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일본이 통제하는 하이난섬에서-중국 남부 통킹만에 있는 섬-하야시와 쓰지가 감독하는 가운데 비밀 기동훈련이 실시되었다. 아사에다가 수집한 정보와 타이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새로운 계획들의 테스트가 이뤄졌다. 전에는 숨막히는 열대의 더위 속에서 인마를 잔뜩 태운 수송선을 보내는 것을 자살행위로 간주했었다. 그런데 쓰지는 이것을 오로지 훈련과 규율의 문제라고 확신했다. 그의 증명 방식은 아주 독특했다. 그는 완전무장한 병사들을 더위로 숨이 콱칵 막히는 선실로 밀어넣고 다다미 (180×90센티미터 크기의 매트) 한 장에 3명씩 자리 잡게 한 다음, 섭씨 49도까지 올라가는 온도 속에서 약간의 물만 주고 일주일을 견디게 한 것이다. 무거운 장비를 지닌 채 말과 함께 기진맥진한 이 병사들은 최악의(가상의)상황에서 사방이 트인 해변에 성공적으로 상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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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새벽에는 국경 부근 말레이반도 동해안 세 군데에서 상륙작전이 예정되어 있었다. 두 곳은 타이 지역의 빠따니와 싱고라였고 나머지 한곳은 말레이반도의 코타바루였다. 꿈속에서 영감을 받은 쓰지 중좌는 현대판 트로이목마 작전으로 중립국 타이를 점령할 생각이었다. 타이 군복으로 갈아입은 일본군 1000명이 싱고라 부근에 상륙해 위장 수단으로 카페와 댄스홀에서 일하는 여자를 모은 뒤, 20~30대의 버스를 징발해 여자들과 함께 타고 흥겹게 말레이 국경을 따라 내려간다는 계획이었다. 한 손에는 타이 국기를 또 한 손에는 영국 국기를 흔들며 영어로 “일본군은 지독해!"라든가 “영국군 만세!"라고 큰소리로 외칠 작정이었다. 그러면 떠들썩한 혼란 속에서 국경수비대는 이 병사들이 말레이반도로 월경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쓰지는 확신했다.
p.311



싱클라(송클라)에서는 모랫바닥이 단단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말레이반도 국경을 돌파한다는 쓰지 중좌의 환상적인 계획이 실현될 것처럼 보였다. 쓰지는 싱고라 영사관의 서기로 가장한 소좌가 이미 타이 육군과 경찰에게 개입하지 말도록 설득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오소네 소좌는 침공부대를 기다리는 해변에 있지 않았다. 쓰지는 시내로 가서 일본 영사관의 문을 꽝꽝 두드려 안에 있는 사람들을 깨웠다. 놀란 목소리로 "이런, 일본군이군요!"라는 말과 함께 졸린 눈으로 인사를 한 사람은 뚱뚱한 영사였다. 그의 뒤에는 똑같이 졸린 눈을 한 오소네 소좌가 있었다. 그는 비밀 암호부를 너무 일찍 태워버리는 바람에 정확한 상륙 시간과 함께 마지막으로 보낸 전진을 해독할 수 없었다. 격노한 쓰지는 영사에게 당장 차로 자신과 함께 경찰서로 갈 것을 명령했다. 설득에 실패할 것을 대비해 그는 타이 돈 10만 티칼이 담긴 커다란 후로시키(보자기)를 지니고 있었다. 경찰서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서 총탄 한 방이 전조등을 맞혔다. "쏘지 말아요!" 쓰지의 통역이 소리쳤다. "우리는 일본군이오, 우리와 함께 영국군을 쳐부숩시다!” 그 답으로 일제사격이 돌아왔다. 번쩍이는 흰 양복을 입어서 뚜렷한 표적이 된 뚱뚱한 영사를 겨냥한 듯했다. 일본군도 응사했다. 쓰지의 기발한 계획은 끝장났다.
p.373-374


쓰지 자신은 종종 전선에서 충고를 했고 부대의 진격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그는 반도 중간 부분의 한 도로 봉쇄 지점에서 조급하게 정면 공격을 궁리하면서 군 사령부에 전화로 증원부대와 대포 지원을 요청했다. 불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측면 공격을 하라는 것이었다. 측면 전술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쓰지는 한밤중에 사령부로 쳐들어가 한바탕 욕설을 늘어놓으면서 자는 사람들을 깨웠다. “전투가 한창 벌어지는 상황에서 잠을 자다니!"라고 외치며 그는 야마시타의 참모장인 스즈키 소사쿠 중장의 침실로 뛰어 들어갔다. 신사적인 스즈키는 평소처럼 정중한 태도로 쓰지를 맞았다. 이런 반응은 오히려 쓰지를 격노케 만들었다. “저는 전선에서 보고하러 왔는데 '네마키(잠옷)' 차림을 하시다니요!” 그의 앞에 선 다른 장군들처럼 분노에 위축된 스즈키는 졸면서 군복으로 갈아입고 허리에는 군도를 찼다 “저는 전군의 작전을 책임지는 작전참모입니다." 쓰지가 소리 높여 외쳤다. “전선의 실제 상황에 기초해 작전을 제안했는데 장군님께서 제 요청을 거부하신 것은 더 이상 저를 신뢰하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라고 소리친 쓰지는 욕설을 내뱉으며 새벽까지 똑같은 비난을 끝없이 반복했다. 마침내 쓰지는 발을 구르다가 사표를 쓰고는 야마시타에게 건넸다.
p.434-435


이거 말고도 동료 장교들이 게이샤 하우스에 자주 출입한다고 거기다 불을 질러버린 이야기도 나옴. 하여튼 얘 이야기만 나오면 장르가 코미디가 되어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