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거의 먹지 않았다.


이슬람처럼 종교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었지만


인식상 어느정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듯 하다.


고기덕후인 세종대왕이 돼지고기 함 먹어보고 싶다고 하니까


신하들이 놀라며 조선사람은 돼지고기 먹는거 아니라고 말렸다.


박제가의 기록에는 조선사람들은 돼지고기 먹으면 큰일 나는줄 아는데 


중국인들은 잘만 쳐먹으니 우리도 먹는 버릇 들여보자 라는 주장을 한다.


아무래도 농경 몰빵 국가에서 돼지는 비효율적인 가축이라 키우질 않다보니


이질적인 가축으로 여겨져 사람들이 잘 먹질 않고 기피까지 하는 문화가 있던듯 하다. 


고고학적으로 한반도는 돼지축사도 거의 출토되지 않고 토종돼지의 경우


품종개량 흔적도 없는걸로 봐서 진짜 돼지라는걸 거의 안먹은게 확실하다.


근대 들어 일제때도 서민들 사이에 설렁탕 등 소고기가 엄청난 인기였고 


돼지고기 요리는 여전히 마이너 문화였으나 일본에서 건너온 문화인 양식집의 돈까스로 인해 


어느정도 돼지를 먹게 된다. 우리가 고기후진국이라고 여긴 일본에 의해 돼지고기를 먹기 시작


했으니 일종의 아이러니. 하지만 역시 이때까지도 엄연히 드문 문화였고 전국적 보편화는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돼지고기가 본격적으로 보편화 된건 한참 뒤인 박정희 정권때 양돈사업이 성장하면서 부터다. 


요크셔 같은 식용 돼지 품종이 들어온 것도 그때 부터다. 


그리고 70년대에 광부들 사이에서 돼지고기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다.


광부 일이 끝나고 돼지고기로 목구멍을 청소한다는 식의 미신 비슷한 풍조가 퍼졌고 


돼지고기구이 문화가 슬슬 전국적으로 퍼진다.


70, 80년대에는 목살이 선호부위였다. 비계가 적고 살코기 위주라 오히려 같은 무게의 


삼겹살보다 이득보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90년대들어서는 삼겹살이 


더 선호된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살코기의 이득 보다는 비계의 고소함을 즐기게 됐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덕분에 현재 한국 돼지고기 문화의 대명사는 삼겹살이 되었다. 


등장한지 50년도 되지 않았는데 한국의 대표적인 식문화 중 하나가 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