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일반적으로 국제체제를 더 안정적으로 만든다.

B. 일반적으로 국제체제를 덜 안정적으로 만든다.

C. 일반적으로 체제 안정성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



답은 C읍니다. 양극성이든 다극성이든 간에 통계를 내어 조사해봤을 때는 전쟁 위험과는 별 연관성이 업섯읍니다.



보통 신현실주의자들은 양극체제는 다극체제보다 불확실성이 낮아 전쟁 가능성이 더 낮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냉전기의 '긴 평화' 시기를 아주 좋은 예시로 들죠. 냉전기에는 그 어떠한 국가들조차 편을 막 왔다갔다 하진 않고, 설령 특이한 행동을 보인다 하더라도 '진짜 나 완전히 때려치고 나가서 편 바꾸겠다!'까지의 행동은 업섯읍니다. 그래서 냉전기에는 확실성이 높았고, 정책결정자는 주어진 정보에서 무모한 행동을 하기보다는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현실주의자들의 주장은 중간에 논리적 비약이 있읍니다. 위에 써져있는 것을 간단하게 재구성해봅시다.

1. 양극체제는 확실성이 높다.

2. 정책결정자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위험회피성향을 보인다.

3. 그러므로 양극체제는 안정적이다.


그냥 보면 뭔가 싶지만, 다시 보면 바로 1번과 2번 사이에 '정책결정자들은 불확실성에 이러하게 대응한다'는 숨겨진 가정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도이치와 싱어 같은 경우는 '아닌데? 불확실할 경우에 위험회피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은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뭘할지 다 알고 있을 때 행동하기가 쉽지 모를 때 행동하기가 쉽냐?'라 말합니다. 즉, 오히려 불확실성이 위험회피성향을 높이고 확실성이 기회주의적 행동을 장려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도이치와 싱어는 다극체제가 더 안정적이라 주장합니다.



여튼 이렇게만 보면 둘 다 나름의 논리적 정합성을 가지고 있읍니다. 그렇다면 수치화된 자료는 어떨까요? 잭 레비는 1492년부터 1989년까지 강대국들을 정리해 국제체제를 정리한 적이 있었읍니다. 그 결과, 우리가 냉전을 '긴 평화'라고 부르는 것과는 별개루 다양한 강대국 체제가 오랫동안 잘만 존속했다는 것을 보여줬읍니다. 냉전기의 양극체제가 특별히 안정적으로 뭐 오래 존속한 건 아니란 거죠. 몇몇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아니, 체제 존속 여부와는 별개로 그래서 강대국간 전쟁은 안하지 않았읍니까?'


레비의 자료에 따르믄 나폴레옹 전쟁 종전(1815)부터 크림전쟁 개전(1853)까지 38년, 보불전쟁 종전(1871)과 1차대전 개전(1914)까지 43년 등, 그 외 다양한 전쟁들을 계산해서 강대국간 전쟁의 평균 간격은 34년 정도가 된다 캅니다. 이건 냉전기의 '긴 평화'가 딱히 특수한 건 아니었단 걸 보여줍니다. 즉, 자료에 따르믄 양극성이든 다극성이든 안정성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죠.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양극체제가 안정적이다는 어쨌든 자주 쓰이는 주장이긴 합니다. 말도 되고 편하고 괜찮자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