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가 들어서고 삼번의 난을 진압하기까지 북쪽에서 말썽이 안터졌는데 결국 갈단이라는 라이벌이 등장하면서 강희제는 피똥싸는 원정을 감행하게 됨.
황제도 하루 두 끼 먹고, 이러다 말라죽는거 아니냐 하는 걱정을 해야했을 정도로 고달픈 경험을 했는데 어찌저찌 원정이 성공하긴 했다.
이후에 두고두고 나 때는 말이야...하고 손주들에게 이 때 얘기를 꺼냈을 정도로 자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 이 사람의 비범함은 이 이후에 나온다.
원정 나가서 보급으로 고생을 한 게 강희제 한 명이 아니고 한나라 한무제때부터 기천년을 고생한 문젠데 영락제까지 해결책이라고는 더 많은 인원과, 더 많은 보급밖에는 생각해내지 못했어. 그렇게 물자와 인력 꼬라박고는 일시적 승리. 그후 다시 말박이 봉기.
그런데 강희제는 성공까지 했으니 자신의 위대함으로 끝낼 수 있었는데도 냉철하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마련해냈다. 더 많은 보급과 더 많은 인원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초원에서 물자와 인력은 사라지고 종국에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죽을거다.
답은 베이스캠프를 초원 입구에 쫙 깔아놓는다. 사실 초원 오아시스 지대에 사람 뿌려놓아봐야 그 시절 기술력으로는 경제성을 맞출 수 없어. 그래서 자린고비 옹정제가 이거 엄청 싫어했다. 그렇게 롤백했다가 옹정제는 준가르한테 쓴맛을 보게되지.
아무튼 강희제는 중국을 먹은 이후 획득한 행정력과 재력을 십분 발휘해서 경제성 좆박아도 사람뿌리고 돈들여서 농경지 개쳑하고 유목민과 교역하고 이 걸 꾸준히 함. 언제까지? 죽을 때 까지.
신기한게 이걸 계속하다보니 인구가 늘어나고 각 거점도시별로 교역망이 생성되고 식량이 생산되고, 어느 순간 적자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는거야. 특히 교역망이 생성되고 식량자급이 되는 순간부터 말박이들은 좆되기 시작함.
그 동안 초원 원정의 문제가 아무 것도 없는 곳이다보니 식수부터 먹을거, 입을 거, 쓸 거 다 가져가야 하다보니 물자 옮기다 병사들이 전부 다 퍼졌는데 이제는 군사들만 소집해서 변경거점으로 이동시키면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교역망이 작동한다.
각 거점도시별로 남는 물자를 선별해서 병력집결지로 죄다 가져 옴. 그럼 병사들은 단촐하게 자기 무장만 챙기면 되는거지. 오만 잡동사니 신경쓸필요없이 싸울 것만 생각하면 됨.
초원 깊숙이 원정나가도 전쟁상인들이 보급물자 전부 가져다주고. 활동반경은 줄어드는데, 청군들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더 많은 숫자가, 더 깊숙한 영역까지 더 오랜기간 작전하고 돌아감. 그렇게 유목민들은 결국 점점 밀려나다가 어느순간 말라죽게 생김.
그리고 교역망이 생겼다고 했지? 살기 팍팍한 유목민들이 별 쓸모도 없는 잡동사니 들고오면 손해 봐가면서 다 사줌.
그러다보니 유목민들이 때 되면 와서 물건 팔고 필요한거 사면서 경제적으로 종속되고 나중에 변경총독이 황제에게 올리는 보고서에 가지고 오면 손해 보더라도 다 사주니까 온갖 놈들이 다 몰려와서, 쓸모도 없는 건포도, 염화암모늄, 바싹마른 가축 같은거 사달라고 찡찡거린다,
한 번 사주고 두 번 사주니까 이제는 매년 오려고한다 사정사정함. 동시에 가축들도 쉬면서 살찌우라고 초지도 제공하고, 물도 제공하고. 황제폐하 은덕으로 살아남았다고 감사드리고, 굽신굽신 함. 예전에는 필요한 거 있으면 기습해서 털어가던 애들이 이렇게 바뀜.
'물자가 부족하면 더 많은 물자를 들고가야 한다' 라는 패러다임을 '물자가 부족하면, 소모하는 거리를 줄여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게 배후지를 구축해야 한다'라는 패러다임으로 바꿈.
지금은 누구나 저게 정답이란 걸 알 수 있지만, 그 당시 모든 것이 백지였던 상황에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국가정책의 근간으로 삼아 수십년간 흔들림 없이 추진했다는 것만으로도 천고일제가 맞음.
저거 가능하게하려면 일단 나라 체급 + 행정력 + 교역망 지킬 기동대 필수라.. - dc App
그냥 주기적으로 가서 불지르고 성인들 다죽이면 편한데 왜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