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그래서 진짜로 그걸 사서 써봤다고?미친놈이네 이거ㅋㅋ\"

한가한 오후의 휴게실에서 나는,입이 근질근질한걸 결국 참지못해 같은 부서 선배와 함께 담배를 입에물고 그날 퇴근후 있었던 소동이며 그 다음날 밤의 추억등등,
부부관계의 치부라고 할만한것들까지 서슴없이 쏟아냈다.입이 무거운 선배라서 다행이었다.

\"야,하..키키킥,으힉힉힉히익!킥킥킥...어우..으히킼킼 콜록,콜록...아..키키킼\"

\"아 웃지마요,난 나름 진지하게 털어놓은건데.\"

선배는 숨넘어갈듯 휴게실 탁자를 잡고는 미친듯이 웃어댔다.가는 실눈에서 눈물이 방울맺혀 흐를정도로 호탕하게 웃어제낀 선배는 그제서야 정색한 내표정을 의식하곤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이곤 윙크를 해 상황을 무마해보려했다.

\"그 뭐냐,요즘은 부부관계가 너무 밋밋하다 싶은애들도 그런거 한다더라.별로 이상할거 없어,흐흠..킥\"

말하고서도 웃긴지 선배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대며 킥킥거렸다.

\"아,참지말고 그냥 웃어요.차라리 그게 낫겠네..\"

\"그래도 되냐?\"

그걸또 물어보신다.

\"에라이 병신새끼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걸 제정신으로 물어봤어?아햨컄컄컄ㅋㅋㅋ하아,키킼ㅋㅋㅋㅋㅋ아이 미친새낔ㅋㅋㅋ\"

\"어이쿠,손이 미끄러졌네.\"

나는 손이 미끄러진척 내 라이터를 슬쩍 선배 얼굴에 던졌다.
\'딱\'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라이터가 이마에 명중한다.
뭔가를 느낀선배는 그쯤에서 멈추고 헛기침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마지막까지 킥킥거림은 멎지않았다.





\"위하여어-!\"

한창 달아오른 술자리의 열기는 고기가 익어가는 불판도 비할데없을정도로 뜨거웠다.
순식간에 빈소주병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고 마지막에 가선 테이블 하나를 가득 채웠다.

\"야,그러고보니 제수씨 경찰이라면서?이 근처 근무했나?\"

팀장님의 질문에 소주잔을 손에들고 기억을 더듬어본다.아마 맞았던것같은데,삼산 경찰서면...여기 맞네.
물론 술자리에서 그런얘기 꺼내는거 아니다.

\"키킥...경찰인데..큽..이힠힠힉..!\"

\"아니,이양반은 또 왜이래;\"

\"아니..ㅎㅎ웃기잖아,역할이 반대가 됬는데.\"

?!? 이아저씨가 지금 미쳤나,어디 남의집 침대의 비밀을..!

\"에헤이 에헤이,우리 선배님이 쪼오까 많이 취하셨구마.들어갑시다 슬슬\"

\"탕!\"

유리병이 거칠게 내리쳐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근원지에는 머리가 처지다 못해 목이 90°로 꺾인듯해보이는 팀장님이 계셨다.

\"무쉰 소릐야!!오늘,어!쌔끠드라,어!4차 끗느기줜까지 아무도 즤베 모까!엉!\"

하느님 시발.



— — —



\"아저씨이~여기서 주무시면 안되는데 왜이러세요\"

최악이다.최악.내 경찰인생3년만에 이렇게나 상냥하게 진상부리는 취객은 처음봤어.

\"에헤이..순경아가씨,내가 딱!..어,딱 10분만 누워이따가 가께.양해좀 해주면 안될까아?\"

이 아저씨 고단수다.사람 미안하게 만들면서 공무집행 방해하고계셔.

\"차라리 서에 가셔서 좀 쉬시다 가세요오,새벽에 여기가 얼마나 추운데!\"

반쯤 울면서 사정하는 내꼬라지가 얼마나 우스울까.나름 대한민국 치안을 지키는 기둥인데!민중의 지팡이라고는하지만 그래도 경찰인데에!ㅠ

\"어휴,최경사 고생하네.좀 도와줄까?\"

능글맞은 경위님의 말이 귀에 날아와박힌다.
순간 울컥해서는 울분을 토해낸다.

