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관계의 증명에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X라는 독립변수가 Y라는 종속변수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두 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이 드러나야 한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이 꼭 필요한 이유는 알아보고자 하는 두 변수 외의 기타 외생변수들이 개입할 경우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병월급과 초급간부 충원률을 데이터화해서 회귀분석을 돌리면 아마 유의미한 상관관계(인과관계가 아님에 주의)가 있다고 나올 확률은 높을 것이다


병월급이 인상된 것도 사실, 초급간부 지원자가 감소한 것도 사실이니까


그런데 다른 조건을 고려하면?


예를 들어, 병의 복무기간은 계속 단축되었고, 민간의 임금 상승률은 군인의 그것을 가뿐하게 추월하며, 3D 육체노동에 대한 선호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요즘 젊은이들이 간부 지원을 기피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병월급 200이 초급간부 부족을 야기했다는 결론은 이런 모든 변수를 최대한 통제해야만 비로소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진 나도 모른다


정말로 200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고, 200이 없었어도 다른 요인에 의해 어차피 그렇게 될 것이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를 함부로 속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