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어둠을 해치고 있었다. 오로지 헤드 라이트만에 의존해 질주하고 있었다.

오디오에서는 요란히 노래를 뿜고 있었다. 창을 넘어서 들리도록,

타이어와 도로가 부딪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전화를 했다. 문제없냐고? 나는 답했다. 문제없다고. 그러나 형식적인 것이다.

전우회는 엉망으로 끝났다. 마동균이 접시를 내리친 것은 선전포고였다. 겨우 겨우 말리고 경찰을 불렸지만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처음에 따뜻했던 분위기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냉담과 의심만이 가득했다. 6시간을 목표로 한 계획은 어그러지고 그랬다.

시끄러운 음악으로 자극을 계속 주고 있지만 너무나 괴롭다. 저 심연에서 북괴놈이 무슨 생각을 할지가 계속 궁금했다. 로켓포를 쏴 죽일까? 소총을 난사할까? 그리고 페달 대신 시체를 밞고 있는 것 같았다.

점점 노래 소리는 비명소리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식은땀이 등 뒤를 뒤덮고 그랬다.

나는 앞으로 나서는 것이 아닌 떨어지고 있었다. 끝도 없는 절벽으로부터,

정신과의는 말했다. 내가 전우회를 갈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그는 말했다. 전우회를 가라고 거기서 고통을 나누고 슬픔을 나누고 전쟁 경험을 공유하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아무것도 그러지 못했다.

가끔 식 자동차가 스쳐가는 것을 보면 거기에 부딪치고 싶었다. 한참을 생각을 하다가 떠올랐다. 곽상준. 어리버리한 성격 때문에 자주 맞고, 죄책감에 울부짖던 그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다. 대체 뭐를 만났기에 가능한 것일까?

네비게이션은 알렸다. 휴게소까지 10km가 남았다고, 나는 차를 도로변 쪽으로 돌렸다.

휴게소에서 사온 오징어 꼬지를 보닛에 올려놓았다.

운전자 쪽 차문에 몸을 기대고 해어지기 전에 받은 번호로 곽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건지 얼마 안 되었다. 휴대폰에서 곽상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이 병장님” ‘병장’이라고 부른 것이 거슬렸다.

“상준아. 너 어떻게 지내냐?”

“잘 지내죠.” 오늘 만남이 없던 것처럼 대했다.

“잘 지내는 거 아는 데, 어떻게 해서 잘 지내냐고?”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먹고 출근하고 그렇게요.”

“나 놀리는 거냐?” 짜증나긴 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또 있다면 하느님의 은총이죠.”

“은총?”

“은총이요. 저도 너무 괴로웠거든요. 전쟁 중에 참혹한 일도 많이 격고 그래서, 전역하고 나서 많이 괴로웠죠. 공부도 거의 관두고 그랬어요.”

“근데 그래서?”

“그러가다 잠에 드는 데 예수님이 나타난 거예요.”

“예수님? 웃기는 소리야!” 나에게 선교하는 것일까?

“진짜였어요. 주님께서 너는 구원을 받았다. 너는 천국을 갈 수 있다는 말을 하셨어요. 저는 그때 알았죠.”

“뭘?”

“좁은 문이 저에게 열려있다는 것을, 저는 너무 감사했어요. 이렇게 수많은 사람을 죽인 내가 구원을 받다니, 이렇게 감사할 수가... 그대부터 저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살게 되었어요. 부모님이 주신 믿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맞는 것이라니...”

나는 경악을 했다. 생각보다 미친놈인 것 같았다.

“구원받은 날로부터 저는 주님의 의지에 따라 일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다니지 않았던 교회도 다니고 목사님이 복음을 열심히 들었어요. 그랬더니 모든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어요. 취업도 되고 말이죠....”

곽상준이 이어서하는 말은 다음과 같았다.

자신은 주님을 믿은 후로부터 모든 일이 잘되었다고, 그러니깐 교회를 다니라고 마동균은 구원을 받을 필요없이 지옥에 떨어져함으로 알려주지 않았지만 나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곽상준을 가까이 하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다니겠다는 말을 하면서 전화를 차단했다.

나는 오징어를 씹으면서 생각을 했다.

사이가 좋았던 유상철과 마동균은 정치 성향차로 인해 싸우고, 온화했던 행보관은 증오만 남았다. 곽상준은 기괴한 믿음을 지닌 개독이 되었다.