\"원래 야간순찰 전 안나와도 되는데 경위님이 끌고나오신거 거든요?!자기일 떠넘겨 놓으시고 도와주긴 뭘 도와..\"

\"순경아가씨 화내지마아~\"

총체적 난국이네 아주,돌아버릴지경이다.
이 능글거리는 아저씨둘을 데리고 뭘 어째야할까.

\"하아...아저씨 일단 서까지만 같이가요.\"

\"으이?나 잘못한거 업써..차카게 살았눈디..\"

\"아,아저씨..\"



우여곡절끝에 뒷좌석에 모범취객 아저씨 태우기까진 성공했다.문제는 경위님.
속안좋다고 공중화장실에 들어가선 20분째 안나온다.
진짜 버리고 가고싶다 저 진상보다 더 진상같은 아저씨..

\"우우웅-까톡!\"

\'?\'

발신자를 보니까..얼씨구,우리 신랑이시네?

\'ㅈ)갸 ㄴㅣ금 ㅈㄱㅊ핰테 가으ㅡ중\'

...뭐라쓴거야,아..아아!또 한잔 하셨겠지!
또 연말이다 뭐다 하면서 죽어라 퍼마시곤 어디 공원에서 지금 내 뒷자리에 앉아있는 아저씨마냥 뻗어서 마누라 찾고 앉았겠네!아오,이 화상을 진짜..

\"우웅-까톡!\"

\'최 경사,미안한데 휴지좀.조수석 콘솔박스에 보면 있을거야.땡큐~\'

\"흐어어—\"


사면초가구나,사면초가.아주 주변인중에 내인생에 도움되는 이가없어.

\'아직 멀었어?\'

\"아,네!갑니다,염병할,가요!!\"

\"순경아가씨 화내지마아...\"




\"띠리리리,네에 삼산경찰서 ...순경입니다.\"

\"야아!이여편네 어디갔어!술가져와아!\"

\"어?니들임마 학생이 이시간까지 공원에서 뭐했어..\"

왈왈멍멍,이팔출소는 아주 101마리 달마시안같은 꼬라지네.어떻게 매일 새벽마다 이모양 이꼴일까..

모범취객 아저씨는 의자에다 던져두고 자리에 앉았다.

\"하아아...\"

한숨이 절로 나오네.
안경을 벗어 한번 \'후우\',불고는 안경닦이로 살살 닦기 시작했다.
이안경도 그이가 손수 골라준건데.그때 뭐랬더라?

\'자기 미모의 완성은 자기랑 잘 어울리는 안경이야!\'

뭔가 터무니없는 소리였어도 마냥 좋았는데.
가만,그럼 렌즈꼈을땐 못생겼다는 소리 아냐?
X바 갑자기 열받네?

\"...!..?...;;\"

유리창 밖이 뭔가 소란스러워서 의자에서 몸을 살짝일으키고는 창밖을 봤다.그러나 다음순간..

\"으어엌 밀지마요 이사람들아ㅋㅋ\"

\"제수씨 보러 왔씀다아!!\",

\"형수님 보러 왔씁니다아!!\"

\"자기야!!\"

...뭐야,저 삼인조.




음,그래.차라리 저 아저씨처럼 조용히 공원벤치에서 자기나 할것이지.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고...대체 왜 내 직장에 찾아오고 난린데?

\"우으..자갸,이거.\"

꽃다발?나쁘지않네.내가 물망초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고..잠깐 이게 아니잖아.

\"당신 대체 여기 뭐하러 온거야?!\"

\"제수씨보러 왔씁니다!\"

\"형수님뵈러 왔습니다아!\"

아니 그쪽들 말고!그나저나,저 능글맞은 인상은 기억난다.남편 직장선배였던것같네.근데 저 어리숙하고 띨띨해보이는애는 모르는데..뭐 정황상 같은부서 후배같은거겠지.
사소한 문제는 뒤로하고 일단 남편부터 부여잡고 얘기를 시작한다.

