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가 외부 충격에 훨씬 더 취약함. 금속 캔이 동봉되어있어서 같이 들어있는 팩을 찢어버릴 위험이 훨씬 높을뿐더러, 정작 그 캔도 우리가 흔히 보는 그런 견고한 캔이 아니라 얇아서 두세 손가락만으로도 상당히 찌그러뜨릴 수 있는 수준임. 어디 한 군데 잘못 찍히거나 찌그러져도 내용물 누출이 일어남. 실제로 내가 물건 받고 개봉해보니 단내가 심하게 나고 뭔 모래가루가 있나 싶었더니, 설탕 종이팩이 찢어진 것이었음. 주 메뉴 중 하나는 캔이 조금 찌그러져있더니 안심따개 캔뚜껑 부분이 살짝 찢어져 있었는데, 천만 다행으로 내용물 누출은 안 되었지만 냄새가 약간 빠져나오는 수준은 됐음.

MRE는 이에 반해, 내용물 전부 레토르트 팩이라서 어디 찢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됨. 큰 충격으로 팩이 아예 터져버리면 또 모를까. 특히 설탕이나 소금 등이 들어있는 종이팩은 더 취약하기 마련인데, 이런 부수기재는 따로 모아서 비닐팩 포장을 한 번 더 해놓는 센스가 돋보임. 심지어 2016년 이후 생산품은 윗 사진처럼 아예 내용물을 싹 다 한 겹 더 비닐포장 해 놓아서, 겉 팩에 상처가 나도 안에 내용물들을 보호해줌. 군창고 특유의 꿉꿉한 짬내 막아주는 건 덤이고.

러시아가 소련 시절 자자하던 악명을 만회하고자 전투식량에 상당히 신경을 써서 맛이 굉장히 많이 개선되었고 심지어 mre보다도 맛있게 느껴지긴 했는데, 그래도 미군쪽이 좀 더 노하우가 있는지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차이가 보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