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은 오로지 돼지같이 많은 화물을 최대한 경제적으로 싣고 적정 속도(10~20노트)로 순항하는 걸 전제로 만들어져서

저 기능 외의 다른 모든 건 허접한, 말 그대로의 떠다니는 깡통이고 운용 인원도 많아봤자 2~30명 단위임


항모 같은 군함은 미사일을 쳐맞아도 버티는 맷집을 가진 채로 전술적 운용이 가능할 속도(3~40노트)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졌고,

내부에는 수많은 전투 장비들을 빼곡히 채워놓은 건 물론 그걸 운용하기 위한 사람들과 기능고장시 대처할 방법까지 설계 시점부터 미리 다 짜여져 있음

자동화를 통해 수십명 정도로도 운항이 가능한 상선과는 달리, 항모를 운영하는데엔 기본 수천명의 인원이 필요함




단순하게 말해서, 항모는 상선보다 절반 이상 가벼운데 추진력은 그 두 배 이상이고 운용에 필요한 전자장비들을 굴리기 위한 발전량까지 포함하면 비교할 수조차 없음

상선이 종이박스라면 항모는 컴퓨터 본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내부가 꽉꽉 채워져 있는 상태라, 이걸 어떻게 해보겠다고 상선을 개조하려고 해봤자자 '그냥 새로 만들죠?' 소리밖에 나오지 않음


물론 그냥 상선을 개조해서 떠다니는 활주로로 만드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님. 그런데 항모는 단순히 활주로가 떠다닐 수 있어서 대단한 게 아니라, 항공기를 운용하기 위한 기지 그 자체가 전술/전략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서 대단한 거임


상선으로 떠다니는 활주로로 만들면 항공기를 저 멀리서도 발진시킬 수는 있겠지만 딱 그 뿐이라서, 전투 상황에 들어가면 증기식/전자기식 캐터펄트로 분당 1~2대 꼴로 항공기를 발진시키고 하루에 수백소티를 띄울 수 있는데다가 그 모든 항공기들에 대한 재1보급 및 정비까지 가능한 진짜 항공모함에 비하면 '그냥 공중급유기나 사오지 그랬니'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반푼이에 불과함



아직도 잘 이해가 안 간다면, 대형 트럭을 가져다가 엔진 바꾸고 변속기 바꾸고 바퀴 대신 무한궤도 달고 내부는 싹 다 뜯어버려서 섀시 보강한 다음 위에 포탑 달고 자동장전장치 달고 배선 다시 연결하고 승무원 구역 만들고 하드킬도 달고 한다고 생각해보셈

저 지랄 할 바에는 그냥 처음부터 탱크 만드는 게 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