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안와서 주절주절 써봄
때는 겨울이었다.
최전방이지만 그날은 딱히 춥지 않았던것같다.
새벽 3시에 근무투입준비를 마치고 탄수불 후 초소 쪽으로 걸어가야 했다.
걸어가는 길 좌측에는 황량한 논밭과 저멀리 고속도로의 자동차 불빛만이 보였다.
우측에는 철책과 임진강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12월에 들어온 후임과 함께 하염없이 길을따라 걸었다.
걸어가는 시간은 완전 평지로 약 20분 정도 걸리는데
나는 그 시간이 너무 지루하다고 느꼈다. 눈을감고 걸어도 갈 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던중 내가 앞서 걸으면서 그때 유행하던 유행가를 겁나 크게 부르기 시작했다.
어차피 들을 사람도 없으니까.
가는길 중간에 있는 화기소대만 빼면.
나는 군생활이 너무너무너무 지루해서 화기소대사람들이 깨던말던 노래를 우렁차게 불렀다.
그런데 노래를 우렁차게 부르던중 박격포진 쪽을 바라보니
방탄모를 쓴 사람 열댓명이 서 있었던 것이다.
화기소대 앞 철책쪽에 박격포가 4대정도있는 포진이 있는데 철책의 조명으로는 흐릿하게라도 보이지않았다.
단지 완전히 검은형태의 군인들이 서있는 것으로 보였다.
당황한 나는 즉시 노래부르는것을 멈추고 그 앞을 빠른걸음으로 지나갔다.
후임도 말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한참을 걷던 나는 밤에 노래를 그렇게 크게 불렀으니
화기소대간부쪽에서 우리 소대쪽으로 연락을 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이 안좋아진 상태였다.
그런데 가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야간에 훈련을 한다고해서
불빛하나 없이 열댓명이서 움직이는것이 가능한가?
뭔가 이상하다 싶어 뒤쪽의 후임에게 방금 화기소대 사람들 보았냐고 물었는데
후임은 졸려서 땅보면서 걸어서 옆을 안쳐다 봤다고 했다.
그러던중 초소에 도착해서 근무교대를하고 전번근무자들에게
지금 화기소대에서 야간에 훈련을 하는것 같으니 조심해서 가라고 전해 주었다.
그들이 초소를 떠난후 나는 우리소대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지금 화기소대를 비롯해서 우리섹터에 야간에 훈련을 하는곳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상황병은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나는 잠잠히 연락을 기다렸다.
잠시후 연락이 왔고
지금 우리섹터에 철책쪽에 있는 사람은 나와 부사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미호미 졸려서 헛것을보나 무시무시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