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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혁명전쟁의 불꽃이 막 치솟기 시작한 1775년, 뉴욕 허드슨 강 유역의 요충지인 챔플레인 호숫가에 있는 영국군의 타이콘데로가 요새는

렉싱턴-콩코드 전투의 놀라운 승전보를 듣고 흥분한 아메리카 독립파들에 의해 노려지고 있었다.

이 요새는 성벽이고 보루고 할 것 없이 황폐해진 지 오래인데다 불과 50여 명의 병사와 24명의 그 가족들이 거주할 뿐이었지만

무장이 빈약한 독립파 민병대들이 탐낼 만한 대포와 박격포 여러 문이 배치되어 있었다.

게다가 빨리 선수를 치지 않으면, 퀘벡 주둔 영국군 사령관 가이 칼턴 경이 휘하 영국군뿐만 아니라 동맹 인디언 전사들까지 죄다 긁어모아서

허드슨 강을 따라 내려와 타이콘데로가 요새를 거점으로 아메리카 식민지를 반갈죽할 거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퍼졌다.


이른바 그린 마운틴 보이즈라 불리던 버몬트 민병대를 끌고 그 지역이 뉴욕 땅이라고 우기는 뉴욕 출신 정착자들과 하도 치고받아

뉴욕 식민지주 당국이 목에 현상금까지 걸었을 정도였던 거친 떡대 사나이, 일명 "앨런 대령" 이라 불렸던 이든 앨런이

2백 여 명의 그린 마운틴 보이즈들을 이끌고 타이콘데로가로 진격했다.

가는 길에 휘하에 병력이 없는데도 혈혈단신으로 합류한 베네딕트 아놀드 - 훗날 반역자 신세가 되지만, 이 때는 독립군의 샛별이었던 - 와 앨런은

갖은 고생 끝에 찾아낸 쪽배가 미어터져라 타고서 새벽에 몰래 챔플래인 호수를 겨우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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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벌어진 일은 그야말로 미국 사상 가장 영광스러운 코미디라 할 만했다.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식 자체를 아직 듣지 못했기에 보초도 제대로 안 세우고 자빠져 자던 요새 수비대는

침대에서 문자 그대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에 흠씬 두들겨맞고 포로 신세가 되었다.

그 코미디의 백미는 소대장의 침실로 직접 쳐들어간 앨런이

잠이 덜 깬 표정으로 손에 바지를 들고 (즉 빤스바람, 기록화에는 차마 그렇게는 못 그린 것 같지만)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펠덤 중위와 마주친 것이었다.

앨런이 "일루 나왓, 이 스컹크 같은 자식아!" 하고 윽박지르자

중위는 (빤스바람으로) 자못 위엄을 잃지 않고 "감히 누구의 권한으로 국왕 폐하의 장교에게 명령하는가?" 라고 대꾸했다.

앨런은 기세등등하게 (빤스바람인 상대에게) "전능하신 주님과 대륙의회의 이름으로다!"라고 대꾸하며 그를 끌고 나왔다.


죽거나 크게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이 타이콘데로가 요새는 함락되었고, 독립전쟁에서 미국이 거둔 두 번째 승리였다.

타이콘데로가 요새는 1년 후에 영국군에게 다시 탈환됐지만, 그 전에 독립군이 먹튀한 50문이 넘는 중포들은

보스턴 포위전에서 영국군을 몰아내는 데 무척 유용하게 쓰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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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던 앨런 대령은 오늘날까지도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의 국립 동상 홀 컬렉션에서

그의 대리석 조각상이 버몬트 주를 대표할 정도로 추앙받고 있다.




- 옥스퍼드 미국사 "위대한 대의 : 미국 혁명"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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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팔려도 눈 딱 감고 빤스런했으면 포로 신세는 면했을텐데

망설이다가 탈출은 탈출대로 못하고 개망신은 개망신대로 당함ㅠ