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6년 크리스마스, 윌리엄 1세가 웨스트 민스터에서 잉글랜드의 왕관을 쓰며 노르만 왕조가 들어선 이후,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영국은 수도인 런던을 잃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거의 1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왕실과 국왕은 계속해서 런던에 거처를 정해놓을 수 있었죠.
그렇다면 왕실과 국왕에게 위협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제 1차 세계대전과 제 2차 세계대전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공식적으로 버킹엄을 제외한 국왕의 영속적 거처는 없다."
는 게 영국 왕실의 입장입니다.
영국 왕실은 언제나 영국 국민들과 함께 있을 것이며, 영국군 그리고 국민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런던과 버킹엄을 지키지 못할 때는요?
만약 더 이상 런던을 사수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국왕과 왕실은 어디로 가는 거지?
라는 질문이 나오면 말이죠.
이때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잉글랜드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
잉글랜드 시골 지역 모처들에는 왕실과 국왕을 위한 휴가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의 행궁처럼 그곳에는 임시 저택이 있고, 영국 정부와 왕실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가 되고 있죠.
만약 국왕이 런던으로부터 피난을 해야하지만, 그렇게 상황이 급박하지는 않다면 잉글랜드 내에 있는 왕실 소유지로 거처를 옮길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영국 왕실은 계속해서 국민들을 다독이고 항전 의지를 불태울 것입니다.
2. 연합왕국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
잉글랜드에 머무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왕실은 카디프(웨일스)나 에든버러(스코틀랜드), 벨파스트(북아일랜드), 맨 섬 등 연합왕국의 타 지역으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각 지역의 수도가 되는 도시들에는 국왕과 왕실이 거처할 수 있는 성 혹은 궁전이 지어져 있고,
만약 더 이상 잉글랜드에 머무르는 것이 위험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왕실은 해당 지역으로 옮기게 될 것입니다.
왕실과 더불어 의회와 대법원, SIS, 군부 등 국가 주요 기관들도 그곳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고요.
만약 상황이 더 안 좋다면 지브롤터나 포클랜드 등 해외 속령 지역으로의 이동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지브롤터나 포클랜드로 왕실이 피난을 갈 경우, 해당 지역의 총독 관사 혹은 자치정부 수반 관사가 왕궁으로 전환될 것이며,
총독부(?) 청사와 자치정부 청사가 영국 정부의 새로운 청사가 될 것입니다.
뭐, 그래도 영국은 영국이니까요...
3. 타영연방 왕국으로 이동
브리튼과 아일랜드가 위험에 빠질 경우 왕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입니다.
오타와(캐나다), 캔버라(호주), 웰링턴(뉴질랜드), 킹스턴(자메이카) 등 각 영연방 왕국의 수도들은
런던에 거처하고 있는 자국의 국왕이 자국을 방문할 시 머무를 거처들을 항시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바로 해당국 총독이 거처하고 있는 성, 총독궁이죠.
총독궁에는 평시에는 총독이 거처하고 있지만, 국왕 혹은 왕실 구성원들이 자국을 방문할 경우 숙소를 제공해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왕실이 런던에서 피난을 오게 된다면 해당국 총독궁에는 국왕과 총독이 함께 거처하며 위기를 이겨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다시는 영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 확정이 된다면, 국왕은 실질적으로 영국의 왕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고,
(다만 왕실 폐지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노르망디 공의 직위처럼 명목상으로는 계속 영국 국왕의 자리를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왕으로서 총독에게 위임했던 권한을 반환 받고 해당국 국왕으로서 그 국가에 영구히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다만 이런 특권(?)은 "국왕"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고, 영국 정부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1970년대에 뉴질랜드와 호주, 캐나다가 헌법적으로 영국에게서 완전히 독립한 이후 영연방 왕국 각국 정부들은 각자 독립된 정부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 경우 국왕은 해당국 국왕으로서 모든 예우를 받으며 그 국가에서 머무르겠지만,
영국 정부는 해외 피난 망명 정부로서 설립부터 모든 행동에 해당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더불어 국가 피난 상황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1997년, 다이애나 비가 숨지고 토니 블레어가 집권하며 영국 내에서 왕실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많아지고 왕실 철폐 여론이 70%대를 찍던 당시,
만일 영국이 왕실을 철폐하기로 결정하면 왕실은 영국 왕실의 자리를 포기하고 뉴질랜드 왕실 혹은 캐나다 왕실로서 대양을 건널 것이라는 말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도 최악의 경우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요.
이것은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총독궁인 리도홀(Rideau Hall)입니다.
평소에는 캐나다 총독이 머무르고 있고요.
그나저나 캐나다만 이런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더군요.
이건 뉴질랜드 웰링턴에 있는 가버먼트 하우스(Goverment House)고요.
뉴질랜드 총독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제 1의 도시인 오클랜드에도 규모는 작지만 가버먼트 하우스가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이건 자메이카 킹스턴에 있는 킹스 하우스(King's House)입니다.
자메이카 국기 옆에서 펄럭이는 건 아마도 영연방기 같군요.
마지막으로 이건 캔버라에 있는 가버먼트 하우스입니다.
규모가 으리으리 하지는 않죠.
피난 망명 기념으로 올린 피난 망명 글입니다.
뭐, 저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는 싶습니다만,
역갤의 침공 이후 새로운 갤에서는 역떡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갤러들의 의지를 확인한 만큼,
향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영연방사를 더 쓸지 아니면 여기서 그만둘지를 결정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여태까지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나중을 기약하며 이만 줄입니다.
망명추
추천합니다...
우리와 같은 망명맨들 - 제한이 없다는것은 무궁무진함을 보여준다
잘 읽었습니다. 건물들 이름이 디게 솔직하네요 킹스하우스 가버먼트 하우스 ㅋㅋ 그나저나 역떡은 금지랬었나요??
ㄴ감사합니다. 역떡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거로 압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총독궁들에 대해서도 한 번 쓰겠습니다.
나는 이런 건전한 역떡 괜찮음
분쟁소지 없는 역사 정보글은 괜찮을 것 같아요
헬싱서는 캐나다로 튀었다고 나오던데 고증이었군 - dc App
개추
그나저나 트럼프 행보 때문에 찰삼이 한동안 캐나다서 살 가능성도 있으려나
개추
영연방사 Pt.7) 왕실의 망명과 임시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