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미 육군 미래 장거리 강습 항공기 (FLRAA) 사업 고찰: 미래 전장을 지배할 FLRAA 사업 배경과 경쟁기종 비교 분석(항공우주 매거진 제20권 제1호, 2026.02)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강영신 박사님이 항공우주 매거진에 투고하신 글입니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차세대 고속중형기동헬기(HSMUH) 사업과 관련하여 많은 의견을 내주시고 계신데, FLRAA 사업 결과가 나오면서 분석하신 내용이 항공우주 매거진에 올라와서 요약 정리해봤습니다. V-280은 MV-75 샤이엔 II라는 제식명이 부여되었으나, 원문에서 V-280으로 표기하고 있어서 그대로 옮겼습니다.


속도와 항속거리

V-280은 시속 305kt(약 564km/h) 이상의 속도를 시연하며 미 육군의 요구사항을 충족했다. 반면, Defiant는 순항속도 250kt(약 465km/h)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 비행에서 순항속도에 못 미치는 247kt(약 457km/h)까지만 도달할 수 있었다. 또한 V-280은 800해리(약 1481km)에 달하는 전투행동반경을 자랑한다. 이는 위험지역을 우회하거나, 태평양 지역과 같이 광활한 작전 구역을 감당해야 하는 미래 전장에서 필수적인 능력이다. Defiant의 전투행동반경은 효율이 26%이상 향상된 차세대 가스터빈 엔진(FATE)을 적용해야만 사업의 최소 요구도인 230해리(약 426km) 정도의 전투행동반경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UH-60의 전투행동반경인 600km보다도 짧은 수준이며, FLRAA 사업의 주요 목표인 "Long Range(장거리)" 요구성능을 퇴보시키는 수준이다.

산악지형 및 짧은 종심을 갖는 한반도의 특성상 V-280의 행동반경은 과도한 성능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기존 UH-60의 전투행동반경도 북한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북한의 촘촘한 방공망과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서해나 동해를 우회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장거리 작전능력이 필수적이다. 방어자 입장에서 적이 어느 방향에서 들이닥칠지 모른다면 대공방어 수단을 전 방위로 분산 배치시킬 수밖에 없으며, 공격자가 훨씬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기술 성숙도 및 검증

V-280은 2017년에 첫 비행에 성공하며 Defiant보다 2년 먼저 비행시험을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214시간 이상의 비행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자율 비행, 300kt 급강하 비행, 수직 비행에서 수평 비행으로의 부드러운 전환 등 다양한 비행 모드를 성공적으로 시연하였고, 모든 비행영역에서 조종특성 요구도인 Handling Qualities (HQ) Level 1을 획득하여 신뢰성을 입증했다. 반면, Defiant는 X-2 동력전달장치에 적용되었던 강체 허브의 확대 개발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동력장치 지상시험(PTSB: Propulsion Test System Bed) 시 발생한 베어링 편마모(bearing creeping) 문제로 인해서 비행시험 착수가 지연되었다. 이로 인해 FLRAA 기간 동안 총 비행시간이 약 60시간을 겨우 넘겨 V-280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강체 허브를 갖는 동축 반전 로터와 후방 추진 프로펠러를 결합하여 기존 헬기보다 훨씬 복잡한 동력전달장치를 채택함에 따라, 미 육군과 GAO는 기술 성숙도 및 개발 위험 요소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평가결과를 제시하였다.


