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자폭 드론, 혹은 USV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본격적으로 떠오른 무기이다.
어뢰보다 저렴하고, 잠수정보다 민첩하며, 미사일보다 탐지가 어렵다는 특징 덕에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참고로 원래 Unmanned sea vehicle의 약어인 USV는 정말 말 그대로 무인 수상 드론 전체를 통칭하지만
여기서는 특별히 명시하지 않는 이상 전통적인 수상 "자폭" 드론을 지칭하는 데만 사용했다.
1) 우크라이나에서의 수상 드론
현재 이 분야의 개척자인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USV는 크게 두 종류이다.
시 베이비(Sea baby)와 마구라 시리즈(Magura)가 그것인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가 USV로 거둔 전과 대부분이 저 둘로부터 나왔다.
둘다 USV지만 차이점이라면
시 베이비는 한계중량이 넉넉한 대신 둔해서 주로 항구에 정박한 표적 상대로 사용되며,
마구라는 반대로 위력은 약하지만 민첩해서 기동중인 표적 상대로 사용된다.
이들이 거둔 전과를 표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날짜 | 장소 | 함급/함명 | 결과 |
| 2023년 7월 17일 | 케르치 해협 | 크림 대교 교각 | 크림 대교 부분적 붕괴 |
| 2023년 8월 4일 | 노보로시스크 해군 기지 | 로푸카급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니크 | 손상 |
| 2023년 9월 14일 | 세바스토폴 해군 기지 | 보라급 초계함 사뭄 | 손상? |
| 2023년 10월 11일 | 세바스토폴 근해 | 바실리 비코프급 경비함 파벨 데르바젠 | 손상? |
| 2023년 11월 | Chornomorske 해군 기지 | 세르나급, 온다트라급 상륙정 각 1척 | 격침 |
| 2024년 1월 | 세바스토폴 해군 기지 | 스텐카급 고속정 타란툴 | 격침? |
| 2024년 2월 1일 | Donuzlav 호수 | 타란툴-III급 이바노베츠 | 격침 |
| 2024년 2월 14일 | 알루프카 근해 | 로푸카급 상륙함 체사르 쿠니코프 | 격침 |
| 2024년 3월 5일 | 케르치 해협 근해 | 바실리 비코프급 경비함 세르게이 코토프 | 격침 |
| 2024년 8월 10일 | Chornomorske 해군 기지 | KS-701급 고속 강습정 1척 | 격침 |
| 2025년 12월 | 노보로시스크 해군 기지 | 킬로급 잠수함 콜피노 | 손상# |
** 수중드론에 의한 전과는 #를 첨부
**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공격 사례는 ?를 첨부
보다시피 전과가 꽤 화려하다.
2) 수상드론의 장점
흔히 USV의 장점이라면 크게 세 가지가 나열된다.
일단은 작은 크기이다.
위에서 사람과 비교한 크기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USV의 크기는 약 5.5m(V5)에서 6m(Sea baby)로 매우 작다.
헌데 해상에서는 파도와 물살의 존재 때문에 저렇게 작은 물체가 수면에 딱 붙어서 오면 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두 번째로 꼽히는 장점은 단연 가격이다.
USV의 대당 가격은 각종 장비 가격을 포함해서 계산하더라도 척당 22만 달러-25만 달러 선이다.
싸면 2만 달러, 비싸봐야 5만 달러에 불과한 샤헤드-136과 비교하면 "이게 뭐야" 싶겠지만
전문적인 대함미사일들과 비교하면 말이 달라진다.
