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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중년의 잡설

        |||||||밀덕이라면 최소한 들어는 봤다는 문제중년님의 블로그. 혹시 안들어가보신분 계신다면 꼭한번 구경 ㄱㄱ몇주전에 군마갤에 올려도 된다고 허락해주셔서 퍼왔읍니다. 안들어간 아조시가 있을까해서 가끔씩 퍼올생각이읍니다.|||||||||||||||||||||||||||||||||||||||||||||||||||||

피더슨 장치(Pedersen Device)

참호전은 참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정적인 전투만을 치룬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참호를 점령하기 위한 소규모 습격전도 의외로 자주 벌여졌으며 이런 이유로
기관총과 소총이라는 전형적인 긴 사거리와 강력한 위력을 가진 병기외에 기존에는 무
시됐던 병기들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거나 등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등장한 병기중 오늘날까지 유효하게 사용되는 것중 하나가 수류탄입니다.
전쟁초만해도 적당한 것이 없다시피해서 영국군등에서는 담배곽이나 깡통에 화약을
채우고 심지를 달아 투척하던 임시방편까지 사용되다 1915년을 넘어서며 본격적인
것들이 등장하게 되죠. (특히 영국군이 사용한 딸기잼 깡통을 사용한 폭발물은 jam
tin grenade란 별칭을 만들기도 합니다.)

독일군의 방망이 수류탄, 영국군의 밀즈밤, 프랑스의 F-1(미군의 Mk.2도 여기서
시작)등이 이렇게 본격화된 물건들이며 개중에는 오늘날까지 그 기본 구조를 남긴
것들도 존재합니다. (소련제 수류탄의 신관은 밀즈 밤과 유사하며 우리나 미국의
수류탄은 F-1에서 출발한 구조를 가집니다)


또한 총기류들도 이런 배경에서 개선되고 새롭게 사용되게 됩니다.
참호 습격중 그 당시의 볼트 액선 소총은 길고 무겁고 거추장스러운데다 화력또한
변변찮았던지라 이를 보완하는 방법들이 등장한 것이죠.


휴대성의 경우 이미 존재했던 기병총을 사용하게되며 일부에서는 보통 소총을
개조해서 - 말그대로 saw-off시켜 -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근본이 볼트 액션인터라 여전히 수동식이고 화력이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었죠.
막상 참호속에 들어가도 몇발 쏘기도 전에 백병전에 휘말리거나 방어자가 기관총을
돌려 쏴대면 꼼짝없이 죽어야할 판이니.


한편 권총의 경우 소총에 비해 위력이 약했지만 반자동인터라 소총보다는 화력이
월등히 좋았고 가볍고 즉각적으로 다루기 좋다라는 점에서 각광받게 됩니다.
(리벌버도 더블액션으로 쏘면 방아쇠가 자동권총보다는 무겁지만 소총보다는
화력면에서 앞서죠.)
아예 권총과 수류탄, 백병전을 위한 칼이나 곤봉이니 야삽따위로만 무장하고 상대방
참호로 돌격한 사례도 있을 정도였다 하니.


이런 배경에서 독일군처럼 좀 더 독특한 방법으로 권총을 사용한 사례도 등장합니다.
바로 Lange P-08 혹은 때때로 Luger Artillery라 불리는 물건처럼. (lange는 영어로
하면 long입니다. 말그대로 길다란 P-08이란 의미죠.)


이 루거 Artillery는 권총을 아예 카빈처럼 만들어보자는 시도에서 출발한 것으로
장탄수까지 신경써서 32연발 탄창까지 붙여줍니다만 실제로는 어정쩡함 때문에 그렇게
선호되지는 못합니다. (Luger Artillery란 별칭은 미국인 컬랙터들이 붙인 것이며
이게 포병대등에서 사용되서 그렇게 붙여졌다기보다는 마치 포병화기 artillery
piece처럼 긴 총열을 가졌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나요.)


또다른 시도로는 미군이 쓴 트랜치 샷건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산탄총 종류들이 근접 거리에서 블런더버스(나팔총)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던
전통이 있었다는 점과 미국인들이 이 화기에 익숙했다는 점을 본다면 특이한건 아닐
겁니다만 그렇지 않던 유럽인들에게는 꽤나 이색적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런 참호전의 배경에서 좀 더 가벼운 기관총과 자동 소총에 대한
요구도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됩니다.


자동 소총의 경우 이미 전쟁직전 멕시코의 몬드라곤 소총이 존재했고 독일군이 이를
사용해본 적이 있었으나 이 시기의 자동소총은 험악한 진흙탕 투성이의 환경에서
견디기에는 너무나 섬세했습니다.
성능이 입증된 볼트 액션들마저도 진흙탕속에서 오줌으로 노리쇠를 씼어내야할
판이었으니 막 등장한 자동 소총들로서는 견디기 힘든 환경이었던 셈이죠.

결국 이 시도는 대전중 큰 빛을 보지는 못하게 됩니다.
대신 전쟁후 자동소총이 필요하다라는 인식을 남기게되며 1920년대를 지나 마침내
1930년대에 들어 빛을 보게되죠.


기관총을 가볍게 만들자는 시도는 약한 권총탄약을 쓰는 쪽으로 흘러갔고 그 결과물인
기관단총이 대전말에 등장함으로 결실을 맺게 됩니다.
독일군이 사용한 MP-18이 그것이며 실패했지만 이태리군의 빌레르 페로싸와 시카고항
에서 선적중에 전쟁이 씉나 실전 데뷰를 못했던 톰슨의 애니힐레이터가 여기에 속하죠.
(톰슨의 Annihilator에는 Persuader라는 친척이 있었고 이건 탄띠급탄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잡설의 주제인 피더슨 장치(Pedersen Device)도 등장하게 됩니다.