정신과의는 이렇게 망가진 자들로부터 뭘 얻으라는 것일까?

난 저들보다 괜찮은 인간이라는 생각? 여기서 벗어 날수 있다는 희망? 나만 그렇지 않는 위로?

난 모르겠다. 내가 미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모두가 미쳐버린 세상에게 나는 정상인지가 궁금했다.

차는 여전히 어둠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흉한 미소가 덧나고 있었다.


3학년이 되었다. 세 달 안에 졸업이다.

좀 하는 애들은 편입을 준비하고 나머지는 취업을 했다.

하지만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학점은 C로 도배되었다. 어느 산업체도 나를 뽑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집안에서는 아버지는 나를 사람 취급도 안 해준다. 동생에게는 온갖 귀중품을 사주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어렸을 때는 반대였다. 그 때를 되새기며 낄낄거리며 웃었다.

최근 뉴스는 보는 맛이 있었다. 너무나 비관적이어서,

전직 병장이 대모 중이 시위대 중 한 명을 구타했다. 군홧발을 이용해 병원에서 2주가 있어야 할 만큼이 상처를 냈다. 또 다른 뉴스는 강간 살해였다. 잡고 보니 군필 한남이었다. 중국군과 주한 미군간의 교전이 있었다고 한다. 작은 규모라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작게 받아들지 않았다. 중 대사와 미 대사간이 다툼이 있었다. 일본 자위대가 북한에 상륙을 하려는 것을 우리 해군이 저지했다. 일본 측은 북한에서 있던 학살과 같은 동급의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분서갱유도 있었다. 어느 작가가 쓴 도서를 태우고 작가 집에 쳐들어갈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했다. 그 책은 한국군의 전쟁 범죄로 한국 남자의 본성을 통찰했다. 작가의 인터뷰도 있었다. 이를 시도한 청년단 간부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반전주의 단체와 자유사단과 마찰이 있었다. 조사 결과 반전주의 단체가 먼저 시도했다고 하지만 반전주의 단체에서는 프락치의 음모라고 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참전자라는 것을 들었다. 검찰청에서는 전직 참모총장이 송환되었다. 특검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에 대한민국 애국사단 총사령관은 국회의 이런 결정을 맹비난했다. 여당 의원 중에 한 명의 망언이 구실수로 올랐다. 망언이 내용은 국군이라 아닌 미제 용병였다. 한편 피폭자들의 시위가 일어났다. 몸은 흉하게 변하고 노른자 땅이 체르노빌이 되었지만 그 전 값은 받아야한다는 집념이 있는 것 같았다. 편의점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말싸움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내용은 2차 한국전쟁이 발발시점이었다. 7사단 전 사단장도 특검조사를 받고 있다. 포로 학대 혐의에 관한 것이었다. 북한군 잔당이 서울역 주변에서 인질극을 펼쳤다. 인질 50명과 중좌와 교환이 목적이었다고 한다. 당연히 현장에서 죽었다고 한다. 대기업 총수의 망언이 있었다. 전쟁이 계속 되어야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은 전범 혐의로 국회청문회를 들락날락거린다. 등등

그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다음과 같았다.

2차 한국전쟁 참전자 중 대부분이 무직인 상태라고, 정치깡패 조직에 들어가거나, 알바로 연맹을 하거나 심지어는 구걸을 하는 등 비참하게 살아간다고 이에 대한 정부는 예산이 없어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못한다고,

승리한 전쟁에서도 이렇게 비참하게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더 이상 영광스런 반공 투사가 없었다.


어느덧 해는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다. 이제 포기할까 싶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누구도 나를 반기지 않는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동생도,

이러한 상처를 호소하기에는 너무나 상처받은 세상이다. 피폭자와 참전자는 너무 많다. 후자는 완전한 피해자도 아니다. 그렇기에 누구도 동정을 주지 않는다. 구걸 받고 살고 싶어도 최소한 명문대 졸업장은 있어야한다. 김일성이 했든, 지금 감옥에 가있는 전직 대통령이 했든, 이는 중요하지 않다. 거기에는 폭발이 있었다.

이제 내일이 지나면 7년째다. 조국이 고맙다고 참 황송하게도 낡은 훈장만 준 지 6년이 다되어간다. 세상은 오랜 시간동안 변하지 않았다. 전쟁 전과 마찬가지다.

사랑스러운 조국이여, 저에게 이러한 지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