모스크바 잡는데 2발 소모한 R-360 넵튠 미사일의 가격이 발당 130만 달러이고
베스트셀러 하푼 미사일은 발당 140만 달러이다(block II)
게다가 예로부터 군함은 무척이나 비싼 장비인데다가 뭣보다 손실을 대체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단적인 예시로 마구라 V5가 격침시킨 바실리 비코프급의 경우
완공하는데 6년이 걸렸으며
척당 가격이 약 6,500만 달러이다.https://english.nv.ua/nation/info-on-one-of-russia-s-most-modern-warships-sergei-kotov-50398532.html
참고로 얘는 뭐 대단한 배도 아니고 그냥 일개 연안순찰용 경비함임에도 저렇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요소는 바로 확장성이다.
원래 전통적인 USV의 공격 방식은 무식하게 가서 자폭하는 것이다.
허나 우크라이나군은 이러한 USV를 개량하여 다양하게 활용한 바 있다.
원래 이렇게 작은 USV나 고속정, 어뢰정의 제일 큰 적은 바로 헬리콥터이다.
고도 우위 + 출중한 무장 + 호버링 기능까지.
USV가 싫어하는 요소는 다 갖추고 있다.
한때 해상전의 혁명이니 뭐니 하던 미사일고속정이 죄다 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군이 개발한 것이 바로 공대공 미사일 혹은 무인기관총을 장착한 USV다.
처음에는 생김새가 조잡해 조롱받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러한 방공 USV를 활용해 지금까지 Mi-8 헬리콥터 2기 격추, 1기 손상이라는 전과를 올렸다.
게다가 2025년 5월에는 마구라 V7(V5의 개량형)에 시드래곤 미사일(R-73의 개량형)을 장착한 뒤
무려 러시아 해군 항공대 Su-30K 2기를 격추시키는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기도 했다.
일개 USV가 비행 중인 고정익기를 잡은 것이다.
또다른 활용법은 바로 더 작은 UAV 드론의 모선 역할을 하는 것이다.
FPV를 포함한 모든 UAV 계열 드론의 제일 큰 약점이라면 바로 짧은 사거리와 비행거리인데
우크라이나는 이를 역이용해 USV에 UAV를 실은 다음
적 본진 코앞에서 내려놓는 방식을 썼다.
스파이더 웹 작전의 응용이라 보면 될 듯 하다.
대표적으로 2025년 7월에 러시아군의 Nebo-M 레이더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졌는데
이때 사용된 UAV가 USV에서 발진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아쉽게도 해당 공격에 대한 피해는 자세히 집계되지 않았고
실패했을 가능성도 높지만
중요한 건 UAV의 투발 방식으로서 USV가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보고 USV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3) 수상드론의 단점
먼저 위에서 우크라이나군의 USV가 거둔 전과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장소"이다.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전과는 해군 기지에서 정박한 함선 상대로 이루어졌다.
전부가 그런 건 아니지만, 그 예외조차 모두 호수나 근해 등 연안에 한정된 면이 있다.
이는 사실 당연한 현상이다.
USV의 크기가 작다 = 풍랑에 취약하다 = 원양에서 운용하기 어렵다라는 공식이 나온다.
당장 몇십미터는 되는 고속정도 연안으로만 활동범위가 한정되는데
저렇게 작은 USV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기에 활동 범위가 제한되는 것이다.
실제로 위 링크를 보면 아드미랄 마카로프 공격 당시
2차 공격에 동원된 USV가 거친 파도로 인해 명중에 실패했다는 언급이 등장한다.
또한 USV가 격침시킨 함정의 종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중 바실리 비코프급을 제외하면
최신식 레이더 및 탐지 시스템을 장착하지 않은 함선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사뭄과 콜피노는 정박 상태에서 손상되었으므로 예외)
즉 USV의 전과는 대부분 탐지 시스템이 열악한 구형 함선들 상대로 거둔 전과임을 알 수 있다.
전쟁에서 부얀 M급,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급, 슬라바급 등 제대로 된 탐지 시스템을 갖춘 신형 함선들이 당한 사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들의 경우, 격침/손상 원인은 모두 USV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는 스톰 쉐도우, 넵튠, UAV 역시 적극적으로 사용하니까.