유지보수 및 비용 효율성

성능만큼 중요한 항목이 유지보수와 운용 비용이다. V-280은 V-22와 달리 엔진은 고정된 채 로터만 틸팅되는 단순한 모듈형 설계를 채택했다. 이러한 설계는 정비 효율성을 극대화해서 기어박스나 로터 블레이드 같은 주요 부품을 현장에서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했고, 또한 기체 사이즈도 기존 격납고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컴팩트하게 설계될 수 있었다. 벨 사는 날개 중앙 기어박스가 필요 없는 직선형 날개 설계를 적용하여 V-22 대비 부품 사용량을 최대 90%까지 줄여 궁극적으로 유지보수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다. Defiant는 복잡한 변속기 및 구동계통으로 인해 특수 공구와 더 넓은 정비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콜스키가 제안한 Defiant의 기체가격은 V-280의 55% 정도로 저렴했지만, 미 육군과 GAO는 시콜스키의 가격 산정이 비현실적이며, 장기적인 운영 유지 비용을 고려하면 V-280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MOSA 아키텍처 충족 여부
미 육군은 FLRAA 사업에서 모듈형 개방 시스템 아키텍처(MOSA) 충족 여부를 매우 중요하게 판단했다. GAO 보고서에 따르면, 미 육군은 V-280이 이 MOSA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충족했다고 평가했지만, Defiant는 필요한 수준의 아키텍처 세부 사항을 제공하지 못해 '기술적으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Defiant의 동력전달장치는 엔진으로부터 주 로터와 푸셔 프롭까지 매우 복잡한 내부 기어장치로 맞물리며 연결된 설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모듈화로 구분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추후 성능이 향상된 엔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동력전달장치의 재설계가 필요하여 업그레이드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즉, Defiant의 동력전달장치가 갖는 복잡한 구조적 특징이 사실상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공개된 사진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Defiant의 객석은 기체 전방부에 배치된 것으로 보이며, 동체 중앙에는 대형 동력전달장치가 위치하고 있어, 후방 공간에 별도의 객석을 배치하는 데 구조적 제약이 발생한다. 이 경우 병력 출입이 전방 도어에 집중되어, 탑승인원 변화에 따른 무게중심(CG) 이동 범위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출입 구조는 병력 전개 효율 및 탑승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서 작전 운용 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Defiant의 동체 형상은 동력전달장치 배치의 영향으로 V-280과 비교하여 전면 단면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설계되었다. 이는 정면 피탄면적 증가 가능성과 함께 고속비행 시 항력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요구 동력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동

미국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서 동축반전 로터의 진동 문제가 직접적인 탈락 사유로 명시된 것은 아니나, 시콜스키의 동축반전 헬리콥터 기술은 고속 영역에서의 진동 특성 관리가 중요한 공학적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미 육군은 시콜스키 제안서가 일부 시스템 기능 할당 및 아키텍처 상세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적격(Unacceptable)’ 판정을 내렸으며, 제안서의 데이터 기반 입증과 통합 설계 구체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FLRAA 사업에서 시콜스키가 탈락한 이후 항공 전문 매체(Vertical Magazine)에서는 소형인 X-2 실증기 기술을 Defiant와 같은 대형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진동, 동력 전달 장치 복잡성, 구조 하중 관리 등이 핵심 공학적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Defiant는 이러한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해 탈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고속 비행 시 항력 저감을 위해 상하 로터 간격을 최소화하고 강체 허브(Rigid Hub)를 적용할 경우, 플래핑 힌지(Flapping Hinge)를 갖춘 일반 로터 시스템과 비교하여 진동 하중이 매우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전진 날개와 후진 날개 간 양력 차이에 의해 로터 회전 주기마다 비대칭 하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일 로터 헬리콥터는 이러한 비대칭 양력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대부분 플래핑 힌지를 적용하며, 강체 허브는 구조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일부 소형 기체에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소형 2인승 기술 실증기 X-2는 초기 비행 시험 단계에서 조종사가 비행 계기판을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진동이 조종석으로 유입되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동축반전 복합형 헬기는 고속 비행 시 발생하는 양력 비대칭을 상·하 로터 간에 분담하는 Lift-Offset 개념을 적용하여 좌/우 양력 균형을 이루는 방식이다. 이는 고속 성능 향상을 위한 공력적 해법이지만, 로터 간 상호작용과 비대칭 하중 특성으로 인해 고속 비행 시 극심한 진동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후 능동진동제어(AVC)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조종석 부근의 체감 진동은 일정 수준 완화되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기체 내부로 전달되는 진동을 저감하는 기술이며, 로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진동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후속 개발된 Raider 및 Defiant에서도 고속 영역에서의 로터 진동 특성은 주요 기술 관리 대상 중 하나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적인 고진동 환경은 동력 전달 장치와 인접 구조물에 반복적인 피로 하중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이는 장기 운용 단계에서 신뢰성 관리와 유지 보수 측면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음

또한, 동축반전 헬리콥터 시스템은 상부 로터 와류(vortex)가 하부 로터의 블레이드에 직접 충돌해서 BVI(Blade-Vortex Interaction)를 증가시키며, 기존의 단일 로터 헬리콥터 대비 BVI 영향이 현저히 증가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높은 소음 문제는 현재의 항공 기술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또한 후방에 달린 푸셔 프롭은 전진 비행 시 주 로터의 후류 간섭으로 인해 소음을 추가적으로 더 증폭시킬 수 있다. 회전날개의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로터 회전면의 좌우 비대칭 양력을 소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 로터를 전진 방향으로 틸트시키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속에서 V-22는 일반 헬기와 달리 BVI 성분이 감소하므로 소음 수준이 75% 더 낮다.


