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경상 좌수사가 바다 진영에 있을 때, 왜적들이 우리 경계를 지나갔다.


병선을 다스리고 수졸들을 선발하여 그 길을 끊고 그들을 쫓았다.





걸객(몰락 양반) 중에 경상도 수영에서 노닐던 자가 있었는데, 활을 끼고 화살을 지고 그 배에 오르니, 수사가 그를 저지하며 말하였다.


"전쟁은 흉한 일이오. 나 같은 자는 국가 일이어서 감히 그만 둘 수 없지만 객은 왜 이런 일을 하려 합니까?"


객이 말하였다.





"내가 젊었을 때 양쪽 귓가에 금관자를 붙이고 수사가 되는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내가 높은 공과 높은 계급으로 귓가에 쌍금관자를 붙이게 되는 것은 이번 일에 달렸습니다."


드디어 바다에서 왜적을 추격하다가 두 배가 서로 만났다. 객이 활을 당기고 뱃머리에 서서 적을 향하여 함성을 지르며 여러 배의 병졸들을 지휘했다.




갑자기 적선 중에서 푸른 연기가 살짝 일어나는 것이 보이고 대포소리가 따라서 났다.


철환 한 개가 객의 왼쪽 귓가로 들어가서 오른쪽 뒷가로 나와, 객이 마침내 물에 엎어져 죽었다.




이 일은 지금까지도 수영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출처 : 어우야담 제 2 권 종교편 몽(夢) 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