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3월 9일 금요일 자정, 도쿄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B29에 탄 승무원들은 솔직히 말해서, 공습에 익숙하던 도쿄 시민들보다 오히려 더 겁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작전 브리핑에서 3만 피트 상공에서의 고공폭격을 8천 피트로 낮추고,
야간공습이므로 전투기 엄호도 없다는 말을 듣고
\"빅 시가(르메이의 별명) 그 새끼가 드디어 완전히 미쳤다\"는 결론을 속으로 내린 상태였다.

(중략) 3월 9일 오후 9시 30분을 시작으로, 334대의 공중요새들이 마리아나 제도의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오전 2시, 르메이의 홍보 장교가 작전실에 들어왔을 때
그는 막사 벤치에 홀로 앉아 안절부절하며 줄시가를 피우고 있는 르메이를 발견했다.
르메이는 \"잠이 안 와, 평소에는 잠이 잘 왔는데 오늘은 아니야.
이번엔 식은땀이 다 난다구. 일이 아주 잘못될지도 몰라.\"라고 말했다.
그는 대공포 전문가들에게 최악의 경우 폭격대의 3/4를 잃을지 모른다는 경고를 받고
죽은 파일럿들의 유가족들에게 사죄의 편지를 쓰는 자기 모습에 대한 상상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던 것이다.


- 맥스 부트 저 \"전쟁이 만든 신세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