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 민족은 동산당의 적이 쓰는 표현과 더 관련되어 있다. 이는 국민당의 이념을 뒷받침하는 개념으로, 국민당의 리더 장제스가 전쟁 중에 쓴 글에 두드러지게 등장한다. 장제스는 1943년 저술한 <중국의 운명>에서 중화민족은 여러 '혈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같은 조상의 후손이기 때문에 단일 인조을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000년 동안 한족, 만주족, 티베트족, 회족(이슬람교도)으로 나누어졌을지는 몰라도, 단일 중화민족으로 재동화되는 운명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장제스는 또한 중화민족의 자연적 경계가 대청국의 가장 큰 영토 범위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이 공식을 비난했다. 공산당의 집단적인 사상은 소련의 정책과 스탈린의 관점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1931년 공산당은 심지어 '민족'들-그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몽골족, 회족, 티베트족-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1949년 공산당이 권력을 잡자 공산당은 이러한 관점을 검토했다. 1950년, 공산당은 기존의 국경 안에 다민족이 거주하는 공화국을 건설하는 데 매진했다. '분리주의'를 추구하는 소수민족이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자치권이었다. 일단 공산당이 집권하자, 중화인민공화국은 인류학자들에게 소련의 모델을 따라 민족을 분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1954년 인류학자들은 56개 민족이라는, 다소 임의적인 숫자를 만들었다. 56개의 민족에는 한족, 티베트족, 위구르족, 몽골족, 만주족과 수가 훨씬 작은 소수민족 등이 포함되었다.


 공산주의 이론가들이 단일 중화 민족 사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다. 특히 중화 민족주의의 선구자는 페이샤오퉁으로, 30년 전 최초로 원조 격인 민족 분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인류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다원적 단일 구조'에 대해 이야기했다. 즉, 각 집단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지만, 그 주된 정체성은 중화여야 한다는 뜻이다. 페이샤오퉁이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은 장제스의 관점과 두드러지게 비슷하다-중국 역사는 각각 다른 민족 집단이 하나로 합쳐지는 이야기이다.



출처: 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현대 중국 탄생에 숨겨진 빛과 그림자, 빌 헤이턴 저, 조율리 옮김, 다산북스, 2023년, 235~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