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생각하는거지만 한국군 개인장구류 체계에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이름'이 아닐까.

 

국군 개인장구류의 못된 관습중 하나가 이름 통일시켜놓고 그때그때 '구형' '신형'같은 애매한 분류만 앞에 붙여서 구분하는건데, 개인적으로 참 맘에 안 듬. 밀덕으로서 똑같은게 어떤때는 구형이고 어떨때는 신형 되는 애매한게 싫어서 그런게 아니라... 아래와 같은 생각(개똥철학?)을 갖고 있어서 말임.

 

사물에 붙은 이름은, 그것의 목적과 성격을 정의하기 마련. 어떤 목적을 위해,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거나, 무엇을 하기 위한 물건인지 알 수 있게 하지. 이름 속에서 기존의 유사 장비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장비라면 '왜 새로 만들어야 했는가'에 대한 개발 철학까지 배어나오게 되는데...

 

하지만 우리 군의 개인 장비들은 예나 지금이나 '구형 전투조끼' '신형 전투조끼' '구형 방탄헬멧' '신형 방탄헬멧' 같은 식의, 행정업무 진행자들만 좋은 속편한(?) 이름들 뿐이지.(다기능 방탄복에는 왜 구형 신형이 아닌 제 3의 표현이 들어갔는지 신기할 따름.) 미국 애들이 M-1956이니 M-1967같은 무미건조한 제식 번호 하나 붙이고 땡 치던 시절에 개인장비 국산화를 시작한 이래, 계속 그 시절의 관념에 젖어서 만들던게 그렇게 이어지고 있지 않나 싶지만, 그런 시절은 한참 전에 지났는데 말이여.

 

최근 육군이 보이는 개혁적인 행보중 하나인 개인장구류 개선사업에 '워리어 플랫폼'이라는 이름이 붙은데서 어느정도 이런 개념이 반영이 된 듯 하여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이번 기회에 이런 부분에서도 개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 제작자들의 이런 마음가짐에서부터 장비의 차이가 나지 않는가 싶어서 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