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일어난 지 네 번째 봄에 접어들어서도 평화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자
병사는 결단을 내리고 영웅적으로 전사했네.
전쟁은 그러나 아직도 끝나지 않았으므로 자기의 병사가 죽어버린 것이
아무래도 너무 때 이르게 생각되어 황제에게는 유감이었네
무덤들 위로 여름이 오고 병사는 이미 잠들었는데 어느날 밤 의무부대가 이곳에 나타났네
의무부대 군인들은 묘지로 나가 신성한 군용삽으로 전사한 병사를 파내었네.
군의관은 그 병사를, 아니 그 병사의 아직 남아 있는 시체를 자세히 보고 그가 갑종합격자임을 알아내었네.
그리고 슬그머니 위험을 피해 도망쳤네.
그들은 곧장 그 병사를 데리고 갔네. 밤은 푸르고 아름다웠네.
철모를 쓰지 않았더라면 고향의 별들이 보였을 것이네.
그들은 병사의 썩은 몸뚱이에 독한 화주를 뿌렸네.
병사의 팔에는 두 사람의 수-녀와 반쯤 벌거벗은 계집을 매달아 주었네
병사한테서 지독하게 썩은 냄새가 풍겨 나오므로 목사 한 사람이 앞장서 절뚝거리며
병사한테서 냄새가 풍기지 않도록 그의 몸 위로 향로를 흔들어대네.
앞에서는 악대가 쿵쿵작 신나는 행진곡을 연주하네.
병사는 그가 배운대로 엉덩이 높이까지 다리를 곧게 올려 내딛었네.
형제처럼 병사를 팔로 감싸고 두 사람의 위생병이 함께 걷고 있네.
그렇지 않으면 병사는 아마 진창속으로 쓰러져 버릴 터이니 그랬다가는 큰일이네.
그들은 병사의 수의에다 흑, 백, 홍색을 칠하여 그것을 병사의 앞에 쳐들었네.
색깔 때문에 온갖 더러운 것이 보이지 않았네.
가슴이 떡 벌어진 신사 한 사람이 연미복을 입고 앞장서 걸었네.
독일의 사나이로서 이 사람은 자기의 의무를 똑똑히 알고 있었네.
쿵작작거리며 어두운 가로를 따라 행진했네.
폭풍 속의 눈송이처럼 병사도 비틀거리며 함께 행진했네.
고양이와 개들이 울고 짖고 들판의 쥐들도 사납게 찍찍거리네.
그것들도 프랑스편이 되고 싶지는 않네. 왜냐하면 그것은 치욕이므로.
그들이 마을을 지나갈 때면 그곳의 여자들이 모두 나왔네.
나무들이 허리를 굽히고, 만월이 비치고 모두가 만세를 외쳤네
쿵작거리는 소리와 환송의 외침! 여자와 개와 목사!
그리고 그 한가운데 죽은 병사가 취한 원숭이 처럼 끼여 있네.
그들이 마을을 지나갈 때면 아무도 이 병사를 볼 수 없었네.
쿵작작거리고 만세를 외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둘로싸고 춤추며 소리쳤으므로 아무도 그를 볼 수 없었네.
오로지 하늘에서만 그를 내려다 볼 수 있었으나 하늘에는 별들만이 반짝이고 있었네.
별들이 언제나 떠 있는 것이 아니네. 이제 아침 노을이 붉게 물들어 오네.
그러나 병사는 그가 배운 대로 영웅적인 죽음을 행하여 행진해 가네.
- 죽은 병사의 전설 (Legende vom toten Soldaten, 1918)
이보게 형제들, 지금 무얼 만들고 있나?
-장갑차
그럼 겹겹이 쌓여 있는 이 철판으로는?
-철갑을 뚫는 총알을 만들지.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왜 만들지?
- 먹고 살려고.
- 전쟁 교본 (Kriegsfibel. 1955)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살아남은 자의 슬픔 (Ich,der Uberlebende, 1942)
베르톨트 브레히트.
전쟁 교본은 꼭 보길 바람
전쟁교본은 지렸다 - dc App
꼭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