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뜬금없이 도쿄 시가전 떡밥 돌때 써봤던 소설임



우리는 도쿄 한복판에 서 있었다

여기가 신주쿠인지, 시부야인지, 하라주쿠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사방은 고요하고 일본인들은 자취를 감췄으며 그 흔한 노숙자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파병을 앞두고 진행된 지루한 정신교육에서 나는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반드시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국익에 기여하고, 400만 재일동포의 권익을 보호하며, 더 나아가 현 무익한 일본 내각으로부터 일본국민들을 해방함으로서 한일 간의 우호를 증진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신병도 이따위 개소리는 믿지 않았다

방금 전에는 교전이랄 것도 없는 해프닝이 끝났다

자판기와 주차요금 정산기를 엄폐물로 삼은 적은 분대장인 내가 등을 돌려 분대원들을 확인할때를 노려 총격을 가해왔다

적은 자위대는 아니었고, 서너명 정도 규모에 가지고 있는 화기도 '긴다라'라 부르는 흑성권총 두자루와 엽총 한자루였다

"이거 떼떼권총이잖아"

"야쿠자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야쿠자가 권총을 다루는 것은 '용과 같이' 같은 일본 느와르 매체에서 몇번 보았던 것들이니 놀랍지는 않았다

머리통이 날아간 50이 넘어보이는 노인네 시체의 가슴팍을 뒤지던 후임 김군붕 상병이 품 안에서 뜬금없게도 일본 경찰용 남부 리볼버 하나와 예전 경찰관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반달에 퇴직경찰 노인네까지 끼어있는 '적'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일본인들이 우리를 완전히 적으로 돌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노획한 화기를 회수하고 시체들을 인도쪽으로 늘어놓았다

방금전 남부 리볼버를 노획한 군붕이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김군붕 병장님 물 좀 마셔도 되겠습니까? 저 너무 더워 죽겠습니다."

"물이 어디 있는데?"

군붕이는 대답 대신 주차장 한켠에 세워진, 깡패 두목이 파이프를 물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자판기를 가리켰다

"안돼. 이따가 내 물 줄게."

폭발물이 설치되어 있을지도 모르고, 음료수에 독을 탔을지도 모른다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로 일본의 초가을은 너무 더웠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적이다!!"

이군붕 일병이 방아쇠를 당기자 분대원들의 총구가 일제히 그쪽을 향했다

연발 사격에 걸레짝이 된 승합차는 도쿄도 소방국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힌 구급차였다

적이라고 외치며 방아쇠를 당긴 폐급 일병새끼를 질책 하니 경시청의 경찰차인줄 알고 쏘았단다

"씨발새끼야 이거 엠블란스잖아! 너 진짜 감빵가고 싶어?"

운전석 쪽에서 구급대원으로 보이는 남자 신음소리가 들린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구급대원의 안전모를 벗겼다

허리춤에서 방금전 습득한 퇴직 경찰관의 리볼버를 뽑았다

'.......고맨나사이.....'




30분 쯤 걸었을까

눈앞에 머리 절반이 왼쪽 귀에서부터 완전히 떨어져나간 하치 동상이 들어왔다

내가 어릴때 시부야를 그렇게 와 보고 싶었는데

내가 생각한 시부야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씨발....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아스팔트 위에 위액을 토하며 총성이 울릴 때까지 역광장에 엎드려 있었다


새벽에 떡밥 돌아서 썼던건데 작가가 아니라 못 쓰겠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