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성으로서는 55년만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젊은 연구자가 처한 오늘날의 현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에서 대중 강연을 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경력이 일천한 젊은 과학자들이 명성을 바탕으로 연구를 잇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시니어 과학자와 젊은 연구자가 공평한 기회를 얻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트리클런드 교수가 젊은 과학자들의 자유로운 연구를 강조한 것은 그가 바로 '초짜' 연구자이던 대학원생 시절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던 1985년 짧으면서도 강력한, 기존보다 1000배 출력이 센 초강력 레이저 펄스를 지도교수 제라르 무루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당시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와 공동개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당시 분위기에 대해 “캐나다에서는 젊은 과학자와 시니어 과학자가 동등하게 대우 받았다”며 “젊은 과학자들은 연구비 지원 심사 등에서 젊은 과학자끼리 경쟁하도록 배려 받았고, 지원 금액에는 시니어들과 차등이 없는 공평한 세계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캐나다도 이런 제도가 바뀌어 젊은 과학자들에게 조금 더 어려운 현실이라며 “비록 젊은 과학자들에게 많은 지원금액이 필요 없는 게 현실이라도, 누구에게나 똑 같은 기회를 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노벨상을 받은 연구의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당시 레이저 분야에서 밝기를 높인 고광도 특성과 짧은 기간 빛을 비추는 극초단 기술을 동시에 성공시키기 어려웠다”며 “강도를 높인 레이저를 단파로 쏘면 물질이 손상되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짧은 주기로 레이저를 비추고 그것을 길게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처프펄스증폭(CPA)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그는 “일종의 레이저 망치”라며 “지도교수 무루 교수의 아이디어로 연구를 시작했고 저는 관련 기술을 현실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펄스 레이저는 레이저를 일정한 주기로 짧게 끊어 보내는 방식이다. 강한 에너지를 낼 수 있는데, 단순히 에너지를 높이면 반사용 거울과 렌즈 등 장치의 물질이 손상된다. 스트리클런드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어보내는 주기가 짧은(펄스 폭이 짧은) 레이저를 만든 뒤 다시 펄스의 폭을 늘리고, 그 뒤 에너지를 키운 뒤 다시 짧게 펄스를 압축시키는 과정을 거쳐 펄스 폭도 짧으면서 에너지는 강한 레이저를 얻었다.
그와 무루 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나중에 라식 등 눈 수술에 활용되는 기술의 기초가 됐다. 또 매우 미세한 수준을 마치 바늘로 찌르듯 가공할 수 있어 미세 공정에도 활용된다. 그는 이런 응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여러 개의 광자가 하나의 원자를 움직일 수 있는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 순수한 실험 물리학을 했을 뿐이었다”며 “하지만 개발 10년 뒤 각막을 절단하는 기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놀랍고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연구는 애초에 레이저 핵융합 등 대형 장비에서나 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평가하진 않았는데, 다른 물리학자가 소형 장비에서도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새 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공 분야인 레이저에 대해서는 “앞으로 모든 곳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전도유망한 분야”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20세기가 전자공학의 세기라면 21세기는 광학과 광자공학의 시대”라며 “원거리 통신, 의학, 데이터 저장 등 많은 분야에 광학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관련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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