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에서는 해마다 두 차례 대연습이 거행된다. 그때에도 도조의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병사들마다 체력 차이가 있으니까 행군에서도 핸디캡을 메기도록 중대장들에 명령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대한 병사들은 언젠가 병영생활을 떠올릴 것이다. 행군에서 낙오했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평생 따라다닐것이다."

그는 군대생활이 마치 병사의 전 생애를 규정할 것처럼 생각했던 것이다.

연습 당일, 체력이 약한 병사들은 아자부의 제1연대에서 나라시노의 연병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행군을 기다리고, 육체적인 핸디캡이 있는 자는 연병장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조는 연병장 입구에 서서 낙오자가 없는 행군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연병장에서 제1연대로 돌아올 때 병사들은 광장에 모여 군장 검사를 받는다. 장교가 병사의 배낭을 조사한다. 마침 햇볕이 쨍쨍한 날이었다. 도조는 중대장들을 불러 주의를 주었다.

"왜 배낭을 병사들 곁에 두는 건가. 배낭은 나무그늘에 두는 게 낫지 않겠나. 봐라 배낭은 직사광선을 받고 있다. 그 안에는 이른 아침부터 넣어둔 밥이 들어 있다. 저걸 짊어지고 땡볕 속을 걸어왔단 말이야."

이처럼 세심한 배려는 장교들에게는 얼마간 당활스러웠지만, 병사들에게는 인정미 넘치는 연대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확실히 이무렵 도조에게는 그런 이미지가 어울렸다.


연대장 정도만 하고 내려왔으면 덕장소리 들었을 그분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