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머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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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내가 병장 2호봉인가...

중대 최선임 분대장이었을때였음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진짜

날씨 꾸리꾸리하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나는 최선임 분대장답게 침상과

물아일체를 이뤄서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깊이 걱정하던 차였는데

행정반에서 방송으로 각 분대장을 호출하더라

군필 여고생쟝들은 알거다

주말에 행정반 호출소리는 노예호출 소리란걸.

아니나 다를까,

당직사관이 지금 연병장 곳곳의 배수로가

막힌 곳이 있는데 거길 뚫으라더라


미친 시벌;;;

원래 이런 작업은 짬 안되는 애들이 해야되는데

한창 그때가 선진병영 선진병영 거릴때여서

짬찌들 시키면 말 나오니까

분대장급들만 호출해서

배수로 작업을 시키려는 거였다.

당연히 나는 거기서 몹시 박이쳤으나

어쩌겠나, 까라면 까야지.


밖을 슥 보니

날씨가 진짜 폭우가 쏟아지는데

공병우의를 입고 작업한다 해도

다 젖을게 뻔하더라


암튼 대충 삽 몇개 꺼내놓고 생활관에 가보니

후임분대장들은 작업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있었는데

아주 주댕이가 댓빨 튀어나와서

주댕이로 배수로 파도 되겠더라.

게다가 생활관에 짬찌들은 분대장들 눈치본다고

눈깔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느라고

생활관엔 꿀꿀한 적막만이 감돌았다


나는 그런 어색하고 싸한 분위기를 엄청

싫어하는데다가, 비오는 날 옷 다젖어서

빨랫감 늘어날 생각에 짜증이 팍 나는 것이었는데

거기다 당직사관에 대한 반항심

그런거도 조금 섞여서

벌떡 일어나서 웃통까고

그 웃통을 바닥에 집어던지면서 이렇게 외쳤다


\"야이 분대장 개쉑기덜아!! 오늘은 빤쓰만 입고

작업한다!!! 씨발!!!\"

후임 분대장 쉑기덜이 첨에는 여물 처먹는

소새끼마냥 눈만 꿈뻑꿈뻑 거리더니

이내 내 말을 알아듣고

얼굴에는 저 옛날

한인애국단 열사들의 비장미마저 감돌더라.


녹색 브레이브맨 빤쓰 차림에 삼선 쓰레빠를

질질 끌고 한쪽 어깨에 삽을 걸터멘 우리는

의기양양하게 나섰으나

막상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는 밖으로 나가려니

다들 머뭇거리게되더라.

그때는 뭔가 용기를 줄 수있는 한마디가 필요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시발!! 스빠르따아아아아!!!\"

내가 괴성을 지르면서 장대비를 헤쳐나가니

후임 분대장들도 제마다 괴성을

지르며 뛰쳐나오더라.


장대비를 쳐맞으면서 빤스 차림의 남정네들은

배수로가 막혀서 물이 꿀럭꿀럭 역류하는데는

삽날로 후두려까서 쌓여있는

토사등을 밖으로 퍼냈다

황토물이 넘쳐서 시야확보가 안되는 곳은

삽을 쑥 집어 넣어서 막힌 부분을 긁어냈다.


걔중에 한놈은

빤스 차림에 스파르타 놀이에 도취됐는지

삽으로 잘 퍼내지지 않는 배수로 황토물에

\"씨바아아아알!!! 오늘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

그딴 300 대사를 외치면서

손을 쑥 넣어 휘휘 저어서

토사와 낙엽들을 손으로 퍼내기까지 하더라.

나는 그 장면을 보고 전율이 다 일더라.

주체할 수 없는 사기와

충만한 전우애로 눈물마저 고였고

난 그 새끼들한테 이렇게 외쳤다.

\"야이이이이 개쉑기덜아!!! 오늘 저녁은 시발 냉동파티다아아아!!\"


그러자

나의 외침을 들은 옆에 있던 또 다른 후임분대장이

삽자루를 높이 쳐들면서

훠우!!! 소리를 지르더라,

그리고 그건 전 분대장의 마음에 불꽃을 일으키긴

충분했다.

장대비 속에서 녹색 빤쮸 차림의

장정들은 모두 삽자루를 높이 쳐들고

훠우! 훠우! 훠우!!!!!

괴성을 질렀다.

암튼 우리는

우리가 했던 작업중 역대 최고의 사기로

작업을 마쳤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4명이서

냉동을 6만원치를 처먹었다.

물론 계산은 내가 했다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