게다가 흔히 간과되는 또 다른 사실은 바로
정박 중이지 않던 함선들의 상당수는 단독 항해중이었다는 사실이다.
로푸카급 2척이 그랬고 바실리 비코프급, 타란툴-III급 또한 격침 시점에서 타 함정과 동행 중인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저기에 제대로 된 호위가 붙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 정도는 충분히 해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다양무쌍한 날씨를 자랑하는 먼바다에서,
최신식 레이더와 탐지 시스템, 무장을 갖추고
군집 대형으로 항해하는 군함을 상대로도 USV가 효과적일까?
무엇보다 가격의 역설 또한 살펴보아야 한다.
전에 누군가가 샤헤드가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무기체계라고 짚은 바 있었다.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4721918
발당 가격은 저렴해도 저런걸 수백 발씩 쏴대야 성과가 나오니 결과적으로는 일반 무기체계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었다.
대량생산이 용이하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가성비가 좋냐면 그건 아니라는 것.
USV도 동일하다.
https://youtu.be/boc3JyjqZf4?si=ZViRjPZcMPFQ4ytl
이 링크로 들어가서 바실리 비코프급 세르게이 코토프의 격침 영상을 보자.
영상으로 보면 마구라 V5 여러 척이 최소 2-3번 연속으로 공격을 가했고
그 뒤에야 코토프가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술 더 떠서 래퍼 링크에서는 해당 공격에 마구라 V5가 총 5대 동원되었다고 나온다.
즉 이는 USV 하나만 가지고는 손상은 몰라도 격침까지 이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우크라이나가 인지한다는 점이다.
유폭이라는 대박이 나면 몰라도.
아까 USV의 가격이 22만 5천-25만 달러라 하지 않았는가?
간단히 23만으로 잡고 한 번 공격당 격침에 필요한 5척만 보낸다 가정해도
115만 달러가 깨짐을 알 수 있다.
대함미사일이 발당 150만 달러라고 한 부분이 기억나는가?
여기에 기타 요소를 고려해 공격당 예비를 추가로 보내면 가격은 증가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보낸 드론이 모조리 요격당해 돈을 허공에 날리는 일도 많이 벌어진다.
저렇게 당한 코토프만 하더라도 이전에 3척의 USV에게 공격당했으나 모두 방어해낸 전적이 있다.
게다가 모든 무인 체계의 적이나 다름없는 전자전 또한 문제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USV 상대로 전자전을 게시, 저렇게 몇 척을 해변에 좌초시킨 바 있다.
물론 대드론용 전자전 체계를 갖추는 건 상대로서도 부담이지만
반대로 저런 전자전 대응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 역시 그만큼 USV의 가격 증가에 공헌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하튼 이걸 막으려면 USV도 결국 개량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럴수록 척당 비용은 비싸지고 대함미사일 대비 가격 우위는 사라져 간다.
오히려 이는 샤헤드보다도 불리한 조건인데 적어도 샤헤드는 시설 등 고정 표적용 상대로 많이 쓰이기에 전 마지막까지 유도할 필요가 없다.
반면 USV가 기동 중인 표적을 상대로 쓰이려면 최후 단계까지 유도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전자전에 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저런 장비를 운용할 인원들을 교육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비용,
전용 생산 라인을 새로 마련하는 수고까지 합친다면
과연 전통적인 대함미사일을 밀어내고 USV가 해전의 주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생긴다.
여기까지의 래퍼
https://cmuplr.org/2026/02/05/lessons-from-ukraines-naval-drones/
4) 그렇다면 USV는 어디에 쓰일까
이 아래부터는 래퍼가 없거나 적은 일개 군갤러의 주장이니
귀찮다면 5의 결론으로 내려도 무방하다.
본인은 USV가 활약할 미래 전장은
바다가 아닌 항구라고 생각한다.