비행속도

동축반전 헬리콥터는 복엽기와 유사한 상하 로터 배치를 갖는다. 특히 고정 날개보다 항력이 훨씬 큰 회전날개를 복엽으로 배치한 Defiant는 고속 비행에 부적합한 형상이다. 즉, 순간적인 고속 비행은 가능할지 몰라도 지속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에서 수행된 FLRAA급 고속 수직이착륙 항공기에 대한 연구에서 각 항공기의 요구마력을 도출하였으며, 목표 중량이 30,000 lb급 설계이지만 동축반전 헬리콥터의 호버 요구마력이 더 큰 이유는 동일 탑재량을 싣고 동일 최대 속도를 만족시키기 위한 엔진과 동력 전달 장치, 탑재 연료의 무게가 훨씬 더 무겁기 때문이다. 또한 속도가 증가할수록 요구마력은 호버 상태보다 더 높아지며, 이로 인해 연료 소모율이 증가한다. 이에 반해 틸트로터는 고정익 순항 속도 250 kt에서도 호버 요구마력을 넘어서지 않는다. 순항 속도 250 kt에서 요구마력은 동축반전 복합형이 틸트로터에 비해 2배 이상 큰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복엽 로터의 단점을 확연히 보여준다.

이미 1930년대 고정익 항공기들은 고속 비행을 위해서 복엽 날개를 버리고 단엽기로 진화하였다. 당시 단엽기는 많은 일선 조종사들의 반대로 유럽의 항공 선진국에서조차 개발이 지지부진했다. 복엽기 대비 높은 실속 속도로 인해 이착륙 시 사고 위험이 높고, 활주 거리가 길어서 기존 활주로를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의 공중전 교리였던 고기동 선회전이 복엽기에 비해 불리하고, 고속 비행을 위해서는 높은 출력의 비싼 엔진이 필요했기 때문에 독일과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2차 대전이 발발했을 때 과반수 이상의 수적 주력이 복엽기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차세대 고속 기동헬기의 형상 결정 논쟁은 마치 2차 대전이 시작되기 전 유럽의 선진 항공 국가에서 논란이 되었던 단엽기와 복엽기의 논쟁이 재현된 듯하다. 이미 역사는 어떤 결정이 옳았는지 그 결과를 잘 보여주었다.


지적재산권 제한

시콜스키는 GAO 판결 이후 승산이 별로 없는 미 정부에 대한 공식 소송보다는 우리나라와 같은 해외 고객에게 접근하여 기술 이전을 내세우며 공동 개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시콜스키의 기술 이전 범위에는 미 육군 예산으로 개발한 Defiant나 Raider가 아닌 자체 연구로 개발한 소형 기술 시범기인 X-2 기술로 한정된다. 실제로 시콜스키는 NATO의 NGRC(Next Generation Rotorcraft Capability) 사업에 X-2 기반 동축반전 복합형 기술을 제안하였다. 즉, 시콜스키와 공동으로 동축반전 헬리콥터 시제기를 개발하려면 미 육군이 Defiant 개발에 투입한 예산과 같은 규모로 해당 국가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이후 체계 개발 비용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 미 육군의 개발비 지원으로 시콜스키가 개발한 Defiant의 기술을 이용해서 대외 수출 기종을 개발하는 경우 자칫 미 육군과 지적 재산권에 대한 소유권 분쟁 소지가 있으며, 막대한 개발 비용을 들이고도 기술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동축반전 복합형 기술은 X-2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관련 특허 및 실시권 구조가 시콜스키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기술 실시권에 대한 종속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틸트로터 기술은 1950년대부터 개발되었으며, 대부분의 핵심 기술은 공개된 정보이다. 또한 이미 많은 핵심 기술이 스마트 무인기 개발과 그 후속 과제들을 통해 국산화 개발 기반이 구축되어 있는 상태이다. 현재 차세대 도심 교통수단으로 대두되고 있는 민간용 AAM 항공기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 틸트로터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틸트로터 항공기는 민수용 수요로서도 각광받는 안전하고 검증된 기술이다. 이에 비해 매우 큰 소음과 진동 수준을 갖는 동축반전 헬리콥터는 민수용 수요가 거의 없다.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KA-32는 군용기를 민수용으로 개조한 기체이지만, 후속 기종 개발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소음이 크고 고속 비행 시 효율이 낮아서 산불 진화 등 몇몇 특수 목적을 제외하면 민수용으로 활용은 제약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틸트로터와 동축반전 헬리콥터의 기동성 비교

