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복무하던 부대는 그 특성상 산불이 꽤나 많이 나는 곳이었음.



기관포만 쏴제끼거나 기껏해야 연습용 폭탄이나 로켓을 떨구는 날에는 산불이 날 확률이 정말 희박하지만


서로 돌아가면서 실무장폭격장에 500파운드를 수십발 떨구는 날에는 평상시에는 꿀빨기로 소문이 나있던 EOD반이나 소방조에서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탈 정도로 산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음.


산 하나의 단면이 전부 폭탄 투하 지점인데다가 등반을 상정한 곳이 아니라 줄 하나만 의지해서 30도는 되는 경사를 올라가야했어서 죽을 맛이고 가점 5점밖에 안줘서 좆같지만 시발


아무튼 이번 썰은 등짐 펌프 매고 팍 올라가서 불끄는 썰은 아니고 머리위로 지나다니면서 물뿌려주는 헬기에 대한 이야기.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6전대, 혹은 SART에서 항시 파견나와있음.


http://simplex.aero/fire-attack-kamov-ka-32/

알고 있는 군붕이들도 있겠지만 우리 공군 카모프도 화제 진압 능력이 있음.

정확히는 미국 SIMPLEX사에서 만든 화제 진압 키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 부대에 파견되는 헬기들은 전부 다 이걸 장착한 상태로 들어옴.




하지만 아주 가아끔씩 HH-60이 파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별도의 화제 진압 장비 없이 순전히 야매로 장착한 바게쓰로 물퍼오르고 날라야함.



이렇게.


이 녀석의 문제점이 뭐냐면 아무래도 항상 매달고 다니는 장비가 아니다보니까 비상 상황이 터졌을 때 출동이 매우 느리다는거.


카모프야 바로 택 제거하고 시동걸고 뜨면 오케이지만 얘는 바게쓰 날라다가 동체 밑에 달아야해서 EOD와 소방조로 이루어진 초동조치반보다 늦게 현장에 도착함


사격장까지, 정확히는 실무장사격장까지 대략 차로 7~8분 정도 걸리는데 뒤늦게 집합해서 두돈반 타고 들어가는 잔불처리반하고 거의 비슷하게 도착하니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군붕이들도 짐작이 갈 거임.


게다가 호스로 쭉쭉 빨아들이는 카모프하곤 달리 일일이 고도를 내리고 퍼올리는 식으로 물을 담는거라 설계상으로는 550 갤론 정도를 담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못담음. 게다가 뚜껑같은건 없어서 바람에 흩날려 날아가는 양까지 생각하면 진짜진짜진짜 비효율적임.



반면 우리의 카모프는?


호스로 퍼올려서 안정적인 속도로 1분 정도면 만땅 채울 수있고 낭비되는 것도 없음.


게다가 만재량도 800 갤론으로 (대략 3천리터) 블랙호크 바게쓰보다 훨씬 많다.


요걸 단숨에 사격장 옆에 작게 나있는 담수호에서 퍼올린다음 산 위로 가져가 마치 도쿄핫 찍던 비이십구의 융단폭격 마냥 뿌려대는데 뿌리는 광경을 보다보면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짜릿함.


아프간에서 건물 안에 숨어있는 탈레반 뚜껑따는 광경을 보는 미구니들이 아마 이랬을 거 같다.




카모프가 보병 수송용으로는 덩치값 못하고 불편하긴한데 노가다꾼으로는 진짜 만능임.


p.s. 같은 회사에서 수리온용으로도 개발한게 있는데 탑재량이 카모프의 2/3인 2천리터밖에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