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85년 소련 남부의 한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가 살던 곳은 혹한의 땅으로 알려진 소련에서는 보기 드물게 따뜻한 곳이었고, 집안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기에 그는 나름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그에게는 병약한 동생이 하나 있었다.
그는 그의 형과 함께 있던 시절에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고, 소련이 망한 후에는 그의 집안의 가세가 기우는 바람에 입양되게 되었다. 이후 해외로 다시 입양되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각설하고 그의 형인 주인공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그 역시 아주 건강한 것은 아니었다. 고질적인 만성 폐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병은 나중에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어린 시절에 가족들에게서 받았던 기대와는 반대로, 그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도 마땅히 하는 일 없이 집 앞 나와바리를 싸돌아다니며 담배나 뻐끔거리는 생활을 영위하였다. 원래부터 시원찮던 그의 폐가 나날이 병들어 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던 2016년, 그는 돌연 자기는 위험을 즐기는 성격이라며, 동지중해의 분쟁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평소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패거리를 긁어모은 그는 그동안의 빈둥거리던 모습을 털어 버리려는 듯, 실행력 좋게 돈을 모아 정말로 시리아로 단체 여행을 떠나 버렸다.
사실 인터넷에서 본 라타키아와 타르투스의 아름다운 해안 경치에 매료되어 단칼에 질러 버렸을 줄 누가 알랴?
하지만 그는 그 여행을 떠나서는 안 되었다.
시리아의 무더운 모래바람이 이전부터 흡연으로 꾸준히 병들어 가던 그의 폐에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려버린 것이다.
그는 타르투스의 한 해수욕장에서 덜컥 쓰러져 버렸고, 구사일생으로 깨어난 뒤에는 친구들과 함께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도망치듯 고국으로 돌아왔다.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살던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그는 북쪽의 춥고 조그맣고 경치 좋은 소도시로 가, 그곳에서 요양 생활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처참히 망가진 그라도 썩어도 준치라고, 젊은 시절의 매력은 남아 있었는지 그는 그곳에서 5살 연상의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가 요양 생활을 한 것도 그녀의 집에서였다.
그의 여자친구는 깊이 병든 그를 어떻게든 낫게 하려고 열심이었다.
그녀 자신의 몸도 성치 않았지만, 그녀에게는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사랑의 힘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까?
하지만 이런 생활도 얼마 가지 못하여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그가 여자친구의 집에서 생활한 지 1년쯤 되던 어느 날 밤, 둘이 살던 집에 불이 나고 만다. 그는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거동이 불편하던 그의 여자친구는 결국 불길에 집어삼켜져 세상을 등지고 만다.
그는 불타는 집 앞에 서서 그의 여자친구가 불타 죽는 광경을 두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여자친구를 잃어버린 그는 상실감에 빠져 건강이 전보다도 훨씬 악화되어 위독한 지경에 이르렀다.
하는 수 없이 나라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했지만, 그곳은 전에 살던 여자친구의 집과는 더할 나위 없이 열악했다.
병실은 반쯤 허물어져 벽 틈새로 바깥이 보였고, 천장에서는 끊임없이 눈 녹은 물이 새어 들어왔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24년, 그의 삶에서 마지막으로 불행한 일이 닥쳐온다.
그를 어설프게나마 보살펴 주던 병원 사람들이 모조리 어딘가로 전출을 가 버린 것이다.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소문으로는 그의 그리운 고향집과 가까운 곳이라고 하였다.
결국 홀로 남아 죽지도 살지도 않은 듯이 실낱같은 목숨을 장장 1년을 더 붙들고 있던 그는
40세 생일을 반년 남짓 앞둔 어느 여름날 쓸쓸하게 숨을 거둔다.
R.I.P.
Адмирал Флота Советского Союза Кузнецов
(1985.12.6-2025.7.9)
TS물이엇네 ㄷㄷㄷㄷㄷ
배는 보통 여자긴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