동축반전 헬리콥터의 대표적인 장점으로서 기동성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기동성의 정의는 얼마나 큰 힘으로 비행 상태를 빠르게 변경할 수 있는지를 판별하는 정량적 지표이며, 틸트로터는 일반 헬기와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조종력을 갖춘 회전익기이다. 틸트로터의 좌우 추력 차이를 이용한 롤축 조종력은 사이클릭을 사용해야 하는 일반 헬리콥터(동축반전 포함)보다 월등히 크다. Defiant의 기동성은 강체 허브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초기 반응은 약간 빠를 수 있지만, 지속적인 기동에서는 강력한 틸트로터의 조종력을 이길 수 없다. 실제로 V-22의 조종사들은 롤축 조종력이 다른 헬리콥터에 비해서 매우 빠르다는 평가를 많이 내린다고 한다.

피치축의 경우도 로터의 높이가 더 높고 수직 CG가 더 낮은 V-280이 무거운 동력 전달 장치로 인해 상대적인 CG가 위쪽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Defiant보다 더 큰 모멘트 길이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기동성을 저하시키는 항공기의 중량도 Defiant 쪽이 더 무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속 비행에서 Defiant는 푸셔(pusher) 프롭을 이용해서 추진력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고속에서의 로터 진동과 전진 로터의 팁 마하수 증가로 인해서 로터의 조종력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제약은 고속 비행에서 HQ Level 1을 만족시키기 어려우며, FLRAA 사업에서 모든 비행 영역의 HQ Level 1을 달성한 V-280과 달리 Defiant는 HQ 성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결론

미 육군의 FLRAA 사업 결과는 미래 전장에서 고속, 장거리 비행 능력의 중요성을 명백히 보여준다. 대한민국 국군의 미래 작전 환경, 특히 신속한 종심 기동과 넓은 해역 방어 능력을 고려할 때, 우리 군의 차세대 고속 기동 헬기 역시 틸트로터 형태가 되어야 한다. FLRAA 사업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동축반전 복합형인 Defiant가 큰 성능 차이로 패배했다는 것이다. UH-60 대비 두 배 더 빠르고, 두 배 더 멀리 날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에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경쟁자였던 V-280에 비해 Defiant는 격납고 내의 수평 점유 면적을 제외하면 그 어떤 성능 지표도 틸트로터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에 반해 V-280은 모든 성능 요구도를 상회하는 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하지만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FLRAA 사업의 결과를 무시하고, 시콜스키의 기술 이전을 받아서 동축반전 복합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콜스키의 기술 이전 범위는 1인승 기술 실증기인 X-2의 범위를 넘어설 수 없으며, 핵심 기술인 엔진이나 동력 전달 장치, 비행 제어 계통에 대한 기술 이전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설령 시콜스키의 기술 이전과 협조를 받아서 동축반전 복합형을 어렵게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많은 기술적인 장벽이 도사리고 있다. FLRAA 사업에서 시콜스키가 해결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고속에서의 진동과 소음, 항력 증가 등)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ps.고속중형기동헬기 사업은 현재 통합소요기획으로 사업 착수 준비 중인 단계고, 해외업체 기술협력을 통한 국내연구개발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최근에 KAI에서 벨사와 공동 협력 MOU를 체결한 것도 그 일환이고요. 다만 아직 틸트로터 항공기로 형상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