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는 무솔리니에게 괜히 그리스를 공격하지 말라고 몇 차례 경고했다.

9월 19일, 무솔리니는 그리스나 유고슬라비아를 공격하기 전에

이집트를 정복하겠다고 리벤트로프 독일 외무장관에게 단언했다.

그도 영국이 가장 먼저 처리할 목표라는 데 동의했던 것이다.

그런데 10월 8일, 독일이 루마니아에 군대를 보낸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자신에게 통보도 없이 이런 짓을 했다는 것에 모욕감을 느낀 무솔리니는

"히틀러가 자꾸 날 의심하게 만든단 말이야. 이번엔 내가 앙갚음을 해야겠어."라고 사위인 치아노 외무장관에게 말했다.

다음날, 그는 히틀러에게도 그리스 침공을 사후 통보해 당황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초딩같은 생각으로

그리스를 침공할 계획을 즉시 세우라고 총참모부에 명령했다.


그런데 실은, 리벤트로프가 치아노에게 분명히 루마니아 주둔을 언급했는데

치아노가 까먹고 무솔리니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무솔리니가 빡쳤을 때도 치아노가 완전히 까먹고 있었는지, 아니면 혼날까봐 말을 안 한 건지는 알 길이 없다.


- 앤터니 비버 "제 2차 세계대전"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