 있을거예요."
"더운데.허,그래 마음대로 하슈 장군님."
아니다,짱개니까 짱군님인가?
더운 여름이었지만 등 뒤에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고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들에선 매미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비록 패잔병에다 포로신세였지만 그다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목발을 짚은 링룽의 걸음에 보조를 맞추며 근 일주일 사이 가장 편안한 걸음을 걸었다
분량조절이 뭔지 모르는데 터진건 분명함.
원래는 상-하 두개 쓸려 했는데 니들이 섹스를 원하니 그 밑밥 까느라 한개 더 쓰게 됨
이제 하편->에필로그 두개 써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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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데스
ㅋㅋ
색스 ㄱ다
http://gall.dcinside.com/war/418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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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까지 털렸으니 암울하구만 - dc App
아아니 링룽이 왜 룽링으로 바꼈어
제미있음여 ㅋ
그언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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