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전부는 아니지만 좀 장기간 밀스퍼거 혼모노로 보냈다.
어느정도였냐면 교과서에는 맨날 군대 낙서밖에 없고 공책에도 군대 낙서밖에 없고 공책 귀퉁이에다가는 맨날 CCCP를 러시아어로 적어놓고 그랬음.
공부에도 별 관심 없고 맨날 반 구석탱이에서 탱크나 끄적이고 네덕질하고... 대충 알겠지?
근데 뭐 그게 주변에서 까고 지랄을 해도 그 시절을 사는 본인에게는 잘 와닫질 않는다. 이게 보통 와닫게 되려면 진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야 함.
나한테 있어서 그런 마인드가 사라진 제일 큰 충격은 서코였다. 서코를 처음 갔는데 내가 생각하는 서코는 미모출중한 코스프레 하는 사람들이 코스프레를 하고 선남선녀 오타쿠들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하하호호 하는 그런 공간일줄 알았다. 그때는 밀리터리 코스프레도 많았으니...
근데 가보니까 아닌거야. 뭐 그래 코스프레 하는 사람들은 좀 괜찮은 사람이 많았어. 근데 진짜 그 줄서서 헤드폰끼고 파오후 쿰척쿰척 거리는 애들 멸치.. 어줍잖은 네덕체로 대화하는 사람들 그 모든것에 괴리감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라
그때부터 옷 사입고 그랬던거같음. 그 뒤에도 밀덕질 계속하고 씹덕질도 했지만 씹덕질 하는거 티내는것도 별로 안좋아했고, 옛날처럼 막 교과서를 그런 화려한 탱크 그림으로 장식하는 것도 안하게 되었다.
환상 깨지는건 한순간이지
그래도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오래 있었는데 나오면서 되게 많은 자괴감과 충격이 끊임없이 계속 밀려왔음.
ㄹㅇ 나도 서코가고 사람들 보고 충격 받았는데 근데 위안도 됐음 아 난 저 정도는 아니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