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젊은 선생님이 새로오셔서 군 생활 얘기 해주시곤 했는데

그 중에 페인트, 신너 등 정리하라고 하는데


90년대 산 속 독립중대에서 이등병에게 배려 같은게 있었겠느냐며,

마스크 같은 건 지급해주지도 않고 목장갑 툭 주고 "이거 해"하고 관리감독 하는 사람도 가버려서 

냥 여이차 하고 따고 땄는데 창고라는 밀폐된 장소에

아무 보호장비가 없으니 그 냄새에 그대로 기절해버렸다고 썰을 풀어주셨다.


거의 하루하고 반나절을 기절해있었는데 

원 지시 내린 사람이 하청을 줬는데 재하청을 주니 까먹고

이등병 하나가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으니 '이야 좆됐다.' 싶어서 찾다가 기절한 채로 발견되었다고.

 



그렇게 웃고 넘어간 게 어언 7년, 그게 나한테도 일어날 줄은 몰랐었다.

그 작업을 하라고 지시 받으니 중학생 때 들었던 그 썰이 생각나서 

"여차저차 한 일이 있었으니 마스크라도 챙겨주십쇼."라고 해서

창문도 열고 방진 마스크도 챙겼겠다. 괜찮겠지 하고 작업을 했다.


그런데 방진 마스크가 냄새는 걸러주더라도 그 성분까지 걸러주지는 않더라. 


하다가 '어 이거 좀 이상하다.' 싶어서 자리를 뜨려는데 그대로 다리가 풀리고

선반에 그대로 헤딩해서 나도 기절한 채로 발견. 

머리를 제대로 박았는지 피를 흘리며 발견되었다고, 



그대로 원주 병원으로 이송되서 3주 동안 입원해 있었다.

근데 나는 선생님 마냥 하루이틀이 아니라 

한 세시간 정도만에 발견된거 같은데 탈영은 아니고 군무이탈이라고 봤어야 할랑가.


그런데 현장에서 작업하던 놈이 갑자기 피 흘린채 쓰러져있는게

뭔가 그랬는지 누가 후려쳤나 그런 원한관계 있나 들쑤시기도 하고 해서

나름 파란만장 했던 몇주간이었던거 같다.



쓰고보니 별거 없는데 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