레밍턴사에 근무하던 총기 기사 죤 피더슨(John Pedersen)은 1차대전중 무인지대(No
Mans Land, 참호와 참호사이에 있던 죽음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듣고
자동화기를 연구하게 됩니다.
만약 병사들이 자동화기로 무장한다면 돌격하는 와중에 쓰러지는 경우가 더 적어질거
라 생각했던 거죠.

그러나 그 당시 '애처로울 정도로 가진게 없던' 미군은 새로운 자동화기는 커녕 당장
사용할 기관총과 소총부터 아쉬웠던 판이었죠.
그가 근무했던 레밍턴사도 영국이 설계한 소총을 M1917이란 이름으로 만들기 바빴던
판이었고 M1903 생산은 이제 막 시작된데다 연습총 총기를 얻기위해 캐나다에서 Ross
라이플을 사와야할 판이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판이니 페더슨의 제안이 먹히기 힘들었을 겁니다.


결국 그는 기존의 소총을 개조할 필요없이 노리쇠를 빼내고 거기에 꼽아서 쓸 수 있는
장치를 생각해냈고 이게 바로 피더슨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일종의 자동권총으로 아주 독특하게도 총이라는 형태대신 부품처럼 붙여넣
을 수 있는 모듈의 형태를 가진 화기입니다.
미군의 제식소총인 M1903 스프링필드 라이플에서 노리쇠를 빼내고 노리쇠 대신에 장착
하고 쓸 수 있었으니.

페더슨 장치와 그 탄창.


약실에 맞게 탄피 모양으로 생긴 총열 부분과 자동권총의 슬라이드 구조를 눈여겨 보
시길.
이 장치는 줄여말하자면 방아쇠, 그립, 조준장치를 제거하고 스프링필드 라이플의 약

실만한 크기의 총열을 가진 권총인 셈입니다.

소총에서 노리쇠를 빼고 장치를 넣으면 자동소총 아니 권총(?)으로 변신.



이 아이디어는 1917년에 미군에 제안되어 됐고 미군은 이를 수용,  Automatic Pistol,

Cal .30, M1918 이란 이름으로 채용하게 됩니다.


미군이 보기에도 보통 때는 소총이다 필요하면 손쉽게 자동화기로 변환이 가능한데다

기존의 소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터라 괜찮게 본거였죠. (그대로 사용한다지만 피
더슨 장치를 쓰려면 약간의 변경은 필요합니다. 소총 리시버의 벽에 탄피 배출을 위한

구멍을 내줘야 했으니)


소총 옆면에 탄피 배출구를 내고 거기 장치를 넣은 모습


사용탄은 30-06탄의 총알을 짧게 줄인 것을 32ACP탄피에 물린 7.62x20mm탄이었고 40발
짜리 상자형 탄창에 장전됩니다.
탄창은 오른쪽 윗방향으로 45도 비스듬하게 장착되는 식입니다.

장치의 작동은 블로우백 방식이며 사실 그 당시 소형 자동 권총과 유사하다고 보셔도
될겁니다.


채용된 피더슨 장치는 1919년에 계획된 춘계 대공세에 BAR과 함께 한몫할 것으로 기대
됐고 미육군은 이 장치를 50만정 만들기로 작정합니다. (당시 미육군은 BAR을 진짜 자
동소총처럼 쓸 생각을 합니다. 그 이후에 기관총처럼 쓸 생각을 한게 아니라...)
또한 스프링필드 03 라이플외에 M1916(레밍턴제 모신 나강)과 M1917(엔필드)에 사용할

것도 계획됩니다. (둘다 실제 생산은 하지 않습니다.)

페더슨 장치 풀셋.

탄띠 왼쪽이 페더슨 장치와 필요한 공구.
오른쪽의 소총 탄입대쪽에 40발들이 페더슨 장치의 탄창이 들어가는 탄입대.


그리고 1918년에 생산에 착수되나 전쟁이 끝나 사용되지 못합니다.
대략 1920년까지 소수가 더 생산되나 곧 이것도 정지되며 미군은 더 본격적인 자동소
총을 개발하기로 하며 피더슨 장치는 역사속에 묻혀버리게 되죠.



p.s:
피더슨은 이사커 M37 산탄총도 설계합니다.



p.s:
1920 ~ 30년대에 피더슨은 자동소총 연구를 더하게되며 새로운 276구경탄(7x52mm)을
만들게 됩니다.
기존의 30-06보다 위력은 떨어지지만 자동화기에 더 유리했던 이 탄약을 만약 미군이
채용했더라면 2차대전중의 소총 개발에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줬을지도 모를 일입니
다.
어쩌면 미군이 좀 더 색다른 방향에서 돌격소총을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마치
2차대전후 등장했다 나토탄 선정에서 물먹은 영국의 6.8mm탄처럼)
그러나 미군, 특히 맥아더는 재고가 충분한 30-06을 새로운 탄약으로 바꿀 생각이 없
었고 그 결과 신형 자동소총은 276구경 탄대신 30-06탄을 쓰게 됩니다.

단, 피더슨이 생각한 10발들이 en-bloc 클립은 30-06에 맞춰 8발짜리로 변경되어져 개

런드가 설계한 소총에 적용되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