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훈련 당시

우리는 조류독감인지 전염병 통제로 영내에서 혹한기를 하게됬는데

부대의 편의시설 열쇠랑 출입구는 죄다 잠구고 하는지라 집앞에서 노숙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음

근무는 숙영지,초소경계도 있었지만 영내훈련 특성상 위병소도 포함되었고

폭설이 내리는 한밤중 숙영지에서 위병소까지 어기적어기적 내려오는건 고역이었음

그러다 훈련이 절반정도 지났을 무렵

나랑 고정근무였던 후임이 독감으로 열외를 하게되었고

대신 들어온건 지통실에서 cctv만 보던 통신병 동기였음

나는 친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부사수로 들어왔으니 여러가지 얘기도 하고 좀 친해질 기회도 만들었음 좋겠다 생각하고 잠이들었고

새벽근무 시간이되자 얼어붙은 눈꺼풀을 억지로 올려가며 근무투입을 준비했음

그런데 왠걸? 이 친구는 벌써 준비를 다해뒀네?

'경계 처음이라 일찍 준비했어 허헣'

'뭐야 처음이었어? 경계수칙은 외운거야?'

'어~훈련소때 배운거 다 기억하고 있어'

'그거랑 조금 다르니까 ~~부분하고 ~~해라 하고 바꿔서만 하면되는거야 쉽지?'

'어 걱정마ㅎㅎ'

그렇게 경계를 서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막상 할 얘기는 생각이 안나서 핫팩만 손에 비벼대고 있었고

마침내 교대시간이 되어가자 후번초가 내려오는 불빛이 보였음

'후번초다 암구호 기억하지?'

'어 내가 수하할게'

사수는 전방, 부사수는 후방을 바라보는지라 교대근무자 수하는 짬차이가 많이 나는게 아닌이상 부사수가 하는데

할 줄 안다니까 뭐 나설 필요가 있겠나 싶었음

런데

'정지!정지!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화랑!(이거맞지?헤헿)화랑!'

야간에 목이 터져라 우렁차게 수하를 한 이 친구는 내 눈깔을 뒤집기엔 충분했고

더 빡친건 후번초였던 동기도 마찬가지였음

후번초 동기는 수하고 자시고

'이 시발 하지마, 하지마 개새꺄 밤에 그렇게 외쳐대면 그게 암구호냐? 구호지 이 미친놈아' 하면서 방탄을 집어던졌음

'야 너 할 줄 안다며?'

'어...?이렇게 하는거 아니야? 난 잘한거라 생각했는데'

'쟤 말대로 밤에 메아리 칠 정도로 소릴 지르면 그게 암구호냐 구호지 하...진짜 담부턴 그냥 내가 수하할게'

어찌됬건 복귀는 했고

지휘천막 안에서 공포탄을 반납하는데 일을 또 만들었음

간부 : 자동

탄알집 제거

노리쇠 후퇴고정

조정간 안전

노리쇠전진

조정간 단발, 격발, 격발 이상무

10여초도 안되서 내 안전검사는 끝났음

그런데 옆을보니 거치대가 없어서 당황한건 둘째치고 낙지호롱이 마냥 기괴한 자세로 탄을 빼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음

그리고 탄을 어찌 빼나 싶었더니 그대로 상황병 발치에 굴려보내버렸고

그걸 본 간부도 잠시 벙찌더니 이내 30분을 갈궈버렸음



군붕이는 그 후 전역할 때까지 엮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