\"자기야,여기 일하는데인거 알잖아.근데 찾아와서 이 깽판을 쳐놓으면..\"

\"에헤헤..\"

또 귀여운척한다.아주그냥 매번 이런식으로 문제를 벗어나려고 하...

\"참 제수씨 털수갑얘기 잘들었습니다!!\"

...?!

\"저기,그..네?;뭐라고요?\"

\"털수갑얘기 잘들었습니다!\"



———

어우야,씨발.술이 확깨네.

정신을 차렸을때 난 바닥에 무릎꿇고 앉아 아내에게 두팔을 벌려서 포옹을 원하는 곰돌이같은 모양새로 헤벌레,웃고있었고,
언제 따라왔는지 모를 후배는 그 육중한 선배에게 깔려 얼굴빛이 거의 보라색이 되가고 있었다.
그리고 선배는...

\"털수갑 얘기 잘들었습니다아!\"
            \"..었습니다아..\"
     \"..었습니다아..\"


아내의 얼굴이 순간 확 달아오르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리고  부들부들떨리는손은 어느새 테이저건에 거의 다달았다.

\'어,잠깐.선배,지금..뭐라고요?\'

상황파악이 되는지 안되는지 선배는 아직도 헤벌쭉,해서는 아내를 향해 싱글거리고 있었다.
아,ㅈ됬네...

\"어..자기야,내가 다 설명할께..\"

\"야이 미친놈아!!아주 동네방네 우리집 경찰은 밤마다 침대위에서 수갑차고 논다고 소문을 다내라 이새끼야!!\"

하아,내가 왜그랬을까.

얼씨구,저양반 봐라.선배님,선배님이 일 벌려놓으시고 그렇게 슬금슬금 피하시는건 좀 아니죠?
..내일 출근해서 봅시다.
못볼수도 있고.



———



\"털수갑 얘기 잘들었습니다!\"

!?@!#/$@##%@!?!

저아저씨 방금 뭐라한거야?
털수갑..?털..수..갑..

\"털수갑얘기\"

\"털수갑 얘기..\"       \"털수갑 얘기...\"
      \"털수갑 얘기...\"
   \"털수갑 얘기..\"   \"털수갑 얘기..\"


씨발 그거...!

눈물이 핑 돌고 얼굴이 순식간에 확 달아올랐다.
주먹을 쥔 손이 부들부들떨리고 숨이 가빠진다.

\"후읍...후우...후으...\"

최대한 큰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해보지만 감정조절은 당연하게도 맘처럼 되지않는다.

침착하자,난 이나라 경찰이다..침착..하자..

슬며시 테이저건에서 손을 멀리한다.그래,참아낼수있다.참아낼수..


\"아니,선배님 지금 이게 무슨..\"

그목소리가 들리자 순간적인 분노가 그대로 터져나왔다.아니,나올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야이 미친놈아!!아주 동네방네 우리집 경찰은 밤마다 침대위에서 수갑차고 논다고 소문을 다내라 이새끼야!!\"



———

솔직히 어떻게 상황이 흘러갔는지도 모르겠다.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그때 그녀가 나를 일단 두들겨팼고,파출소를 나설때는 내가 그곳에 있던 모두에게 한심함과 동정심이 섞인 눈빛을 받았다는 사실과,아내가 일반도로에서 140km/h까지 밟아가며 집에가선,박스에 정리해둔 마⭐법의 물건(성인용품)들을 트렁크에 쳐박고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연안부두까지 가서 그것들을 박스째로 바다에 내다버리곤 걸터앉아 한참동안 팡팡 우럿단 사실뿐이다.

그후로 우린 1달정도 말도 안했다.그녀는 나와 말섞기가 싫어서 안했을테고,나는 미안해서 말을 못붙였다.

...적어도 그녀가 입덧을 하기전까지는 말이다.





끗.

*급하게 끝내느라 노잼병신글 됨.ㅈㅅ
갠적으로 3편까지 쓰면서 재밌었음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