夕陽低處一身寒(석양저처 일신한)
男兒氣短歎秋闌(남아기단 탄추란)

석양 낮게 드리운 곳에 몸 하나 서늘해지고,
사내의 기운 짧아짐을 가을 끝자락에서 한탄하네.

農談倦矣翻成笑(농담권의 번성소)
鷄欌舊夢入杯間(계장구몽 입배간)

농으로 주고받던 말장난도 이젠 싫증나 웃음만 되고,
닭의 옛 꿈만 술잔 사이로 스며드는구나.

噗哇王聲今何在(뿌와왕성 금하재)
電光流年散若煙(전광류년 산약연)

‘부와왕(王)’의 그 소리, 지금은 어디에 있나?

번개처럼 흐른 세월, 연기처럼 흩어졌네.

欲問當時豪興事(욕문당시 호흥사)
只餘長嘆向霜天(지여장탄 향상천)

그때의 호기로운 흥취가 무엇이었냐고 묻고 싶지만,
남는 건 서리 낀 하늘을 향한 긴 한숨뿐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