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글랜츠 선생의 스탈린그라도 3부작은 군갤에도 읽어보신 분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글랜츠 선생은 이 저작에 굉장히 힘을 줬는데, 특히 종종 지적받던 교차검증 문제에 신경을 썼습니다. 스탈린그라드 시가전을 다룬 2부에서는 그간 소련측에서 과장한 독일군의 전력과 피해 규모를 밝혀내는데 주력했습니다.


재미있는건 시가전 초기 부터 숫적으로 열세인 독일군이 숫적으로 우세한 소련군을 상대로 시가전에서도 우위를 차지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추이코프 회고록을 비롯해 냉전시기에 주로 인용된 소련 문헌들이 심각한 수준으로 독일군의 손실을 과장했음도 밝혀냈습니다. 글랜츠는 시가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무렵 스탈린그라드 시가지와 부근에 배치된 소련군 병력은 9만명 수준으로, 시가지 공략에 투입된 제6군의 충격집단의 병력은 8만명 미만으로 평가합니다.


인명손실 쪽을 보면 소련측의 과장이 극도로 심각해서 자료로서의 가치가 없는 수준입니다. 예를들어 1942년 9월 27~28일 전투에서 독일군의 제24기갑사단과 제100경보병사단, 제295보병사단은 132명의 전사자를 냈는데 추이코프는 독일군을 '최소 1500명 이상 사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랙터 공장을 둘러싼 10월 7일 전투를 보면 독일군의 전력이 전차 20여대와 보병 2개연대에 불과하지만 추이코프는 전차 500대와 보병 2개사단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군 총 병력이 뻥튀기 됐으니 피해도 뻥튀기 되는건 당연하겠죠. 추이코프는 10월 14일 하룻동안 트랙터 공장 전투에서 독일군 30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 독일군의 피해는 부상자와 실종자까지 합쳐도 538명입니다. 물론 당시 독일군의 병력을 고려하면 이것도 엄청난 피해이긴 합니다. 10월 17일 전투에서는 독일군 20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 피해는 전사 91명으로 밝혀졌죠.


이외에도 추이코프는 근접전에 들어가면 소련군 우세했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것조차 실제 전투 양상을 보면 그냥 과장된 허풍임이 증명되었습니다. 전후의 회고록에서 전과를 과장하는 경향은 소련 장군들에게 일반적인데, 독일 장군들의 회고록이 정치적으로는 거짓말을 줄줄이 늘어놓아도 전과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확한 편인것과 비교하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