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오마카세이자 여러 북한 요리를 내놓고 있는 리북방.

예전부터 한번쯤 가고싶었는데

마침 금요일 휴가를 쓸일이 생긴 김에 예약하고 가게 됨

술 주문이 필수인 매장이라

이전부터 마시고싶었던 문배술 주문

증류주다운 깔끔한 맛이 이날 메뉴와 딱 맞았음

가장 처음으로 나온 것은 순대를 끓인 물인 술국.

순대국밥집에서 다대기 치기 전 순대국밥 국물같은 맛이 났는데

거기에 더해 뒷말이 살살 아리는 매운맛 비슷한 게 있는게 해장하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하긴 그러니까 술국이겠지

다음으로 나온 육회.

북한에서는 신기하게도 수박과 육회를 같이 먹는다고 함

그래서 같은 크기로 잘려져있는 수박과 육회가 있고

완두콩 순 함께 위에는 사골로 만든 하얀 소스, 고추장으로 만든 진녹색 소스가 뿌려져있었음

수박 육회를 같이 먹는다는게 너무나도 생소해서 맛있을까 의문이었는데 첫입 먹자마자 육회의 고소함과 수박의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잘 어우러져서 신기했음

당도가 낮은 물기있는 수박을 쓴것도 아님 수박만 따로 먹으면 분명히 달달한데 육회랑 같이 씹으면 그런 맛이 안남

또 맨 밑에는 메밀로 만든 두부가 있었는데

이게 진짜 완전 신기함 평소에 먹는 두부같은 물컹한 콩냄새나는 식감이 아니라 메밀향 나는 안 달은 치즈케이크같은 밀도임

다음으로 나온 편육

북한에서는 고기와 해산물을 같이 먹는 문화가 발달해있다고 함

그런 의미에서 편육을 조개모양으로 잘라낸다음 위에 명란을 올린 거라고

옆에 샐러드는 깻잎하고 제철 봄 채소들 순에 유자고추장을 뿌린 것

의외로 편육이랑 명란젓 조합이 짭조름하면서도 서로 섞이는게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내가 평소에 깻잎 냄새를 싫어해서 잘 안먹는데 여기서 나온 깻잎은 새순이라 그런지 아님 유자고추장 소스가 좋아서 그런지 냄새도 나지 않고 맛있고 좋았음

다음 순서 진행하기전에 이따가 먹을 순대 때깔 보여줌

캬~

쉐프 어머님이 담가주신 이북식 김치

딱 쉬기 직전의 매콤하면서도 강렬한 신맛이 인상깊었음

이게 조금만 발효가 더 진행되면 불쾌할법도한데 딱 그 직전에 잘 잡은 느낌

다음은 온면

사골 국수랑 송이버섯으로 낸 감칠맛 가득한 국물에

밀가루 맛이 전면에 나오는 면 조합이 아주 좋았음

다음 원산식 물회

원산은 항구마을이기도 하지만 뒤에 마식령 산맥이 있기도 해서

해산물과 강에서 나오는 물고기, 산에서 나오는 나물 등을 모두 같이 먹는 문화가 있다고 함

그래서 숭어 + 봄채소 + 딸기 + 진달래와 배로 만든 식초 드레싱 + 식용 꽃으로 그런 문화를 표현해보고자 했다고

식초에서 나오는 산미랑 봄채소의 쓴맛이 숭어랑은 딱히 맞진 않는거 같음 숭어가 너무 맛있어서 단독으로 안 나온게 아쉬움

그래도 문화를 한 그릇 안에 재현한 게 인상깊음

다음 가지찜

어느지역에서 온 탈북자라도 가지찜에 대한 추억은 다 가지고 있다고 함

가지 위에 된장과 소고기, 표고버섯을 이용해 만든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음

난 원래 가지를 안 먹는데...

이 요리는 된장냄새가 너무 먹음직해서 일단 한입이라는 생각으로 한번 먹어봤다가

된장의 짠맛, 감칠맛이 가지의 역거운 물컹함을 잘 잡아줘서 다 먹었음 (그래도 계속 씹다보니 가지의 물컹한 맛만 남아서 좀 거시기하긴 했음)

자기 의지로 가지 먹어본건 처음인듯... 그만큼 맛있었음

다음 본격적으로 순대 나오기 시작

그릇에는 오른쪽부터 새우오젓, 말돈 소금, 막된장, 씨된장을 준비해주셨는데

나오는 순서대로 오른쪽으로 찍어먹으면 된다고 안내함

맨처음 나온건 피순대

선지 비율이 15%고 너무 피맛이 나지 않게 야채를 많이 썼다고 안내해주심

15%라서 그런지 피맛이 그렇게 강하지 나지 않는건 아쉬웠지만

새우젓이랑 같이 먹으니까 적절한 짠맛이 더해져서 아주 각별했음

다음 어...이름 까먹었다.

아무튼 계란하고 야채를 많이 사용한 순대임

한입 씹으니까 감기걸릴때 먹는 계란죽을 먹는 기분이었음

아주 부들부들하고 여기에도 말돈 소금이 잘 어울렸음

다음 아바이순대

전형먹인 순대 맛을 극한까지 올린 느낌

사진이 좀 작아보이게 찍혔는데 한입에 먹기는 부담스러울 정도임

다음 순대는 준비 전에 토치로 구워주심

이것도 이름은 까먹었는데

원래 북한에서는 거위로 만드는 순대지만

아무래도 수급에 문제가 있어서 오리로 만든 순대였음

오리고기라 기름기가 많을줄알았는데 의외로 딱 적당하고 담백했음 토치로 구워 따뜻한 맛이 더해진것도 플러스

다음으로는 울릉도 옥수수가 더해진 밥이랑 한우 사골국

이게 밥이 진짜 말도안되게 맛있음

딱 한국인이 좋아하는 그 흰쌀밥 맛 + 딱 절묘한 소금간 + 두툼하게 터지는 조그마한 옥수수 맛에 나도모르게 허겁지겁 먹게 됨

거기에 편육까지

편육은 큰 덩어리를 연잎으로 감싸서 찐 후 바로 잘라서 주는데

살코기만 달라고 할 수도 있음

여기 소금은 말돈 소금이 아니라 해조류를 말려서 만든 북한식 소금

나물들도 각자 알맞은 간이 따로따로 되어있어서 먹을때마다 맛이 바뀌는게 아주 좋았음, 각자 뭐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

맨 밑은 확실하게 들깨 뿌린 숙주나물임

밥이랑 같이 그냥 파악 뚝딱 먹어버림

귀염둥이 물개 받침 위에 오묘한 모양의 나무 젓가락

오묘한 모양 하니 음식들 나오는 도자기들 하나하나 디자인이 특이하면서도 개성있는 점이 좋았음

따로따로 모은건지 아님 다 똑같은 브랜드 / 사람이 제작한 거냐고 물어보는걸 깜짝했네

마지막으로 콩과 두유를 사용해서 만든 담백한 아이스크림과

현장에서 바로 뽑아주는 쑥 앙금

아이스크림의 담백한 콩맛과 달달한 쑥 앙금 조화가 진짜 훌륭함

입가심으로 완벽한 후식이었음

미슐랭에서 소개는 되고 있는데 별은 없음

솔직히 무식한 백인새끼들이 한국의 맛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밖에 생각이 안됨

별 하나는 무조건 있어야 하는 식당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