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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남쪽은 어디든 일본에 줄 테니 나를 살려내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한강 남쪽은 어디든 일본에 줄 테니 나를 살려내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 305. 조선 대표 건달 권력자, 선조 아들 임해군www.chosun.com


여러 경로를 통해 조선에 전달된 강화 협상 조건은 대체로 ‘대동강을 경계로 한 명과 일본의 조선 분할 통치’였다. 일본군 수중에 떨어진 임해군과 순화군은 종전 무렵까지 전쟁 수행에 큰 장애가 됐다.

협상을 담당한 사람은 명에서 파견된 심유경이었다. 1593년 음력 3월 15일 심유경이 고니시 부대가 주둔한 한성 용산(현 서울 원효로 부근)에서 회담을 가졌다. 심유경은 선상(船上)에서 뭍에 있는 고니시와 담판을 벌인 뒤 조선군 사령관 김명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임해군이 사람을 시켜 이렇게 전했다. “우리를 돌아가게 해준다면 한강 남쪽 땅은 어디든 가리지 않고 일본에 다 줄 것이다(倘得歸國 漢江以南 不拘何地 任意與之·당득귀국 한강이남 불구하지 임의여지).”'(류성룡, ‘징비록’, 김시덕 역, 아카넷, 2013, p649) 영토를 줘서라도 자기를 살려내라는 것이다.

심유경은 명-일본 사이에서 문서 조작을 해가며 협상을 이끌던 모사꾼이었으니, 이 말의 신빙성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바로 며칠 전 임해군은 함경도 안변에서 “지금 휴전이 안 이루어지면 우리는 바다 건너 일본으로 가게 되니 여비를 마련해달라”고 해 돈을 받아냈으니(1593년 음3월 4일 ‘선조실록’), 땅과 자기 목숨을 바꿔달라는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