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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륜天倫」이냐「우생優生」이냐 「유전성遺傳性질환 강제 불임시술不姙施術 명령」 - 각계 반향反響을 알아보면


재진 결과 크게 주목

종족보존의 인간본능 말살  反

자손만대 불행의 씨 안되게 贊


 보건사회부가 유부성질환자에 대해 강제불임시술명령을 내리는 문제를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계·종교계의 찬반속에 일반사회에도 비상한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보사부는 지난 6일 사회복지시설인 충남정심원(보령군 주포면 관창리산 14)에 수용되어 있는 114명(남 57명, 여 57명) 가운데 유전성정신박약 및 유전성간질증에 이환된 것으로 보고된 12명의 소녀에 대해 모자보건법(1)을 적용, 강제불임수술명령을 내릴 것을 검토중에 있다.

 정심원 수용자 중 12명의 여성이 유전성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충남도의 보고를 접수한 보사부는 지난달 27일 열린 가족계획심의위원회에 공식안건으로 올려 심의했으나 충남도의 보고가 일반의사의 진달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절대적인 신빙성이 없으므로 앞으로 정신과 전문의의 재진을 통해 확진을 얻은 후 불임시술 명령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는 것.


 따라서 이들 12명의 여성에 대한 전문이의 재차진단결과 「명백한 유전성질환자」임이 밝혀져 보사부 장관이 강제불임시술명령을 내리게 되는 경우 이는 앞으로의 큰 사회적인 쟁점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보사부는 "모성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건전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도모하여 국민의 보건향상에 기여한다"는 입법취지 아래 지난 73년 2월 8일 모자보건법을 제정, 공포했다.


 그러나 이 법 제정 당시에도 종교계와 일부 학계로부터 거센 반발에 부딫쳤던 것.


 반대론자들은 "천륜을 거역하고 종족번식의 인간적 본능을 말살하려는 행위"라고 맹렬히 반대했으며 일부 찬성론자들은 "불치의 유전병을 자손대대로 물려주지 않고 예방하는 것은 우생학적 견지에서도 당연하다"고 맞섰던 것. 유전성질환자에 대해 「단종」을 의미하는 강제불임수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모자보건법으로 이법 시행령 3조에는 (2)


+ 유전성정신분열증, 조울증, 간질증, 정신박약, 운동신경질환 + 혈우병 + 현저한 유전성 범죄 경향이 있는 정신장애 + 기타 유전성 질환으로 발생빈도가 10% 이상의 위험이 있는 질환자에 대해 보사부 장관이 강제시술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제 9조에는 "의사가 환자를 진단한 결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질환에 이환된 것을 확인하고 그 질환의 유전 또는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에 대해 불임수술을 행하는 것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사부 장관에게 불임수술대상자의 발견을 보고해야 하며 보고를 받은 보사부 장관은 당해 환자에게 불임수술을 받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73년 2월 비상국무회의에서 의결, 공포된 후 아직 강제불임시술을 명령받은 대상자가 1명도 없었으며 만약 이번 정심원여자환자들에게 적용된다면 첫 케이스로 귀추가 크게 주목되는 것이다.


 이른바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는 종래 모체의 건강이 위험할 경우에만 묵인해왔던 것인데 이 법은 이를 확대, ① 본인 또는 배우자가 우생학적, 유전학적 정신장애 및 신체질환 ② 전염성 질환 ③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한 임신 ④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및 인척간에 임신된 경우에도 시술할 수 잇게 했다.


 그러나 강제불임수술은 그 자체가 인간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법적 강제성에 따른 모성의 윤리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극단적인 예로 본인이 법원의 판결마저도 불복할 경우 다음 조치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본인이 판결에 불복할 경우 강제불임수술을 거부했다고 해서 실형까지도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다.


 이 법 9조 3항에는 "보사부 장관의 명령을 받은 대상자가 불복이 있을 경우는 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그 명령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강제수술명령은 법원의 판결이 확정될때까지 효력이 정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보사부가 충남도에서 보고해온 12명의 여자 간질증 및 정신박약환자에 대한 강제 불임시술명령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각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노盧신경정신과의원(서울중구 을지로 4가)의 노재성 박사는 "현대의학적 견지에서 볼 때 유전적인 간질이나 정신박약이 거의 부정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단종을 의미하는 불임수술은 시대적 역행이며 인간미의 상실"이라고 이같은 움직임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뇌병원 K박사는 "유전성 정신박약이라도 우성이냐, 열성이냐에 따라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되며 또 유전성 여부는 먼저 과학적으로 엄밀히 규명돼야 할 것이며 환자의 가정 대대의 병력도 엄밀히 살펴본 후에 규정지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서울 자교교회의 마경일 목사는 "간질, 정신박약 등 고질적 유전병을 갖고는 부모노릇 하는 것도 괴롭고 자녀를 둔다는 것도 불안한 것이기 때문에 건전한 인간적 삶을 누리기 위해 이같은 법적 조치에는 개인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시험대 위에 올라선 12명의 여성 환자에 대해 전문의에 대한 재진결과 「유전성」임이 밝혀질 경우 보사당국의 조치가 주목거리다.



- 1975년 3월 8일 경향신문. 3페이지.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통해 인용. 일부 띄어쓰기 수정, 가독성 위해 가급적 한글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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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자보건법은 우생학적인 견지에서 만들어졌고, 강제불임수술 부분을 삭제한 상태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 강제불임수술을 포함한 우생보호법 제정 당시 한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입법에는 제한적으로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임. 다행스럽게도 모자보건법에 강제불임수술 조항이 남아있을 당시까지 공식적인 강제불임시술은 이뤄지지 않았음. 다만 99년 당시 xxx당 김홍신 의원의 조사에 의해 불법적인 장애인에 대한 강제불임시술이 83년부터 98년까지 총 66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공식행정기구들이 개입했음이 밝혀진 바가 있음.


 (2) 이 기준은 나치 단종법의 기준과 일치하며, 지금도 이 기준에 해당되는 자는 임신중절을 행할 수 있음. 좀 어중간하게 남은 우생학의 흔적인 셈.


 (3) 참고로 한국 보건부 초대 장관이 우생학자로, 한국전으로 인해 무산된 논의 중에서는 유전질환자에 대한 대규모 임신중절수술이 포함되어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