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그닥 길게 갈 것도 없을거같다.
일찍이 Q쉽이라는 건 1차대전 시절 영국해군에 의해 운영된 위장 상선이었음. 독일제국 측에 의한 무제한 잠수함 작전이 본격화가 되면서, 독일 잠수함들이 보통 부상해서 덱건사격으로 상선들을 공격해대던 것에 착안해, 무장을 숨긴 상선들을 이용해 U보트를 공격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거였음.
처음에는 이게 좀 먹혔음. 근데 Q쉽은 그 자체적으로 큰 맹점이 있어서, 잠수함이 잠항만 해버려도 제대로 잠수함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닌지라, 잠항한 잠수함 상대로는 제법 무력한 편이었음.
때는 1943년 말. 슬슬 미국 잠수함들에게 데이기 시작하던 일본 해군은 대잠작전 관련으로 이런저런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대응책을 강구해대기 시작했는데 그 때에 눈에 들어온 게 위장상선이었음.
근데 2차대전 시절이면 Q쉽은 그냥 잠수함이 부상해 있는 상황 아니면 밥이 되기 일쑤였고, 영국해군 역시도 2차대전 개전 이후 1차대전 시절의 경험을 살려 Q쉽을 운영해봤지만 큰 효과는 보질 못했음. 무장을 숨긴 걸 빼면 일반 상선이랑 별 다를바도 없거든.
의외로 나치 독일에서도 걱정하던 것이 Q쉽이었는데, 나중되면 그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어지게 됨. 어차피 연합군 상선들은 무장을 숨겼든 안 숨겼든 개나소나 무장을 설치하고 돌아다니게 되거든.
일본 측은 이걸 감안 제대로 못 했음. 이에 따라서 만만한 상선 1척을 대잠작전용 위장상선으로서 미끼역할을 수행시킬 생각이었음.
델리 마루(でりい丸)는 본디 오사카상선 소속의 화객선으로서 방콕-수라바야를 왕복하다가, 2차대전이 개전되었을 시점에 일본 해군에서 징발해 수송 목적으로 쓰던 배였음.
1943년 12월부터 델리 마루에 대한 개장작업이 실시되면서 방뢰망, 소나, 폭뢰, 자위용 함포와 자기감응신관 무력화를 위한 재밍 장비까지 갖췄으며 어뢰 피격에 대응하기 위해 벌크헤드까지 강화를 하게 됨.
개장이 완료되자마자 요코스카 진수부에서는 1944년 1월 14일에 제50호 구잠정과 대잠그물망부설정 타츠 마루, 델리 마루를 이용해 기밀횡진전령 제28호 작전이라 명명해 미국 잠수함을 낚아 공격을 하는 대잠작전을 세우게 됨.
1944년 1월 15일 요코스카를 출항한 델리 마루는 후미에 50호 구잠정과 타츠 마루가 따라다니게 하면서 지그재그 기동을 하며 고의적으로 미국 잠수함을 꼬셨음. 한창 작전 도중, 델리 마루의 소나에 이즈오시마 인근에서 잠수함 의심 음탐접촉이 있었으나 잠수함 확정은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
당시 델리 마루가 탐지한 잠수함은 미해군의 사르고급 잠수함 소드피쉬(SS-193)였는데, 칼 G. 헨셀 대령의 지휘 하에 도쿄 남방 해역에서 패트롤을 수행 중이었음. 당시 소드피쉬는 1척의 상선을 격침시킨 이후, 폭뢰공격에 의해 크나큰 손상을 받은 상태였음에도 근성으로 응급수리를 한 상태로 초계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는 상태라 잠수함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못 했음.
1월 16일 일본측 시각 0200분경, 헨셀 대령은 델리 마루를 "뭔가 수상하긴 해도 일단은 상선이구나"라는 판단 하에 1천야드까지 근접, 총 4발의 마크14 어뢰를 발사해 그 중 1발을 정확하게 명중시키는 데에 성공했음. 당시 델리 마루는 소나로 음탐을 하고는 있었지만 소드피쉬의 근접과 어뢰 발사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상태였고 피격 이후 선수가 떨어져나가며 가라앉았음.
그나마 선미부는 견디고 있었던 상황이라, 델리 마루는 후진을 하면서 연안으로 이동해 침몰을 면할 계획이었지만 운도 나쁘게 기상상황이 악화되면서 침수가 진행되었고 0337분경 이함명령이 떨어지게 되면서 2분만에 가라앉고 말았음. 총 사망자는 151명으로서 함장 포함 승조원 43명만이 겨우로 생존하게 됨.
당시 제50호 구잠정은 급히 소드피쉬가 있을 만한 곳에 폭뢰를 투하했고, 교전이 일어난지 12시간이 지난 1200분경에 구축함 사와카제와 기뢰소해정 W-23이 달려와 대잠작전을 수행해 미국 잠수함 1척 격침보고를 올렸으나 이것은 완벽한 오인보고로 알려졌고 소드피쉬는 무사히 생존해서 다른 표적들을 공격하기 위해 현장을 이탈했음.
생각해보면 이미 파훼된 퇴물 전술이었는데 이걸 꺼내들어야 할 정도면 뫄...
1차대전 때도 잠솸이 부상한 상황 아니면 밥이었을 것같은데, 달랐음? - 서명 수집가
그때는 상선들이 제대로 무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잘 없었거든. 대놓고 여객선 개조한 가장순양함들 아닌 이상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