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교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기고문에서 "5세기 전 영국 튜더 왕조의 후계자가 스페인과의 관계 균형에 영향을 줬던 방식처럼은 아니겠지만, 조지 왕자는 영국의 '소프트 파워'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창한 소프트 파워의 개념은 문화, 대외원조, 국제 교류 등을 통한 한 나라의 수치화하기 어려운 매력과 호감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리킨다.

이에 반해 군사력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요소를 '하드 파워'라고 부른다.

나이 교수는 영국 정부가 최근 들어 소프트 파워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과정에서 조지 왕자가 태어나면서 4대에 걸친 승계 체제를 구축한 왕실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소프트 파워가 국제사회 속 자국의 역할을 결정하는데 '필수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세계적 석학 조지프 나이(사진)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최근 조지 왕자가 태어나면서 4대에 걸친 승계 체제를 구축한 왕실이 영국의 '소프트 파워'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

나이 교수는 기술 발달로 정보 홍수 시대가 되면서 오늘날 사람들은 '풍요의 역설'을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쏟아지면서 오히려 특정 인물이나 사안에 대한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이제는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스토리'가 승패를 좌우한다면서 왕실이 강렬한 내러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영국 정부가 내년 왕실에 3천600만 파운드(약 615억원)의 예산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선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나이 교수는 왕실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현재 국가 원수는 아니지만 여전히 54개 영연방국을 대표하고 있으며 영국 왕실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인기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 등 유명인이 주목받는 대세에서도 왕실이 고유의 경쟁력을 유지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결혼식부터 지난 22일 조지 왕자의 탄생 순간까지 최근 영국 왕실의 주요 행사는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