항구는 여러모로 USV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1) 각종 시설물로 인한 노이즈가 레이더 탐지를 방해
2) 수시로 입출항하는 선박들을 뒤따라 침투 가능
3) USV의 제일 큰 단점인 거친 기상조건의 부재
4) 함선들이 이동중이지 않기에 공격 용이
https://www.kais99.org/jkais/journal/Vol25no03/Vol25no03p62.pdf
참고로 이 링크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및 주요국가에서 운용중인 항만감시체계는
1) 정찰자산으로 탐지
2) 항공기, 수상함 투입하여 요격
이다.
주요국에서 사용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검증된 전통적인 방법이긴 한데,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바로 1과 2 사이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특히 USV는 자폭병기라는 특성상 반잠수정, 잠수정과 다르게 지체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핵심이다.
참고로 논문에서는 따라서 위성과 실시간 연동되는 지상기반 중어뢰 발사 시스템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위성에서 탐지하는 즉시 대기중인 어뢰가 발사된다는 소리.
물론 전문가분이 쓴 글이니 반잠수정이나 잠수함이 항구내로 침투하는 일반적인 방어 상황에서는 적합하겠으나
소형 USV에게 있어서는 효과적인 대응책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이렇게 공중기반 UAV와 해상기반 USV를 상시 띄워놓고
감시자산에서 신호 들어오는 순간 바로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해군은 이미 공중에는 Mi-8 같은 거 투입한 다음
해상에는 고속정 여러 척과 바실리 비코프급 같은 경비함 하나 띄워서 항구 순찰하는 방식으로 USV에 대응하고 있다.
무인화가 안 되어 있다는 게 흠이지만.
다만 저것들을 상시 가동시키는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테니
주요 군항에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염가형 대책으로는
탐지자산에 가벼운 무장 탑재한 비행선 하나 장시간 체공시킨 다음
USV 탐지 즉시 대응하는 것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실제로 미 해군이 연안에서 유보트 순찰할 때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고.
본인이 비행선을 꺼내드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장시간 체공이 가능하기에 좀 더 넓은 구역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문제가 없어서 체공시간이 UAV보다 압도적으로 길며
공중에 떠 있기에 지상 감시체계보다 USV 탐지에 용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고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까.
무엇보다 탐지 즉시 요격에 나선다는 점에서 탐지-요격 사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문제라면 비행선이 악천후에 취약하다는 점인데
악천후 시에는 USV도 운용이 어렵기에 해당 단점은 부분적으로 상쇄될 것이다.
또한 저런 비행형 기구가 방공체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데
절충형 대책이라면, 항만 외곽에 저런 걸 도배하고
항구 내부에는 전통적인 감시 자산에 아군 순찰 USV를 교대로 계속 순찰시키는 것 정도를 떠올릴 수 있겠다.
물론 여기에 보완점도 필요하다.
전자전 체계는 물론이오
우크라이나군이 2025년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수중 USV를 사용하기 시작했기에 소나 및 수중청음까지 고려해야 한다.
또한 입출항 시에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항구 내로 드나드는 선박들 바로 뒤에 은폐한 다음 침투하는 USV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공상의 영역이지만
심하면 흡착기뢰처럼 아예 선박에 밀착해서 침투한 뒤 분리, 항구 내에서 자폭하는 USV가 개발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5) 결론
세줄요약
1) USV는 저렴하고 작으며 확장성이 좋아서 향후 미래가 기대되는 분야이다
2) 그러나 운용 지역 제한, 가격 증가, 위력의 한계로 특수작전 이상의 분야로 확장되기는 어려우며 해전의 주류가 되기는 어려울 듯 하다.
3) 다만 확장성 자체가 워낙 무궁무진한데다가 기존 해상 병기와는 큰 차이가 있으므로 적절한 대응책이 반드시 확립되어야 한다.
반박이나 잘못 쓴 거 있으면 댓글로 지적 부탁.
특히 이쪽 분야 관련해서 현직에 계신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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