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블록을 쌓아서 만든 구조물. 처음엔 가지런히 정렬된 직육면체 형태지만 시간이 흐르면 중간중간 구조물이 비어있기도 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불안정하지만 어쨌든 기둥형태 자체는 유지되잖음? 배를 타면서 느꼈던 함정의 상태는 그런 엉성한 젠가 같았음.


처음 진수됐을때 상태는 최상임. 근데 소금 범벅인 바닷물에 절여지고 동급함과 교대할때까지 부품에 무리를 하다보면 점점 맛이 가기 시작함. 예를 들어서 발전기가 함정에 3개 있다고 하면 1개 정도는 작동 불능상태가 됨. 그러면 나머지 2개로 어떻게든 굴리는거고, 다른 장치 부품들도 오랫동안 작동하다보니 마모되고 소모됨. 소나돔이 찢어지기도 하고 유도탄 조사기(미사일 조준기)나 레이더가 먹통이 되기도 함. 사소하게는 배수구가 막히거나 일부 출입문이 안 닫히기도 하지. 근데 다음 함정과 교대하기 전까진 어떻게든 굴려야 됨. 

그렇게 작전기간을 채워서 입항하고 수리해도 문제가 해결된건 아님. 어떤건 해외수입 부품이라 몇달 뒤에나 재고가 들어오기도 하고, 재수없으면 회사가 폐업돼서 단종되기도 함. 운좋게 모든 부품이 있어도 정비를 맡은 보수직별이나 군무원들 인원은 제한되어있어서 수리 필요한 곳이 10곳인데 실제로 고치는 곳은 3~5곳에 불과하기도 하고, 수리에 필요한 시간은 10일인데 입항 시간은 7일 밖에 안돼서 고치다만 상태에서 다음 출항 들어가기도 함.

그렇다고 "작전 안해 배째"를 할수도 없으니 그냥 80%만 수리된 상태에서 임무에 투입되는 상황이 자주 있었음.


가장 비슷한 사례가 변기는 넘치지만 어쨌든 작동은 하니 전쟁에 투입됐던 제럴드 포드 항모. 경험상 완벽한 상태에서 작동되는 군함은 거의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