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10월 중순에 대규모 군중집회가 평양 북쪽에서 개최되었는데
거기서 김일성은 새로운 민족지도자를 열망하던 군중을 몹시 실망시켰다.
그들이 본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양복을 입은 중국인 웨이터 같은 몰골이었으며
들은 것은 소련이 적어준 원고를 그대로 읽어내려가는 맥없는 목소리였다.
찬사와 칭송은 모두 위대한 스탈린 동지와 붉은 군대의 몫이었고
조국의 진정한 자유를 원하던 이들은 소련이라는 새로운 상전에 대한 충성 맹세를 의미하는 그의 연설에 환멸했다.
이날 행사의 진실을 보여주는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첫 번째 사진은 젊은 김일성이 불안에 사로잡힌 채 세 소련군 장군들과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다.
그러나 훗날 김일성이 자신을 신격화하는 데 사용한, 각도가 다른 두 번째 사진에서는
소련군 장군들이 요술처럼 사라져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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