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란 책을 읽었는데

"키스 토마스"란 학자가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만들어졌던 메커니즘에 대해 무척 흥미로운 연구를 함

마녀사냥이 벌어진 주 원인은 "중세에서 근대로 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기독교적 자선 시스템의 붕괴"라는 거임


어떤 얘기냐면, 한 시골 마을에서 마녀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대략 이랬다는 거임

마을에 돌봐줄 사람 하나 없는 가난한 할머니 한 명이 살고 있다고 하자고.

중세 시대에는 의외로 마을의 교회에서 이런 할머니를 잘 보살펴주는 시스템이 나름 갖춰져 있었는데

근대 초기로 접어들면서 이런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거임. 


교회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할머니는 어쨌든 살아남아야 하니까 

이제는 이웃들에게 식량을 구걸하고 각종 살림살이나 도구 등을 빌려달라고 하게 됨.

처음 한두 번이야 이웃들도 따뜻하게 도와주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민폐가 되고 언제부턴가는

마을 사람들도 불쌍함과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도와주기를 거절할 수밖에 없게 됨.

그렇게 문전박대당한 할머니도, 원래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더라도 악에 받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욕을 하고 저주를 퍼부을 수 있음.


그리고 얼마 후, 우연히 마을 아이가 병에 걸리거나 가축들이 죽는다든지 하는 마을 흉사가 벌어짐.

그럼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는 사람은 뻔하잖음?

마을 사람들에게 저주를 퍼부었던 그 할머니.


이런 전개가 바로 마녀사냥의 광풍이었고, 마녀의 이미지가 마귀할멈이 된 이유였다는 거임.

자선을 거부해야 했던 사람들의 죄책감이 역으로 그 상대방 -

가난하고 늙고 힘없고 성격이 모난 할머니들을 악마로 몰아 제거하려 하게 된 거였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