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이 되었다지만 날은 아직 추웠다
주위를 둘러보면 회색의 잔설. 포격에 찢겨나간 산자락에 딱정이마냥 내려앉은 눈송이들은 군데군데 파여나간 구덩이마다 흙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었다.
녹잖은 산자락을 마주보고 선 노동자구역 주민들의 무리앞엔 갓 노끈을 묶었는지 표지도 잘 넘겨지지도 않는 장부철을 펼쳐놓은 작대기 세개 달린 병사가 원주필을 까딱여가며 무리수를 세고 있다.
"기준!"
"기준!"
"오열종대 좌우로"
그치들이 배급이랍시고 나눠준 옥쌀죽이 뱃속에서 채 삭지 않았는지 기준을 외치는 인민위원장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소위 해방 이후 새로 들앉은 인민위원장의 그런 모습에 오열종대 두번째줄 세번째에 서있던 최봉성은 짐짓 얼굴을 찌푸렸다.
"다 모였습니까?"
"예 출발하셔도 됩니다!"
"부대 차렷! 앞으로 가!"
최봉성이 속한 두번째 줄이 선두로 앞장서 나가자 제자리걸음을 하던 나머지 줄이 꼬리를 물고 앞으로 나아갔다
주위를 둘러보면 회색의 잔설. 포격에 찢겨나간 산자락에 딱정이마냥 내려앉은 눈송이들은 군데군데 파여나간 구덩이마다 흙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었다.
녹잖은 산자락을 마주보고 선 노동자구역 주민들의 무리앞엔 갓 노끈을 묶었는지 표지도 잘 넘겨지지도 않는 장부철을 펼쳐놓은 작대기 세개 달린 병사가 원주필을 까딱여가며 무리수를 세고 있다.
"기준!"
"기준!"
"오열종대 좌우로"
그치들이 배급이랍시고 나눠준 옥쌀죽이 뱃속에서 채 삭지 않았는지 기준을 외치는 인민위원장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소위 해방 이후 새로 들앉은 인민위원장의 그런 모습에 오열종대 두번째줄 세번째에 서있던 최봉성은 짐짓 얼굴을 찌푸렸다.
"다 모였습니까?"
"예 출발하셔도 됩니다!"
"부대 차렷! 앞으로 가!"
최봉성이 속한 두번째 줄이 선두로 앞장서 나가자 제자리걸음을 하던 나머지 줄이 꼬리를 물고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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