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잘 보면, 톱햇 구조물 형태의 레이더를 항공기 등짝에 얹고 다니는 녀석들마다 공통점이 있다.
약간씩 앞으로 기울어 있는 것이다.
항공기 공력특성에 따라 조금씩은 달라지지만 대략 수평비행 기축선에 대해 하방으로 5도 정도인데, 이는 이 조기경보통제기의 원본이 되는 여객형 항공기가 순항 중에 일반적으로 외부요인 없이 유지하는 받음각이 약 5도 정도이기 때문이다. 선회 중이나 기타 비행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 정도는 보정할 수 있는 로직이 당연히 들어가 있지만 여하간 기본 상태를 기준으로 보면 이렇다. 글로만 이렇게 적으면 생소하게 읽힐 수도 있겠지만, 여객기를 타고 갈 때 묘하게 캐빈 내에서 복도가 마치 약간 기수 쪽으로 오르막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때를 떠올리면 이 내용도 잘 와닿을 것이다.
그러면 이 안에 몇 시간이고 탄 채로 항공통제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임무통제사 및 통제기사 요원들은 어떻게 앉아야 할까? 여객기와 달리, 임무통제사 1인당 1기씩 임무시스템 소프트웨어가 가동되는 관제콘솔 앞에 앉아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니, 의자와 컴퓨터가 배치되는 방식에 따라서 임무환경의 쾌적함이 달라질 것이다.
(E-767의 콘솔 일부)
(E-3의 콘솔 일부)
E-3나 E-767처럼 광동체 대형기 기반으로 만든 조기경보통제기들은 이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다시피 한 줄에 여러 명씩 앉을 수 있도록 콘솔을 배치했고, 구식 컴퓨팅 기술로 만든 콘솔들이라 1인당 자리도 넓게 차지하는 주제에 배치 방향이 항공기의 기축선에 대해 일치하거나 정반대이다(즉 앞을 보거나 일부 부사관석은 뒤를 보는 경우가 있지만 여하간 옆으로 낑겨앉아야 하는 친구는 거의 없다는 말이다).
문제는 협동체 여객기나 비즈니스젯을 기반으로 한 작은 조기경보통제기 캐빈에서 발생한다. 좁아터진 그 복도를 이런저런 전자장비로 채우고 거기다 임무통제사 좌석까지 넣으려면 공간을 얼마나 차지해야 하는가?
작전지속성을 고려할 때 임무요원을 위한 인체공학적 콘솔 및 주변기기 배치가 고려되는 것이 좋겠지만, 대체로 군용 장비란 그 장비에게 최적의 배치가 되는 것을 먼저 찾고 그 다음에 운영요원을 그 장비에 맞게 적응시키는 것이 아직까지의 기본 방법론이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곧바로 이미 떠올렸을 그 배치, 즉 벽 보고 나란히 앉히고 콘솔을 세로 일렬로 놓는 배치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 협동체 항공기 캐빈 내에 콘솔을 배치하면서 위의 E-3나 E-767처럼 가로 여러 줄로 콘솔을 깔려면 이동용 복도도 확보를 못하게 될 수가 있다. 아니면 컴퓨팅 장비가 매우 슬림해지면서 가로로 얇아져야 할 텐데, 관제콘솔이 세로로 틸트한 디스플레이를 갖는 것 자체는 유용할 수 있지만 주파수 세팅 및 기타 보조 장비를 놓는 게 어려워지고 키보드 쓰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며 커서 제어용으로 마우스 대신 무조건 트랙볼/트랙패드 사용이 강제되어 더 골치아파질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한 경우도 있다. G550-CAEW에서는 그렇게 한다. 언뜻 봐도 가운데 복도(?)로 지나다니느라 무수한 애로사항이 짐작될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 이런 식으로, 협동체 항공기 기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내부 콘솔은 다 세로로 배치하고, 이번 L3해리스를 통해 제안 및 선정된 2차 E-X 사업의 기체도 저런 식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러면 당연히 의자가 작전 중 내내 기울어 있게 될 우려가 있고, 이는 임무통제요원들의 허리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때문에, 의자 구매옵션에 보면 스위블 기능과 틸트 기능이 있다. 즉, 임무개시 전 이륙 중이나 임무종료 후 착륙 과정에서는 앞을 보고 콘솔을 옆으로 둘 수 있도록 의자를 ±90도 스위블할 수 있다. 그리고 임무 중에는 받음각에 따라 최대 ±5도 정도까지 의자를 좌우로 기울이며 쓸 수 있는 틸트 관절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다.
이 방법론의 문제는, 그러면 콘솔과 키보드, 마우스가 놓인 선반이 기울어 있는 것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SAAB의 구형 2000 Erieye 시스템에서는 다음과 같은 참신한 기법을 제시하였다.
잘 보면, 묘하게 임무요원들과 콘솔이 뒤로 갈수록 무슨 계단식으로 배치된 듯해 보이는 부분이 눈에 띌 것이다.
벽에 콘솔 자체를 5도씩 옆으로 기울여서 박아넣어 놓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의자도 그냥 저렇게 기울어진 채로 박혀 있다. 따라서 통제사의 체형이나, 비행 중 움직임과 같은 요소에 따라 추가로 틸트를 하기는 어렵고, 일단 콘솔째로 기울여 준 저 기합찬 방법론에 감사하며 적응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E-737 피스아이나 다른 콘솔들, 즉 저렇게 아예 콘솔째로 기울여 버리는 방법론 없이 의자만 기울이는 경우엔 어떻게 하겠는가?
1) 콘솔 앞 선반은 위에 놓인 물체가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 마찰력 있는 소재로 만든다.
2) 키보드는 묵직한 놈으로 갖다놓고 속에 무게추를 추가로 박거나, 아예 선반을 파서 키보드를 짜넣어 버린다.
3) 고정해 놓은 트랙볼/트랙패드를 쓰거나, 패드를 움직일 수 없는 자리에 약간의 가동영역만 허락하여 선을 길게 뽑아 움직일 수 없는 묵직한 유선마우스를 갖다놓고 속에 무게추를 추가로 박는다.
그러면 디스플레이가 기울어 있는 건 어떻게 하느냐고?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하면 된다. 하면.
보잉 씹년아 가격 깍아준다고 하고 다시와라
굳이 태클 걸면 E-3 센트리는 707 기반이라 협동체 기체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