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대로 한자를 외웠다고 했는데, 대한민국에서 학습의 정석은 사교육입지요.

내. 장원한자 했었읍니다.

그것도 중학교 2학년때 ㅎㅎ... B4크기로 나온 20쪽 내외의 문제집 매주 풀고 그 끝에 나오는 역사만화를 재밌다고 읽으면서 몇달 하니까 그때부터 4급 급수를 준비해보자더구뇨.

그래서 한자급수시험을 준비했는데, 참 무식한 방법으로 외웠습니다. 한자 1글자당 3번씩, 많게는 10번씩 쓰는 식으로 외웠어요. 시간투자 꾸준히 해가면서.

그 과정에서 속도를 좀 더 높일 수 있는 테크닉이 있는데, 하나는 올바른 쓰기 순서에 따라서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하면 몸아 자동으로 기억을 해서 첫 2획만 긋고도 나머지가 그어지는 수준이 됩니다. 물론 한자 전체는 아니고, 한자의 80퍼센트가 뜻글자와 음글자가 합쳐진 형성자라서 2개 파트의 각각이 바로바로 기억나게 된단거죠.

그리고 다른 하나는 형성자의 발음 원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오를 등은 옆에 손수변이 붙으면 증거 증이 되는 식인데 이렇게 하면 발음이 똑같거나 비슷하게 가는 게 되게 많아서 음독은 한 3/4쯤 먹고 들어가는 게 가능합니다. 뭐 생판 다른 발음의 한자도 있는데 그건 직접 외워야...

그렇게 해서 4급 3급 따고 중3때 한자 2급을 따고 장원한자를 손절하고, 고등학교때도 조나 유용하게 써먹었지만 머학와서도 유용하게 써먹고 있읍니다.

댕기는 머학교에 백제사 연구 관련해서 유명한 원로 교수님이 계신데, 그분 수업의 주된 컨텐츠가 그날 수업의 주요 키워드를 한자로 쓰는 겁니다. 그분이 칠판에 쓰시는 걸 학생들이 따라 써야 하는데, 그분이 예전에 풍을 맞으셔서 필체가 꽤 흐릿해요. 근데 저는 그걸 해서체로 쓰니까 학생들이 쓴 걸 돌아댕기면서 일일이 검사하던 교수님이 기특해하더라구요. 나중에 귀찮아져서 초서체 비슷한 그 무언가로 써도 칭찬해주시고 그 수업 A+도 맞고 한 아름다운 기억이 있읍니다.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