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작전은 2010년대까지는 한국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았지만, 사실 학술적으로는 국내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작전과 전역 중 가장 많이 주목을 받은 작전이었습니다. 이 작전이 한반도 분할과 북한정권 수립이라는 정치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사사를 거의 90년대까지 외면해 온 국내 민간역사학계의 현실상, 이 작전은 소련의 참전의도 및 결정과 한반도 분단과정의 국제정치사적 맥락이나, 평양 소련군정과 북한정권 탄생이라는 국내정치사적 맥락에서만 국내 학계에서 다루어져 왔습니다.


군사적 분석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이 부족한 점은 『8월의 폭풍』이 해결해줄 것입니다.


그래서 『8월의 폭풍』과 같이 읽으면서 작전의 군사적 측면과 동시에 국제정치 및 국내정치사적 통찰과 당시의 상황을 엿보기에 좋은 국내 출간 서적/논문들을 여기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피터 H. 비거(Peter H. Vigor), 『소련 전격전 이론』(국방대학원, 1986)


피터 비거 박사는 영국의 소련군 연구자로 영국 육군사관학교인 샌드허스트에서 소련군을 연구하는 소련학연구소를 세우고 그 소장으로 취임한 원로 학자였습니다. 이 책에서 비거 박사는 소련이 70년대 말부터 강조하기 시작한 "전쟁의 초기"에 소련군이 기습을 달성하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와 그 실천을 다루고 있는데, 만주 작전을 중요한 사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국가기록원 링크에서 무료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80년대 국방대학교 출간이다 보니 국한문혼용체의 압박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http://theme.archives.go.kr/viewer/common/archWebViewer.do?bsid=200041051160&gubun=search


소련 과학아카데미 동양학연구소 (국토통일원 조사연구실 엮어 옮김) 『조선의 해방』(국토통일연구원, 1988)/ 소련 과학아카데미 동양학연구소 (역자 미상) 『레닌그라드로부터 평양까지』(함성, 1989) (절판)


원본은 1977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제25군 사령관 치스챠코프를 비롯해 제25군 소속으로 한반도 내에서 전투를 치른 소련군 지휘관들의 회고록과 논문의 모음집입니다. 같은 책이 국토통일연구원과 좌파 출판사인 함성에서 1년 사이에 국내에 출간된 겁니다. 당대 소련군 지휘관들의 자료라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그 안에 깔린 선전문구는 좀 감안하셔야 합니다.


김기조, 『한반도 38선 분할의 역사: 일제 15년전쟁정전략과 미ㆍ소 외교 전략 비사 (1931~1945)』 (한국학술정보, 2006) (절판)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 소련, 미국의 군사전략과 정책이 1945년까지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그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고찰하는 저서입니다. 상세한 자료와 깊은 분석이 인상적인 책으로 만주 작전의 정치 및 대전략적 측면을 고찰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8월의 폭풍』구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간기 일본의 대소련 군사전략과 작전계획의 변동과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절판이니 도서관에서 찾아보시오.


김국후, 『평양의 소련군정: 기록과 증언으로 본 북한정권 탄생 비화』 (한울, 2008) (절판)


저자인 김국후 박사는 북한 탄생과정에서 소련군정의 역할을 자세히 탐구하기 위해 한소 수교 이후 러시아를 방문해 당시까지 생존중이었고, 1945년에 제25군 정치위원을 역임하며 북한 탄생에 깊이 관여한 레베데프 소장을 비롯한 러시아의 관련인물들과 인터뷰를 하며 자료를 얻었고 그 결과 이 책이 탄생했습니다. 『8월의 폭풍』구판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은 청진 전투를 비롯한 한반도 내의 전투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역시 절판이니 도서관에서 찾아보시오.


심헌용, 『소련의 대한반도 군사정책 (1917~1948)』(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2016)


저자인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심헌용 박사는 제정 러시아-소련의 극동정책, 고려인 사회, 연해주 지방의 한인 독립운동 연구의 권위자입니다. 소련 탄생부터 소련의 극동정책과 한반도 군사정책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연구서입니다. 사실 책 대부분이 1936년의 할흐 강 전투에 할애되어 있긴 하지만 소련의 극동 군사정책이라는 거시적 맥락에서 만주 작전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가토 기요후미 (안소영 옮김), 『대일본제국 붕괴: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동아시아』(바오, 2010)


일본의 패배와 그로 인한 현상을 자세히 다룬 논픽션으로 일본제국 멸망 당시의 세기말적 분위기를 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만주 작전을 일본이 어떻게 받아들였고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이완범, 「蘇聯의 對日戰 參戰과 38線 受諾, 1941~1945」, 『한국정치외교사논총』 제14집 (1996년 11월)


한국학중앙연구소의 이완범 박사는 한반도 분단부터 한국전쟁까지의 국제정치 및 국내정치사 연구의 권위자입니다. 소련의 대일전 참전 과정을 다룬 국내 연구로 그 내용이 상세합니다. 좀 오래된 게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이만한 건 국내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완범, 「트루먼과 동북아 냉전: 미국의 원폭실험 성공에 따른 소련의 대일전 참전배제 구상, 1945년 4월➰1945년 8월」, 『미국사연구』제21집 (2005년 5월)


당대 트루먼 행정부가 소련의 대일전 참전을 어떻게 보고 있었으며, 원폭개발 성공 이후 소련군의 대일전 참전을 막으려고 궁리했다는 내용입니다. 트루먼 정부의 만주 작전을 보는 입장을 보여주는 논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광서, 「소련군의 대일전 참전과 러시아에서 본 광복의 의의 및 평가」, 『군사』 제96호 (2015년 9월)


광복 70주년 특별호에 수록되었으며 현대 러시아가 만주 작전을 비롯한 소련의 대일전 참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논문입니다.


심헌용, 「제2차 세계대전기 소련의 대일전 참가를 둘러싼 미·소 군사협력: 무기대여법과 ‘훌라 프로젝트(Project Hula)’의 역할을 중심으로」, 『군사』제105호 (2017년 12월)


소련군이 대일전 참전 시 상륙작전 실행을 위해 미군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물자지원과 상륙훈련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는 논문입니다. 소련 참전을 껄끄러워하면서도 군사적으로는 도와주는 트루먼 행정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