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대부분 히스토리채널의 "도그 파이팅"과 영문 위키, 그리고 거기에 레퍼로 걸린 다른 자료들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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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탠리 베타사(Stanley W. Vejtasa)는 1937년 미 해군에 입대하여 1939년에 조종사로 임관, SBD 던틀리스 폭격기 조종사가 되었습니다. 이 양반은 2차대전 발발 직후 태평양 전선에 투입되었으며 1942년에는 뉴기니아 전선에서 일본 해군 항공기 수송함에 직격탄을 꽂아 넣은 전과로 해군 십자장을 수여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산호해전이 벌어진 1942년 5월 7일, 다른 동료 조종사들과 함께 일본 경항모인 쇼호를 격침시키는 전과를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1942년 5월 8일, 호위기도 없이 동료들과 함께 비행중 여러대의 일본군 A6M 제로 전투기에 기습공격을 당하였습니다. 베타사는 적이 좌측 후방에서 강하하며 접근하는 것을 발견, 동료기들에게 좌측으로 급선회하라고 외쳤으나 일본군 조종사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는지 첫 공격에 4기의 SBD가 격추당했습니다.


베타사는 일단 첫 공격에서 최대한 좌선회를 당겨 자신을 공격해오던 제로를 오버슛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제로는 곧 선회를 시작하여 베타사의 SBD에 대한 재공격을 시도합니다. 베타사는 여기서 도망쳐봐야 승산이 없다고 판단, 똑같이 선회하여 서로 마주보는 헤드온 상황을 만듭니다. 하지만 SBD의 전방 무장은 2정의 Cal.50에 불과한 반면, A6M은 20mm 기관포가 2문 있었기에 정면에서 화력전을 펼치면 베타사가 불리하였습니다. 베타사는 정면 승부를 피하기 위해 살짝 기수를 돌렸고 두 항공기는 다시 교차합니다.


베타사는 다시 한번 제로를 향해 급선회를 실시합니다. SBD는 당연히 선회성능에서 제로에 뒤쳐지지만 급강하기 답게 높은 G에서 견딜 수 있었기에 조종사의 실력이 받쳐만 준다면 9G 이상의 기동도 가능했습니다. 제로는 맞선회 하지 않고 그대로 속도를 이용해 이탈해 나갔는데, 이는 동료기가 오길 기다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베타사는 이제 1:1로도 탈출을 장담 못할 상황에서 2:1로 싸워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합니다.


제로기들은 1기가 정면에서, 1기가 후면에서 집요하게 달려듭니다. 물론 SBD의 후방 기총좌에는 2문의 Cal.30이 달려 있었으나 SBD가 급선회중에는 후방사수 역시 높은 G를 받는 상황이므로 적기를 제대로 조준하기는 커녕, 기총을 치켜드는 것 조차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고작 2문의 Cal.30을 믿고 적기가 후방에 붙도록 유도했다가 재수 없게 제로의 20mm 기관포탄에라도 피격당하면 아무리 튼튼한 SBD라도 격추당할 판이었습니다. 결국 베타사는 어떻게든 혼자서 이 난관을 해쳐나가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베타사는 어떻게든 계속 SBD의 내구성을 믿고 높은 G 기동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제로기가 공격해오면 급선회로 회피하고, 그러면서도 정면에 제로가 마주쳐오면 20mm 기관포 사선을 피해가며 Cal.50으로 응사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절망적인 기동을 계속 이어나가는데, 어느새 또 한대의 제로가 달라 붙었습니다.


이제 3:1이라는, 누가 봐도 SBD의 격추가 눈앞인 상황에 처합니다.


