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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착한 대대장님 썰 쓴 군붕이다


우리 대대장님이 병사들 처우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셨는데 요리대회는 뜬금없이 일어났었음


빵식나오는 날 아침에 대대장님 식사 중이셨고 나도 아침 출근해야 해서 맛나게 빵쳐먹고 있었음


GOP는 간부들과 병사들 식사공간이 한 공간이었고 테이블만 다른 정도였는데


대대장님이 평소하게 다르게 빵을 유심히 쳐다보시면서 드시더라고


간부들하고 뭐라뭐라 얘기하는 것 같았는데 근육질 몸매라 소식하시고 밥맛에 신경 안 쓰시던 분이 왜 그러신가 싶었음


그리고 그날 점심먹기 전에 내가 생활관 갈 일 있어서 건물 안에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대대장님하고 우연히 마주쳤었음


경례씨게 박았는데 물어보시드라


"군붕아, 니 요즘 밥 묵는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경상도 억양 강하심)


난 GOP밥 만족하는 군붕이라 평범하게 맛있고 취사병들이 신경 잘 써준다고 대답했지


대대장님은 알았다고 하시고 일 보러 가시더라고


GOP에선 그런데 대대장이 각 소초 섹터별로 순찰 도는 것도 주요 업무잖아


우리 대대장님은 그 날 이후로 순찰 겸해서 식사시간에 맞춰 각 소초를 돌면서 거기서 식사하시는 것 같더라고


뭐 엄청 순하고 착하신 분이라 다른 소초에서 크게 불편하게 생각은 안 할지라도 그래도 대대 최상급자가 와서 식사하면


그 소초 입장에선 나름 부담갔겠지. 여튼 그렇게 일주일 동안 GOP 순회 소초 식당탐방하시던 대대장님이


어느 날 아침 작전상황평가회의에서 회의 끝 무렵에 말씀하시더라고


"야 과장아, 저번에 말한 요리대회 있잖아. 슬슬 진행해야할 것 같다."


"예, 대대장님 초안 완성된거 곧 보고해드리겠습니다."


회의 내용 기록하다가 뭔 쌉 뜬금없는 요리대회인지 의아했었음


사실 지통실 근무서면서 간부들 오고 가는 얘기는 좀 주워듣는 편인데 요리대회는 뜬금없었거든


생각해보니까 너무 사소한 일이라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으니 나에게도 알려줄 필요가 없었던 건가 싶기도 하고


여튼 대대장님이 일주일 동안 소초들 돌면서 요리대회 아웃라인 구상하고 계셨던거고 그렇게 소초별 요리대회가 시작됐다.


우승특전은 존나 심플했음


"1등 소초 취사병 휴가 4박 5일, 2등 소초 취사병 휴가 2박 3일, 3등 소초 취사병 휴가 1일"


심플하지만 군인들 입장에선 엄청 크지 싶었다


대대장님이 이후 요리대회는 또 열 계획이고 우선 이번 요리대회에서 요리 주제를 정해주셨음


바로 요전에 드셨던 햄빵 ㅋ


존나 근엄하게 요리왕 비룡마냥 요리주제 정해주시더라 ㅋㅋㅋㅋ


근데 생각해보면 햄빵이란 주제는 꽤 합리적이었음


1. 일단 한 가지 주제를 정함으로써 취사병들이 메뉴 선택할 수고를 줄여주고


2.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게 햄빵이니만큼 재량껏 개량하는 것도 그리 수고스럽지 않고


3. 단순한 맛인만큼 실력에 따라서 개량된 맛의 차이가 확 느껴지는


대대장님이 나름 고심한 메뉴셨음


그렇게 전 소초에 공문이 하달됐고 그 이후 우리 취사병들 쉬는 시간에도 작전회의하고


취사장에 박혀서 요리왕 비룡 찍는 장면 간간히 목격했음


시간이 흘러 요리대회날이 다가왔고 장소는 대대 CP였음


대대 CP가 2층 건물에 대대 GOP 중 제일 큰 건물이었고 취사장도 가장 크니만큼 대회하기 좋은 장소였던 것


대대장님과 몇몇 참모들이 싱글벙글하며 CP로 내려가셨고 난 나중에 보고서를 받고서 대회의 면모를 알게 됐음


지금이야 시간이 꽤 흘러서 기억은 그리 잘 나진 않지만 암튼 소초별로 메뉴가 참 다양했었음


어떤 소초는 빵 사이에 계란말이와 와사비소스를 끼워넣었고


어떤 소초는 특제소스를 강조하는 햄빵을 만들었고


어떤 소초는 빵에 계란물 입혀서 마가린에 구워줬고


어떤 소초는 빵 사이에 들어가는 샐러드를 독특하게 개량했었고


어떤 소초는 패티를 튀기고 거기에 상큼한 소스를 곁들였었고


어떤 미쳐버린 소초는 패티와 빵을 숯불에 구워버린 것...


GOP 취사병이라 요리 배워보지도 않았던 인원들인데도 나름 정성스럽게 잘 만들었더라고


대대장님은 빵에 계란물 입힌 햄빵을 최고로 여기셨음


왜 계란물 햄빵이 1등이었냐면


대대장님은 이 대회 이후 1등한 소초의 햄빵레시피를 GOP 전체 소초 햄빵레시피의 표준으로 삼으시려는 계획이셨고


온 소초가 따라하려는 레시피는 맛도 있어야 하지만 만들 때도 현실적인 난이도여야 했던 것


그래서 내가 보기엔 숯불 햄빵 진짜 존나 맛있어보였는데 할 수가 없었던거지


그렇게 취사병들에게 포상을 전해주셨고 이후에도 간간히 요리대회를 열어 취사병들의 요리실력을 크게 증진시켜주셨던 대대장님이셨음


요리대회를 열고, 각 소초 취사병들이 요리에 대한 교류를 하게 만들어서 레시피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 소초의 밥맛이 계속 상승됐었지. 합리적인 분이셨던 것 같음.


그래서 기무부사관 개새끼가 우리 대대 밥 맛있다고 이쪽으로 존나 자주 온 건가...


여튼 군인이란 직업에 큰 자부심가지셨던 분이셨는데 대령 진급하셨나 모르겠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