하지만 베타사는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 회피기동을 계속 이어나갑니다. 제로보다 최대속도가 느린 SBD가 이 난관을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했고, 베타사는 그저 SBD의 내구성을 믿고 높은 G기동을 계속 이어나가며 일본 조종사들이 실수를 하기만을 빌었습니다. 10분이 넘는 난전속에서 베타사는 계속되는 높은 G로 체력도, 정신력도 고갈되어갔으나 일본군 조종사 중 하나가 먼저 실수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위 기동이 되려면 서로 적기 방향으로 선회해야 하는데, 제로가 반대 방향으로 선회를 시도했던 것입니다. 베타사는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제로기에 Cal.50 2문을 발사하였고 놀랍게도 A6M이 여기에 명중, 연기를 끌며 추락합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2대의 A6M이 계속 베타사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베타사는 또 다시 급선회를 지속하면서 제로들의 공격을 떨쳐냅니다. 이때 1기의 제로가 베타사보다 고고도에서 사격을 가한 뒤, 사격에 실패하자 다시 급상승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 제로 역시 에너지가 많이 남지 않은 상태였는지 베타사는 이 제로를 쫓아 같이 상승하였습니다. 물론 제로의 상승을 쫓아가기에는 SBD도 지속되는 선회 탓에 에너지를 많이 잃은 상황이었으나 아주 잠깐, 제로를 조준선 내에 가둘 수 있었습니다. 베타사는 기수를 치켜들어 실속 직전까지 기총사격을 계속가하였고, 제로는 기습공격을 예상치 못하였는지 그대로 불덩이가 되어 추락하였습니다. 베타사는 실속한 탓에 잠시 기체 통제를 잃었는데, 이 와중에 제로의 잔해가 하마터면 베타사의 SBD와 부딪힐 뻔 했습니다.


남은 일본군 제로 조종사는 이 어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었으나 SBD의 정면으로 공격을 가해왔습니다. 베타사는 이 SBD가 기총이 다 떨어져서 충돌공격을 해온다 생각하였으나 거리가 가까워오자 제로의 기총들이 불을 뿜었습니다. 베타사는 기관포 사격을 피해기 위해 급히 방향타 페달을 차서 왼쪽으로 미끄러지듯 기동을 하였으며, 이후 제로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고도를 높이며 롤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로가 의도하였는지, 의도치 않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결국 SBD와 제로가 충돌하였습니다. 허나 베타사의 SBD는 날개 바깥쪽 일부만 손상된 반면 제로는 꼬리쪽을 잃어서 그대로 추락하였습니다.


베타사는 가까스로 귀환하였고 이후 영웅이 되었습니다. 베타사의 상관은 그에게 전투기 조종사로 보직 변경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였고, 이후 베타사는 F4F 와일드캣으로 기종전환하여 CV-6 엔터프라이즈에 탑승합니다. 그리고 위의 치열한 공중전을 벌인지 5달 뒤인 1942년 10월 26일 산타 크루즈 해전 당시, 2대의 일본군 99식 D3A 함상폭격기와 5대의 97식 B5N 함상공격기를 격추시켜 하루 만에 7대의 적기를 격추하여 하루 만에 에이스가 된 것은 물론, 3번째 해군 십자장을 받게 됩니다.


베타사의 최종 격추 스코어는 10.25대로, 0.25대는 일본군의 97식 비행정 공동 격추로 얻은 것입니다.


이후 베타사는1943년에는 후방으로 돌려져 교관으로 근무하면서 더 이상의 추가 격추는 없었습니다. 교관 임무중에는 F4U 비행시험을 자처하여 이 '소위 제거기'를 타고 소위들이 안전하게 이착륙 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였고, 후에 주로 F4U 비행교관으로 근무합니다. 이후 한국전 당시 CV-9 에섹스에서 항공 장교로 근무하기도 하였고, 1960년대에는 탄약보급함인 AE-14 파이어드레이크(마운트 후드급)의 함장으로 근무하다가 1962년에는 CV-64 콘스텔레이션(키티호크급) 함장을 역임합니다. 이후 1970년에 최종 대령 계급으로 전역하였으나 전역 후에도 시험비행 조종사로도 근무, 은퇴 전에는 F-4 시험비행까지도 참여합니다.


이후 베타사는 98세까지 장수하며 살다가 2013년에 세상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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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사가 죽을 힘을 다 해 공중전을 벌일 때, 왠지 존재감이 없는 후방석 사수는 월터 쉰들러라는 이로 사실 군경력은 베타사보다 고참이었습니다. 1921년에 해군 사관학교를 입학, 1936년에는 이미 소해정 정장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이 양반이 어쩌다가 SBD의 후방사수석에 앉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못찾았는데, 여하간에 후방석에 포술장교(화기장교가 더 어울리는 번역일지도? 영문 명칭은 gunnery officer)로서 앉아서 베타사의 교전상황을 카메라로 촬영하였습니다. 이 영상은 베타사의 1:3 교전 상황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이후 해군 항공전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월터 쉰들러는 1945년에 다시 함장직으로 돌아가 클리브랜드급 경순양함인 토프카를 몰다가 종전을 맞이하였으며, 이후 미 해군 탄약/병기 연구소에서 지휘관으로 근무하기도 하였으며 나중에는 해군 중장으로까지 진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